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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1%도 안 줄어' 환경부만 알았던 미세먼지 비상조치의 비밀?

[리포트+] '1%도 안 줄어' 환경부만 알았던 미세먼지 비상조치의 비밀?
오늘(18일)도 미세먼지 때문에 답답한 하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으로부터 황사까지 유입돼 미세먼지 농도가 하루 종일 '나쁨'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어제(17일)에 이어 이틀 연속 새벽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데요. 비상조치가 두 번째로 시행된 어제는 지난 월요일 첫 시행 때보다 교통량이 오히려 적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하루에 5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효과는 적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SBS의 취재결과 환경부가 비상조치만으로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거의 줄이지 못한다는 것 확인하고도 시행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대중교통 무료 이용'…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뭐기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란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기간 지속될 때 단기간에 대기질을 개선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차량부제, 사업장 조업 단축 등을 실시하는 정책입니다. 올해 첫 비상조치가 내려진 것은 지난 15일이었습니다. 서울, 인천, 경기도에서 시행된 비상조치에는 차량 2부제가 포함됐고 서울시의 경우 출퇴근 시간 동안 시내버스, 마을버스, 지하철이 무료로 운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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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언제 발동되나?><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당일(0시~오후 4시)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모두 '나쁨(50㎍/㎥ 초과)'이고 오후 5시 기준다음 날에도 모두 '나쁨' 이상으로 예보될 때 발동 //" data-captionyn="N" id="i201138028"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80118/201138028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하지만, 비상조치의 효과는 아직 미미합니다. 서울시 조사 결과 오늘 출근길(첫차∼오전 9시) 서울 내 도로교통량은 2주 전 같은 시간보다 2.36% 줄었습니다. 대중교통 무료운행에 따른 교통량 감소 폭은 첫 시행 때인 지난 15일 1.8%에서 17일 1.7%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가 시행 세 번째 만에 소폭 증가한 것입니다. 비상저감조치 내용이 알려지고, 시민 인식이 점차 높아지는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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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운행 당일
출근시간대 교통량 증감 비교 //
■ '실효성 없다' vs '무대응보다 낫다'…비상조치로 미세먼지 줄었나?

세금 약 50억 원을 들여 대중교통 무료 이용까지 실시한 서울시가 이런 결과를 발표하자 일각에서는 대중교통 무료 이용 등의 비상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효과도 크지 않은데 수십억 원을 세금을 쓰는 게 맞느냐는 지적과 미세먼지의 대부분이 중국발인 상황에서 국내의 자동차 이용을 줄이는 게 실효성이 있느냐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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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 운전자]
"차량 2부제가 미세먼지에 많이 영향을 미친다는 게 확실하게 판단되면 동참하겠는데, 강제적으로 하면 동참하겠지만 자율적인 거라면..."
[황보연/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이번에 들어간 50억 원의 돈이 아깝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것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생각을 하고..." //
하지만, 서울시는 미세먼지에 맞서려면 무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런 논란 자체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차량 2부제를 민간인까지 확대하도록 국무회의에 건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국민 공감대가 충분치 않다"며 당장 추진하진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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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中
"더 좋은 방법은 있어요. '강제 차량 2부제'라든지 이런 게 있는 거죠. 중앙정부에 이런 요청을 할 생각입니다."
[김은경/환경부 장관]
"'강제 차량 2부제'는 필요하지만 초기여서 아직은 국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앞으로 그런 조치들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 '미세먼지 1%도 못 줄인다'는 연구 결과에도 비상조치 도입한 환경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환경부가 사전에 비상조치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보고서를 받고도 이 정책을 도입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환경부는 그동안 이 보고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기에 환경부는 이 보고서를 비공개로 유지해온 걸까요?

비상조치 정책 도입이 결정된 것은 지난해 2월이었습니다. 당시 환경부는 정책 도입에 앞서 서울과 경기 그리고 인천의 환경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비상조치 효과를 사전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이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조치로 차량 2부제, 공장가동 중단, 대중교통 무료 이용 등을 검토했고 실제 비상조치로 수도권에서 민간을 포함한 승용차 2부제, 공영주차장 운영 중지, 공공부문 배출시설 운영 제한 등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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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비상저감 방안 마련 연구><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8리 사진 활용 2016년 11월, 경기연구원이 서울, 인천 연구원과 함께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 제출한 보고서 //" data-captionyn="N" id="i201138033"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80118/201138033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지금 시행되는 비상조치보다 강력한 제안이 포함됐는데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0.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 서울 초미세먼지의 평균 농도는 95㎍/㎥까지 높아졌는데, 이를 적용해보면 비상조치로는 1%도 줄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비상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해도 최대 0.9㎍/㎥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환경부는 이렇게 효과가 미미하다는 보고서를 받고 결과를 확인했음에도 비상조치 도입을 결정한 겁니다.
정구희 기자님
(취재: 정구희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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