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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위성에 관측된 北 남포항…SLBM 움직임은 계속

겉으로는 대화, 뒤에서는 다른 꿍꿍이?

[취재파일] 위성에 관측된 北 남포항…SLBM 움직임은 계속
● 남포항에서 관측된 '바지선'의 변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이어지며 한반도 긴장이 다소 누그러진 상태지만,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과 함께 북한 군사력 강화의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즉, SLBM 개발 작업은 여전히 착착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북한 평안남도 남포 해군조선소를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또 공개했습니다. 38노스는 이미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에 걸처 남포항의 움직임을 분석한 바 있는데, 사진을 보면 매번 SLBM 시험 준비작업에 진척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SLBM의 수중 사출 실험을 위해 바지선을 이용합니다. 바지선에서 사출 실험에 필요한 장비를 장착해 수중에서 발사 실험을 해 검증한 뒤 실제 잠수함에 장착해 시험발사를 하게 됩니다. 북한이 동해 신포 앞바다에서 잇따라 시험발사했던 북극성 SLBM도 이런 바지선 사출실험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뒤 비로소 잠수함에서 시험발사가 이뤄졌습니다. 38노스가 추적하고 있는 남포항의 움직임은 바로 이 바지선의 움직임입니다. 먼저, 지난해 공개됐던 사진부터 쭉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11일 촬영된 위 사진을 보면 바지선이 아직 지상에 있습니다. 물론 바다로 이 바지선을 실어 옮길 '플로팅 도크'가 대기 중이지만 여전히 지상에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입니다.
11월 16일, 그러니까 불과 닷새 뒤에 촬영된 위성 사진을 보면 육상에 있던 바지선이 '플로팅 도크'에 실려 있는 모습입니다. 물에 내려놓기 직전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8일 뒤인 11월 24일에 찍힌 사진에서는 바지선이 물에 띄워진 상태입니다. 38노스가 세 차례에 걸쳐 공개한 사진은 누가 봐도 SLBM 수중 사출시험이 멀지 않았다는 짐작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38노스의 조세프.S. 버뮤데즈 연구원은 "정확히 어떤 작업이 진행 중인지, 언제부터 가동될지는 모르지만 거의 가동을 앞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6일 촬영된 사진은 또 다른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지난 1월 6일 찍힌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해상 크레인의 모습입니다. 크레인이 바지선 바로 옆에 정박돼 있고 바지선 쪽으로 활대를 뻗고 있어 바지선과 관련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38노스는 이 작업이 바지선 가동을 위한 막바지 단계의 수리와 관련이 있을 걸로 분석했습니다. 정확하게 어떤 단계의 작업인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SLBM 시험을 위한 작업에 진도가 나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 신포 이어 남포까지…동·서해 동시 움직임, 왜?

그동안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신포급(고래급)으로 불리는 잠수함에서 이뤄져 왔습니다. 신포급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의 동해안 지역인 함경남도 신포를 모항으로 하는 잠수함입니다. 서해안의 남포는 북한의 대표적인 해군 기지이기도 합니다. 백령도에서 직선거리고 10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 아래 서해 북한 잠수함 기지인 비파곶이 있는데 이곳은 백령도에서 직선거리로 8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비파곶 잠수함 기지에 정박돼 있는 북한 잠수함들
북한이 동해에서 그랬던 것처럼 서해에서까지 SLBM 시험발사에 나선다면 그건 동·서해 SLBM 기지의 동시 가동을 의미하게 됩니다. 동해와 서해에서 동시에 특이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한·미의 감시자산은 더 바빠질 수밖에 없고 북한 입장에서는 그만큼 혼란을 유도하기가 쉬워질 겁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해군 출신)는 이번 움직임에 대해 한·미 군사당국에 혼란을 주기 위한 것일 가능성과 함께 북한이 새로 개발 중인 SLBM 장비가 남포조선소에서 실제 만들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서해는 사실 동해에 비해 잠수함이 활동하기에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일단 수심이 낮기 때문에 기동에 유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시험발사용 바지선의 움직임이 관측되는 것은 신포에 집중된 한미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고, 동시에 움직임을 보이면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신형 잠수함에는 개량된 SLBM인 북극성 3형을 실어야 하고, 발사관도 기존 1개가 아닌 3개 정도가 장착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가기 위한 장비 건조가 실제 남포조선소에서 이뤄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물론,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진행 중이고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결정된 상황에서 당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하지만 지금껏 보아왔듯 북한은 언제든 수틀리면 상상 이상의 뒤통수를 쳐 온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일단은 평창 올림픽 기간 남북대화를 관망하는 분위기이긴 한데, 현재의 상황에 대해 크게 기대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최근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면 최근 미 본토에서도 전례가 없었던 규모의 공수부대 침투 훈련이 진행됐고, 증원 전력의 해외 전개를 위한 동원센터 구축 훈련도 진행될 예정으로, 이는 만일에 있을지 모를 북한과의 일전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의 태도, 그리고 남북대화 분위기가 지속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현재 서해에서 진행 중인 움직임이 조만간 가시화될 수 있는 또 하나의 뒤통수가 아니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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