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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못생겼다 할 때…심해어가 '아름다운' 이유

설마…
내가 귀엽다고요?
누군가에겐 ‘혐오스러운’ 
심해어 사진으로
#심해어스타그램을
채워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러시아 어부 로만 페도르초프.

950m 심해에서 끌어올리는 어망에서
간간이 심해생물을 발견할 때마다
그는 셔터를 누릅니다.

“특별하고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 로만 페도르초프

그는 대체 왜
심해어에 푹 빠지게 된 걸까요?
그의 인스타그램을 본 사람들은
일단 눈살을 찌푸리게 됩니다.
인간에게나 있을 법한
거대한 이빨이 있거나,
색깔이 특이한 
지나치게 큰 눈을
가진 친구도 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의 생김새는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혹시 거대한 코끼리를 짊어진 삶을
상상해 보셨나요?

심해어가 사는 깊은 바닷속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압력이 셉니다.
바다에서는
수심이 10m 깊어질 때마다
수압은 1기압 늘어납니다.

내려갈수록 몸이 버텨내기 힘들어지는 거죠.
인간이 심해 수천 미터 아래에
맨몸으로 들어간다면

어마어마한 수압에 눌려
빈대떡처럼 납작해질 겁니다.
또 심해는 태양 빛이 미치지 않아
고요한 암흑세계와 같습니다.

먹을 것도 찾기 어렵습니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심해어는 온몸으로 적응해야 했습니다.

“수압을 견디기 위해
대체로 납작한 신체구조를 보입니다.”

- 최윤 교수 / 군산대 해양생물공학과
“빛이 희미하게나마 있는 곳에서는
빛을 많이 받기 위해 눈이 커지고,
빛이 없는 곳에서는
눈이 퇴화해 버립니다.”

- 최윤 교수 / 군산대 해양생물공학과
“이빨이 날카롭고 발달해 있죠.
사냥할 때 먹이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되거든요.

심해에는 먹이가 드무니까요.”

- 최윤 교수 / 군산대 해양생물공학과
2013년, 블롭피시라는 심해어는
아주 특별한 상을 받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동물
희귀동물 보호단체인
‘못생긴 동물 보호협회’가
시민 투표를 거쳐
가장 못생긴 동물에게 준 상입니다.
“블롭피시는
못생긴 젤리같은 몸 덕분에
600~1200m 심해 수압을 견뎌냅니다. 
정말 대단하죠.”

- 사이먼 와트 / 못생긴 동물 보호협회 회장

우리는 가끔
누군가를 놀릴 때
심해어에 빗대기도 합니다.

하지만 ‘심해어스타그래머’인
러시아 어부 로만은 말합니다.
“수면 위로 올라오면 ‘괴물’같이 변할 뿐
원래 심해에서는
평범한 모양인 경우가 많아요.

그 척박한 곳에서
이렇게 잘 살아남는 게 얼마나 기특해요.
그러니 아름답죠.”

- 로만 페도르초프
바닷속 깊은 곳에 사는 심해어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혐오스럽게 느낍니다.

그런데 심해어만 찍은 사진으로 정성스레 '#심해어스타그램'을 하는 러시아 어부가 있습니다. 어부 로만 페도르초프 씨입니다.

사실 심해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마어마한 압력을 버텨내야만 합니다. 생존을 위해 심해어들은 온몸으로 적응해야 했고, 몸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심해어의 고군분투를 생각하면 '너무 기특하다'고 말하는 페도르초프 씨. 그는 심해어가 "특별하고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기획 하대석, 권수연 / 그래픽 김민정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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