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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멍 잘 드는 희소 유전병을 가정폭력으로 오해…5개월 가까이 생이별

박기현 인턴,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8.01.17 18:20 조회 재생수4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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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뉴스pick] 멍 잘 드는 희소 유전병을 가정폭력으로 오해…5개월 가까이 생이별
멍이 잘 드는 희소 유전질환을 가정폭력의 흔적으로 착각해 부모와 아기가 5개월 가까이 생이별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일, 영국 메트로를 비롯한 외신들은 희소병으로 빚어진 한 가족의 비극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영국에 사는 25살 지나 호드킨슨 씨는 재작년 7월 테디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테디는 이상하게 여기저기 멍이 든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아이를 안아 들자 팔에 그대로 멍 자국이 남았습니다.
 
테디가 생후 6주가 되던 때 부부는 아이의 건강 검진을 위해 보건소를 방문했습니다.
 
검진 담당자는 아이의 뺨에 있는 멍 자국을 보고 부부를 경찰에 가정폭력 혐의로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도 멍을 보고 곧바로 체포했습니다. 

그들의 아이 테디와 아멜리아는 부모에게서 즉각 격리돼 긴급 보호처로 이송됐습니다.
 
그런데 테디의 뺨에 있던 멍은 사실 엘러스-단로스 증후군(EDS)이라고 불리는 희소한 유전성 질환 때문이었습니다.
 
이 질환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작은 압력에도 쉽게 멍이 들며 피도 잘 응고되지 않습니다.
 
생후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매 식사 후 턱을 받친 채 등을 문질러 바람을 빼주곤 하는데, EDS를 보유한 테디는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멍이 들었던 것입니다. 
희소병 EDS / 메트로EDS는 현재 신생아 5천 명 중 한 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머니 지나 씨는 본인과 본인의 어머니 모두 이 특수한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테디 역시 EDS 보유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확실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이들을 계속해서 격리했습니다.
 
EDS가 워낙 희소한 질환이었던 만큼, 결과는 무려 넉 달이 지나서야 나왔으며, 그제야 지나 씨의 주장은 입증될 수 있었습니다. 
 
부부는 그래도 기소를 철회하지 않은 서리 주 검찰 측에 맞서 한 달간 재판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해 1월 말, 부부는 다시 테디와 아멜리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희소병 / 메트로지나 씨는 "아직도 아이들이 그때를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되돌릴 수 없는 5개월이지만 돌아온 건 판사의 사과 한 마디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EDS는 아이를 심하게 마구 흔들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린 아기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두 증후군 간의 혼동으로 인해 영국에서만 최대 250쌍의 부부가 잘못 기소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메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