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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엄동설한에 내쫓긴 여인…비정한 병원

위에 올려놓은 동영상을 보셨습니까? 보셨다면 어떤 걸 느끼셨습니까? 안 보신 분이라면 먼저 동영상을 보고 이 글을 읽어주십시오.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영하의 차가운 겨울밤, 한 여성이 거리에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여성이 입고 있는 옷은 병원 환자복입니다. 여성의 몸집이 커서인지 여기저기 살갗이 드러날 정돕니다. 신발도 없이 양말만 신고 있는 모습인데, 발은 얼마나 시렸을까요.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울부짖는 듯한 신음소리를 낸 이 여성은 '레베카'라는 이름을 가진 22살 여성입니다. 레베카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상탭니다. 레베카는 엄동설한 한밤중에 왜 환자복만 입고, 신발도 신지 않은 채 거리로 나와야 했을까요? 얇은 환자복의 두께를 생각해보면, 사실상 벌거벗은 상태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말입니다.

레베카가 발견된 곳은 미국 동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시입니다. 볼티모어에 있는 한 병원에서 '돈이 없다'며 직원들을 시켜 레베카를 병원 옆 버스정류장 근처에 내다 버린 겁니다. 직원들은 레베카를 휠체어에 싣고 버스정류장 근처까지 데려가 길거리에 내려놓고 비정하게 돌아가 버렸습니다.

다행히 당시 근처를 지나던 '이마누 바라카'라는 남성이 이 장면을 보고 다가가 레베카를 보호해주면서 911에 전화를 했고, 응급구조대가 출동해 레베카를 구해줬습니다. 바라카는 또 당시 장면을 자신의 휴대전화기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렸고, 미국 방송사들이 이를 보도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당시 응급구조대가 레베카를 데려간 곳은 어디였을까요? 바로 레베카가 쫓겨난 그 병원이었습니다. 해당 병원은 레베카를 다시 받아 간단한 진료를 한 뒤 노숙인 보호소로 레베카를 보냈습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레베카는 수 주일 전에 실종됐었고, 방송 뉴스가 이어지면서 가족이 레베카를 되찾게 됐습니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 서글프게 신음소리를 내던 레베카의 영상을 본 가족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각계에서 비난이 쏟아지자, 레베카를 내쫓았던 병원, 메릴랜드 대학 메디컬센터에서는 최고 책임자가 나서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실패했다.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겠다"며 공개 사과했습니다. 아직까지 진상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로, 레베카가 어떻게 병원에 가게 됐는지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마도 병원은 레베카를 노숙인이나 마약중독자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바라카라는 남성이 없었다면, 레베카는 거리에서 이미 얼어 죽었을지 모릅니다. 돈만 따지는 병원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죠, 미국에서는 병원에서 병원비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거리에 내다 버리는 일들이 간혹 일어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에게는 이런 일이 없을까요? 

(* 위에 올린 동영상은 원본을 짧게 편집한 겁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시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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