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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내가 들어줄게'…친구와 이야기를 시작하자 생긴 변화

또래 친구들 사이의 따돌림은 아이들 마음에 큰 상처를 남깁니다. 그런데 따돌림을 당했던 한 학생이 자신과 비슷한 다른 친구를 상담해주면서 마음을 치유했다고 합니다.

형형색색의 펜과 귀여운 스티커들로 꾸며진 쪽지가 유행하면서 학생들은 한때 쪽지로 대화를 주고받곤 했습니다. 그런데 A양에게 건네진 쪽지의 내용은 욕설뿐이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은 없을까 꾸역꾸역 읽었지만, 사과는 없었습니다.

수시로 교복을 찢기기도 하며 힘든 나날을 보냈는데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다른 학생들의 무심한 눈빛이었습니다. 협박과 욕설이 적힌 쪽지가 두려웠던 어느 날, A 양은 손등에 스스로 상처를 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이겨낼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해봤다고요. 우연히 선생님께 상처를 들켰고 등 떠밀려 시작한 상담은 지루하고 때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은 A양에게 상담 선생님 역할을 제안했습니다. '또래 상담자' 교육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비슷한 상처를 가진 친구와 상담하는 겁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상담방법에 대한 교육을 이수한 후 또래 학생을 만났습니다. A양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친구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그동안 괴롭힘을 주도했던 학생들도 어쩌면 또 다른 상처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세상에서 나만 힘든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고 따돌림을 당할 때도 예전처럼 크게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깨달으며 친구들의 아픔에 진심 어린 답을 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마음이 치유되는 걸 느꼈습니다.

선생님이 학생의 상처를 모른 체하지 않았던 것처럼 학교 폭력 해법의 첫 발걸음은 관심일지도 모릅니다. 학생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면…'학교폭력'의 진짜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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