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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1만 원 때문에 경비원 절반 줄여야 하나요?"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15일 (월)
■대담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 안상혁 아파트 경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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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 "함께 사는 세상 위하여"… 경비원 감축 반대 호소문 붙여
- 경비원 절반 줄이면 한 명이 두 개 동 담당해야 해
- 인상된 임금 적용하면 한 가구당 약 월 1만 원 더 부담
- 투표 안내문에는 경비원 감축해야 하는 이유만 적혀 있었어
- 이웃인 경비원들 절반이 구조조정 된다는 건 가혹한 일


안상혁 씨 (아파트 경비원)
- 경비원 절반 감축 소식에 내가 대상 될까 봐 걱정
- 우리 아파트 경비원 수 줄이면 다른 아파트도 줄였을 것
- 해고됐다면 고령에 일자리 얻기 쉽지 않았을 것
- 최저임금 인상, 업종별로 융통성 발휘했으면 하는 아쉬움 있어


▷ 김성준/진행자: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아파트 경비원들이 대거 해고당하거나 편법으로 임금을 깎이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절반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마련했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서 무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 아파트의 주민이 경비원의 해고를 반대하는 호소문까지 아파트 벽에 붙여가며 다른 주민들을 설득한 결과입니다. 해당 주민인 박원배 씨를 연결해서 경비원 감축을 반대한 이유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박원배 씨 안녕하십니까.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아파트 경비원이 지금 35명이라고 하죠? 그런데 그 중에서 절반 좀 못 되는 14명을 감축하겠다는 게 동대표 회의에서 내놓은 구조조정안이었고요.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주민투표 결과 반대가 75%, 감축하면 안 된다가 75%. 이렇게 나왔다죠? 이게 우리 박원배 선생님이 주민들을 열심히 설득하신 결과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예. 그렇게 저는 생각하고. 주위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파트 동마다 다니시면서 호소문을 붙이셨다고 했는데. 이 호소문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네. 그런데 제가 아파트 각 동에 직접 다니면서 붙인 것은 아니고요. 관리사무소에 부탁해서 붙여달라고 해서.

▷ 김성준/진행자:

그거야 그럴 수도 있겠죠.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면 어떻습니까?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내용은 제가 호소문 제목을 ‘경비원 구조조정에 대하여’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 ‘저는 마두1동 백마삼성아파트 2통장 박원배입니다. 최근 경비원 구조조정 주민투표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펜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그 내용을 한 6가지로 세분해서 썼는데. 경비원 경비비 1만여 원 인상 때문에 절반을 감축해야 합니까? 이렇게 질문을 먼저 던졌고요. 통 반장들이나 선관위원들도 염려를 많이 했습니다. 또 경비원을 대거 줄이면 절반의 동이 깜깜이가 됩니다. 추가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습니다. 또 올해는 정부에서 지원금도 준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하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식으로 호소문을 붙였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내용 중에서 절반이 감축되면 오히려 아파트에 피해가 올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데. 어떤 피해가 올 수 있다고 보신 건가요?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경비원 절반을 줄이면 일단 매일 경비원 한 명이 두 개 동을 담당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 개 동은 깜깜이가 되죠. 경비실에 CCTV가 많이 있어서 거기서 지켜보기도 하는데. 그 CCTV를 누가 볼 사람이 없으니 한 개 동은 먹통이 되는 거죠. 그리고 경비원이 쉬는 시간이거나, 휴가를 가거나, 또 아파서 근무를 하지 못하면 두 개 동 모두 깜깜이가 됩니다. 경비실이 그렇게 되면 추가 돈을 들여서 외부에 CCTV를 설치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외부에 CCTV를 설치한다고 해도 그 효과는 제가 생각하기에 별로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경비원이 휴가를 가거나 병가를 가거나 하면 외부인을 경비원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만약에 최저임금 인상안대로 경비원 임금을 인상하게 되면. 만약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게 법으로 정해진 것입니다만. 주민들 같은 경우에 한 가구당 월 부담 비용이 얼마나 늘어나나요?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저희 아파트 경우에는 38평과 48평이 있는데요. 38평의 경우는 월 1만원 경비비가 오르고요. 48평 같은 경우는 14,000원 정도 오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게 집집마다 다를 것이고, 받아들이시는 분마다 다르시겠습니다만. 이게 1만원과 14,000원이 많다면 많은 돈이고 적다면 적은 돈인데. 처음에 아파트 동대표 회의에서 감축안을 내놓았을 때 전체적인 주민들 분위기는 75% 반대 그러지는 않았던 모양이죠?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그렇죠. 예를 들어서 대표 회의에서 구조조정안을 마련했을 때는. 제가 호소문을 붙이게 된 계기도 그렇고, 안내문 있죠. 투표하라는 안내문을 보면 구조조정에 관한 불가피성, 그러니까 얼마나 경비비가 오르고 주변에 비해 우리가 경비비와 인원이 많다고 하고. 아무튼 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내용으로 대부분 차있거든요. 그러니까 투표 안내문만 보면 주민들이 이건 구조조정을 해야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그런데 어쨌든 지금 논리적으로 6가지 항목을 제시하면서 설득을 하셔서 주민들의 반대를 이끌어내신 셈이네요.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네. 그런 셈이죠.

▷ 김성준/진행자:

경비원 분들 굉장히 좋아하셨겠습니다.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네.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말에 의하면 고맙다고도 하고 인사들을 하신다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이 자리에서 전화 연결하신 김에 경비원 한 분께 직접 한 번 어떤 생각이셨는지 들어보시겠어요?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네.

▷ 김성준/진행자:

그러시죠. 지금까지는 호소문까지 붙이면서 아파트 경비원 감축을 반대했던 박원배 씨 주민 분의 말씀을 들었고요. 박원배 씨 계속 연결되어 있는 동안에 자칫하면 해직될 수 있는 위기에 놓였던 아파트 경비원 한 분의 심정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원배 씨가 사시는 아파트에서 경비를 하고 있는 안상혁 씨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상혁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안상혁 씨 (아파트 경비원):

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주민 반대 덕분에 상당수 경비원 분들이 해직 위기를 면한 것인데. 이 반대를 주도하셨던 박원배 선생님이 지금 연결이 돼있거든요. 혹시 한 번 어떤 소감이신지 말씀 한 번 해주시죠.

▶ 안상혁 씨 (아파트 경비원):

고맙죠. 대단히 고맙습니다. 그래서 저희 직원들도 어느 분이신가 한 번 인사라도 드려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얘기도 많이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시군요. 박원배 선생님. 안상혁 씨가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10년 넘게 아파트를 지키고 계신 분인데. 또 안상혁 씨에 대해서도 앞으로도 어떻게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 말씀 있으시면 한 마디 해주시죠.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네. 평소에도 경비 아저씨들 제가 지켜보면. 너무 열심히 일들을 하세요. 그리고 그 분들이 오랫동안 같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이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한두 분이 아니고 대거 절반에 가까운 분들이 구조조정 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구조조정이 무산됐는데. 우리 경비 아저씨들이 더 열심히 일을 하셔서 경비에 만전을 기해주시고. 또 여러 가지 하시는 일들이 많잖아요. 그런 일도 솔선수범해서 해주셨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알겠습니다. 여기서 박원배 씨와는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원배 씨 (경비원 감축 반대 주민):

네. 고맙습니다.
구 현대 아파트, 경비원 해고

▷ 김성준/진행자:

계속해서 경비원 업무를 맡고 계시는 안상혁 씨와 말씀을 더 이어가 보겠습니다. 안 선생님. 주민 동회의에서 경비원 절반 감축한다는 조정안이 나왔을 때. 경비원 분들이 굉장히 동요하셨겠어요.

▶ 안상혁 씨 (아파트 경비원):

전부 마음이 굉장히 착잡했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정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나 그런 걱정 많이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정리 대상이 누가 될 지는 정해져 있거나 그러지는 않았던 모양이죠?

▶ 안상혁 씨 (아파트 경비원):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우선 나이별로 자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하며 제가 우선권이 될 것 같아서요. 걱정 많이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경비원 중에서 연세가 많은 편에 속하신 모양이죠?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안상혁 씨 (아파트 경비원):

저는 46년생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세요. 만약에 해고가 되셨다면. 우리 안 선생님도 그렇고 다른 분도 그렇고. 지금 상황에서 다른 경비원 자리라든지, 그 외에 다른 직장이라든지 얻기가 쉽지는 않았겠네요.

▶ 안상혁 씨 (아파트 경비원):

없다고 봐야죠. 여기서 이렇게 되면 주위가 전부 아파트 단지인데요. 우리가 줄이면 그 여파로 해서 옆에도 전부 줄이고 그런 분위기인데. 제가 구직 활동을 혹시 해보겠습니다만, 구직 되겠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청와대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자꾸 해고가 늘어나고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 여러 가지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 역풍에 대해서 혹시 경비원 하시는 입장에서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시죠.

▶ 안상혁 씨 (아파트 경비원):

글쎄요. 저의 입장을 생각해서 저희들을 위해 1년 정책을 내놓았는데. 실제는 역효과도 낳을 수가 있거든요. 너무 급작하게 대폭 인상이 되니까 영세업종 이런 곳도 걱정이 많이 돼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게 전국적이고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말고. 업종별이나 지역별로 좀 융통성을 발휘하고 적용했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상혁 씨 (아파트 경비원):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주민들의 의지로 해직 위기를 면한 아파트 경비원 안상혁 씨 말씀을 들었고요. 그 앞에 해직을 막기 위해서 몸으로 뛰었던 주민이죠. 박원배 씨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박원배 씨 아까 말씀 중에서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얘기, 굉장히 인상 깊고 마음에 와 닿는 얘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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