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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아픈 2개의 손가락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12일 (금)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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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5세-29세 청년층 실업률 9.9%…통계 작성 후 사상 최고치
- 체감 실업률 22.7%…청년 다섯 명 가운데 한 명 놀고 있어
- 기업 신규 채용 자체 감소, 시설 자동화로 많은 인력 필요하지 않아
- 인구 구조적인 문제…저출산 고령화, 생산 가능 인구에 직격탄
- 정부 대책 역설, 공무원 증원 계획에 공무원 시험 준비생 늘어
- 중소기업,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무시간 단축? 신규채용 줄일 계획
- 정부 보조 받는 스타트업, 선뜻 도전하기 어려워 일자리 미스 매치 문제
- 지난해 9급 국가공무원 공채, '공딩족' 18-19세 응시자 3,100여명
- 노량진 공무원 시험 대비반, 고1 과정 따로 개설
- 노사정 머리 맞대고 규제 개혁?노동 개혁으로 생산성 높여야



▷ 김성준/진행자:

네. 한 주 간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경제 포커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날씨 추운데 오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이 추운 날씨에 말이죠. 또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악이라면서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현 정부 경제 정책 가운데 아픈 손가락 두 개를 들라면 일자리 문제, 그리고 강남 재건축 문제. 장미 대선 지난해에 치루고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주한 다음 가장 먼저 했던 게.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그리고 상황판 만드는 것이었죠. 그리고 그만큼 그것은 소득 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게 핵심이었거든요. 그러고 난 다음에 했던 게 11조원 이상의 일자리 추경까지 단행했는데. 그런데 결론적으로 보면, 첫 해 일자리만 놓고 보면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최악이라는 표현이 맞는데요.

▷ 김성준/진행자:

수치가 어떻게 나왔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지난해 15세부터 29세 사이 청년층의 실업률이 9.9%입니다. 이게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사상 최고치고요. 그런데 실업 인구에는 포함되지 않는데 더 나은 직장을 위해서 취업을 준비하거나 아르바이트생으로 전전하는. 그런 사람까지 포함하는 체감실업률은 22.7%인데. 이것 역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주변에 많은 누나, 오빠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놀고 있다는 건데요. 일자리 성적표만 놓고 보면 낙제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물론 일자리 위원회라든지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정책이라는 게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은 걸리겠습니다만. 사실 저희가 걱정하는 것은 이게 정책의 문제, 이것을 떠나서 혹은 정부의 문제를 떠나서 구조적인 것으로 고착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인데요. 예를 들자면 지금도 최근 몇 달 사이에 수출도 늘고 경기도 좋아진다는 얘기 많이 했었잖아요. 그런데 일자리는 줄어든다는 것 아닙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왜 그럴까요? 수출도 잘 되고, 추경으로 공무원도 많이 뽑는다는데요.

▷ 김성준/진행자:

공무원도 굉장히 많이 뽑은 것 아닙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런데 왜 청년난이 더 심화되느냐.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우선 기업들이 신규 채용 자체가 줄었습니다. 지난해 수출 잘 된 업종은 반도체와 IT예요. 그런데 거기는 자동화가 잘 돼있어서 신규 채용 효과, 이 고용 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고요.

▷ 김성준/진행자:

사실 원래 처음 얘기할 때 반도체가 좀 노동집약적인 성격이어서 사람이 실제로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이것은 발전한다고 해도 일자리 줄어드는 데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런데 백혈병이다, 이런 논란도 있고요. 시설 자동화가 되다보니까 굉장히 많은 인력들이 지금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부분이 있고. 그리고 지금 한창 조선, 해운, 자동차. 다들 어렵다고 구조조정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일자리 늘어나는 것 그래도 뜯어보면 건설 일용직 늘었고요. 그 다음에 영세 자영업자들. 이것만 늘었어요. 그러니까 일자리의 양도 줄어들고 있는데 질까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건설 일용직은 저임금에 불안한 고용 구조일 것이고. 영세 자영업자들은 늘 하는 얘기입니다만 할 수 없이 하면서 더군다나 파산하는 비율도 굉장히 높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거기다가 두 번째 이유가 무엇이냐. 인구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20대 경제 활동 인구가 정말로 전체적으로 줄고 있기 때문에. 취업자도 동시에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거든요. 그런데 저출산 고령화가 생산 가능 인구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영향이 있고요. 또 하나는 사실 정부 대책의 역설입니다. 공무원 많이 뽑는다고 하니까 공무원 시험 준비해야지. 이런 인원이 늘고 있다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더라고요. 그게 정말 문제가 되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일정 부분 정부의 정책도 청년실업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고 공무원을 다시 줄일 수는 없는 일이고. 사실은 이것이야말로 지금 워낙 젊은 세대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라는 게 질이 떨어지니까. 양질의 일자리를 찾으려는 시도잖아요. 공무원이라는 게 안정된 직장이고 급여도 나름 괜찮으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런데 1차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참. 그러면 작년 통계는 그렇게 나왔고. 올해 기업들이 신규 채용 계획 같은 것을 아마 짜고 있을 텐데. 좀 뽑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다소 우울합니다. 취업 포탈 사람인이 기업별로 채용 시장 기상도를 조사했습니다.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업 이렇게 나눠서 해보니까. 대기업은 그나마도 지난해랑 비슷하다. 왜냐, 대기업들은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지금 공정거래위원장이 눈을 부릅뜨고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대기업들은 그나마 괜찮은데. 문제는 우리나라 일자리 90% 어디서 나오냐면 중소기업에서 나오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게 문제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런데 중소기업은 다들 아시다시피 최저임금 올랐죠, 근무시간 단축한다고 하죠,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조사 대상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

▷ 김성준/진행자:

절반 이상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여기에다가 인력 채용을 줄이는 대신에 자동화 설비를 들이겠다는 기업도 상당수 있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자동화 설비를 들이겠다는 것은 나중에 경기가 좀 좋아져도 추가 채용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로 연결이 되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나마 사정이 좋은 것은 스타트업인데요. 스타트업은 정부의 보조가 들어갑니다. 고용 창출 스타트업이나 창업의 경우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게 있기 때문에. 이들 분야는 조금 고용 사정이 좋은데. 그런데 청년들의 경우에는 사실 임금 수준이나 복지 수준이 떨어지는 스타트업 기업에 선뜻 도전하지 않으려는, 일자리 미스 매치의 문제가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늘, 말은 사실 우리도 잘 해요. 그러니까 정말 도전 정신을 갖고, 직업에 귀천이 없으니까 스타트업에 뛰어들어서 어떤 창의를 발휘해 미래를 바라봐라. 이러는데 정작 사실 스타트업, 참 쉽지 않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래서 요즘에 공딩족이라고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아까 말씀하신 공무원 준비하는 고딩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을 일컫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9급 국가공무원 공채에 18세에서 19세 응시자가 3,100여 명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10대 수험생 비율이 2015년만 하더라도 10%였는데 지난해 32%예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9급 공무원 시험에 18세 고등학생부터 시작해서 박사 학위 소지자까지 몰려드는 거예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럼 수능 마친 고3만의 이야기냐, 아니에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량진 공무원 시험 대비반에 고1 과정이 따로 개설되어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고1 과정이 개설되었다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왜 이렇게 공딩족이 느느냐. 2009년 이후에 공무원 시험 연령 응시 제한이 없어졌어요. 그리고 시험 과목 중에는 고등학생들이 잘 하는 수학, 과학, 사회 과목이 포함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물론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공무원 17만 명을 증원하겠다는 계획이죠. 그런데 사실 앞서도 지적을 했습니다만 공무원이라는 것은 괜히 안정적이고 이런 일자리이기는 한데. 우리 청년, 청소년, 초등학교, 중학생들이 공무원 시험만 준비한다? 이것은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건 안 되죠. 그런데 사실 구조적인 문제 얘기합니다만. 지금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어떤 정부가 들어섰다 하더라도 한 편으로는 일자리 창출해야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OECD 다른 회원국에 비해서 형편없이 낮은 최저임금을 올리는. 소위 말해서 일자리 질 개선에도 나서야 하는데. 이게 그야말로 정반대로 뛰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아야 되는 일이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면 정부가 과연 소득 주도 성장을 기조를 바꿀 것이냐. 임기 내 바꿀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법인세 인상 됐고요, 최저임금 갭 상승을 했습니다. 대기업들, 부자들 세금 더 내서 서민 취약 계층에 나눠주겠다. 이 공약에 절반 이상의 국민이 동의했고요. 지금 지지율 70% 내외예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정부의 주 의도와는 달리 나타나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겁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지금 사업 접어야 하나, 아니면 내 식구를 더 끌어들어야 하나. 이것을 고민하고 있고요. 알바생들은 노심초사 언제 또 잘리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결국 누가 비용을 지불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지금 보면 이런 일자리 창출은 사실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만들어내는 게 맞거든요. 그런데 지금 당근과 채찍을 보면 채찍만 있고 당근이 없다는 겁니다.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사실 세금 깎아주고 새로운 산업 할 수 있도록 규제 낮춰달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세금은 깎아주기 어렵잖아요. 지금 이 상황에서.

▷ 김성준/진행자:

세금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죠. 그러면 후자는 들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국회 계류 중인 여러 가지 법들이 있어요. 규제 관련한 규제 프리존이라든가, 규제 샌드박스라든가. 이런 것들이 지금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결국 문제는 성장을 해야, 돈을 벌어야 나눌 수 있는데. 돈이 벌리지가 않는다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저희 시사 전망대 특집 대담으로 4차 산업 관련해서 얘기를 나눴었는데. 정말 재밌는 게 로봇이 투입돼서 생산성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로봇 산업을 장려한다는 것 아닙니까. 4차 산업혁명을 위해서. 그런데 로봇이 공장에 설치되려면 옆에서 사람이 관리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규제가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 로봇 산업이 로봇 하나 관리하려고 사람이 들어가야 하면. 이것 참.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래서 아마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시절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거든요. 그러면 선진 사례, 특히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타계한 것은 사실은 세 가지였어요. 일단 인위적으로 경기 부양 위해 돈을 풀었고, 두 번째로 규제 개혁이었어요. 그것을 잘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규제 개혁과 노동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생산성을 높여야 하고. 신규 채용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지. 기업은 적폐다, 대기업 부자는 적폐라고 단정해 버리면 절대로 양질의 일자리는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좋은 말씀이신데 쉽지 않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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