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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가상화폐, 가까운 미래엔 화폐로 쓰일 수 없어"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12일 (금)
■대담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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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불법적 행위가 없었다면 문제될 거 없어
- 거래소 폐쇄하더라도 유예 기간 둘 것 문제될 거 없어
- 정부가 혼선 초래? 미리 시장에 알려주지 않으면 더 큰 혼란 올 수도
- 한은 금융위 가상화폐 1년 전부터 조사, 4차 산업혁명과 별개로 봐서 논란 야기
- 가상화폐 규제 블록체인 발전 저해할 수 없어
- 국내 2,30대 신용대출 결혼자금 노후자금까지 빼서 투자 과열
- 고위험 고수익 자산이 부족한 상황 속 가상화폐로 몰리는 것
- 가상화폐가 종이화폐 대체? 당장 가까운 미래에는 이용되기 어려워



▷ 김성준/진행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서기는 했습니다만. 이 도박장이나 투기판처럼 전락했다는 가상화폐 시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이게 정부의 입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자들은 청와대 청원 사이트에 거래소 폐쇄 반대하는 입장을 잇달아 올리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가상화폐 전문가이십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를 전화로 연결해서 관련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홍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예. 어제 법무장관 얘기 들으셨죠? 가상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쇄하는 법안을 만들고 있다.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예. 들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들으시니까 느낌이 어떠세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일단 규제 자체는 행정부 권한이기 때문에. 이 규제안이 완성되기 전까지 외부에서, 특히나 인더스트리나 전문가들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면 월권일 수 있고 배가 산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맥락 자체는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단. 그래서 빗섬이나 코인원에 대해서 10일에 세무행정조사를 했는데요.

대부분의 거래소들이 아직까지 주장을 해온 것들이 법인세를 지속적으로 납부해왔고, 불법적인 행위가 없었다고 이야기를 계속 해왔습니다. 그래서 만약 불법적인 행위가 없었다면 사실 아직까지 문제될 게 없다고 보고 있고요. 다만 자본시장법 등에 대한 위반행위가 있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은 당연히 가능하고요. 그리고 업장 폐쇄에 해당하는 위법 행위가 있었다면 그 거래소는 폐쇄도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전면 폐쇄는 특별법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그런데 지금 불법이 있다면 거래소 폐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정도의 불법이라는 것은 가정하자면 어떤 게 가능합니까?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심각한 탈세라든가, 아니면 고객의 자본금을 임의로 운용했다던가, 시세 조작이나, 배임이나 횡령, 아니면 정보 왜곡, 조작, 고객의 거래를 선행 매수하는 스캘핑 같은 거래 사기라든가.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조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그런데 오늘 법무부가 준비 중인 입법 내용 중 일부가 보도가 됐는데. 가상통화 거래를 통해서 얻은 중개 수수료 수입을 전부 몰수하거나 추징한다. 이런 내용까지도 포함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초안입니다만. 이것 자체도 거기에 해당하는 불법이 저질러졌으면 당연히 이런 법을 통해서 제재가 필요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이게 가상증표 거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워딩을 보면 지금까지 수수료와 수입을 몰수 추징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으나. 그에 대한 수입을 몰수하거나 추징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만약 법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면 시행일 이후 영업을 계속하는 가상통화 거래소에 적용되는 말이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당연히 그래야 되겠죠. 소급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네.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문제는 현실적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인데. 정부에서 이런 발표가 나오고 그러다 보니까 시세 요동치고, 투자자들 강력하게 반발하고. 그러다 보니까 청와대에서는 이게 확정된 게 아니고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하다. 이렇게 한 발 빼는 느낌도 있고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사실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잖아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네.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정부가 법이 확실히 정해지거나 입장이 정해지기 전에 이렇게 자꾸 시장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시장에 너무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많더라고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사실 정부에서 언론에서 정보를 원하기 때문에 정보를 주는 것도 있거든요. 그리고 사실 이 정도로 미리 시장에 알려주지 않으면. 또 나중에 법안이 입법되고 나서, 그러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법안이 이렇게 갑자기 상정되는 게 옳을 수 있느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 그 부분은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최근 보도 나오는 것을 보면, 예를 들어서 2, 30대 젊은 층이 신용대출까지 받아서 투자를 하고. 결혼자금, 노후자금까지 빼서 투기를 하고. 이러다 보니까 자칫 잘못하면 손실 때문에 경제적 타격이 굉장히 커진다. 특히나 우리나라만 유독 심각하다. 이렇게 부정적인 보도가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교수님께서 보시기에는 그런 현상이 심각하기는 합니까?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맞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GDP 대비 거래량이 굉장히 많다보니까. 훨씬 더 많은 자본금이 유입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더 많은 자본금이 유입되었다는 이야기는 2, 30대 신용대출이라든가, 노후자금이라든가. 이런 돈들이 훨씬 많이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왜 우리나라가 이렇게 유독 심한가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일단 투기 성향이 강한 자본이 시장에 항상 존재는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위험 고수익의 자산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자본 시장에서. 그러다 보니까 항상 주식 시장에 있었지만 그 위험 정도에 만족하지 못했던 자본이 이 시장에 몰리는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위험 정도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은 내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10%, 20%, 30% 또는 두 배. 이렇게 돈을 벌고 싶은데. 그럴만한 상품이 이제까지는 별로 없었다는 말씀이시네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자본 시장이 그런 상품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것도 결국 우리가 자본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해서 그런 건가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그런 부분보다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특히나 다른 자본 시장, 이 시장 말고 다른 자본 시장에서는 매우 위험 회피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액티브 매니저들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액티브 매니저들이 단기적으로 손실을 보았을 때 그것을 참지 못하는 성향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대부분의 고위험 고수익 자산군을 형성하는 액티브 펀드들이 지금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일부에서는 말이죠. 법무부라든지 금융위원회라든지. 우리 정부 기관들이 블록체인 기술이나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서 너무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니냐. 그냥 무조건. 예를 들어서 과거에 바다이야기와 이 시장을 연계시켜서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런 걱정들을 하는 것 같은데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사실 제가 경험한 규제 당국을 보면. 굉장히 많은 조사를 했고요, 실제로.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이 나오는 과정에서 사실 1년 정도의 조사 과정이 있었습니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고 금융위원회도 마찬가지고. 그러다 보니까 이 현상에 대한 이해가 시장보다 부족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그것과는 별개로 보는 시각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다르다고 보시나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그러니까 인더스트리에서는, 산업에서는 이것을 4차 산업혁명의 기초 기술, 기반 기술이라고 보는 것과는 달리. 정부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비슷한 시각을 공유할 수 있으나 가상화폐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사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가상화폐 규제가 블록체인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 아니다. 이렇게 설명했는데. 교수님 보시기에는 가상화폐 시장과 블록체인 기술을 이렇게 분리해서 보는 정부의 시각이 문제가 있다고 보시나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이 말을 뜯어서 보면 가상화폐에 투자한 돈이 항상 블록체인을 개발하는데 쓰이지 않는다는 의미가 하나 있고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가상화폐 이외에도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가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는 사실 이 말이 정확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가상화폐에 투자한 돈이 항상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져야만 했다면. 전 세계 거래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국가 중 하나여야 하거든요.

하지만 사실 일단 그렇지는 않고요.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비즈니스도 충분한 수익이 예상되고 그것들을 투자자들에게 확신시킬 수 있다면 기존의 벤처 캐피탈이나 사모 투자 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도 충분히 자본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 가상화폐 시장이 유일한 자본 조달 창구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화폐 규제가 꼭 블록체인 발전을 저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지금 현실적으로 300만 명이 넘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투자자 수가. 이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100만 명 이랬는데 그 숫자가 굉장히 급속하게 늘고 있는 건데. 어떻게 보십니까? 만약에 정부가 좀 더 강화된 규제안을 내놓아서 거래소가 폐쇄된다든지 이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경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한다든지, 얼마든지 빠져나갈 구멍은 많은 것 아닌가요?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일단 거래소를 폐쇄한다는 것이 공식적이게 되더라도. 중국의 경우에도 그랬고요, 기존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현금이나 가상화폐를 꺼낼 수 있는 유예기간을 둘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거래를 더 이상 못하게 되는 것이지 손실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는 않거든요. 현금이나 가상화폐는 그 자체로 당연히 꺼내갈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가상화폐는 개인의 전자계좌로 송금하시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가상화폐. 결국은 화폐라는 단어가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교수님 보시기에는 가상화폐, 지금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들이 미래에 실제로 우리 종이화폐 같은 것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이게 사실 가상화폐 시장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서 항상 너무나도 먼 미래를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항상 미래를 생각해보세요 라는 말로 말씀들을 많이 시작하시는데. 저는 점쟁이가 아니라 솔직히 미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요.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1년, 2년, 3년 내에는 화폐로 쓰일 수는 없습니다. 그럴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왜냐하면 거래 속도 자체가 너무 느리고요. 그리고 그 거래를 결제하기 위해 들어가는 전기를 너무 많이 잡아먹고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보다 훨씬 더 불안정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당장 가까운 미래에는 이용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가상화폐 전문가이십니다. 홍기훈 홍익대 교수와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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