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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다?…'암도 암 나름' 제대로 알자!

<앵커>

건강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흔히 갑상선 암은 착한 암이다, 암도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요, 그런데 갑상선암이라고 해서 다 착한 암은 아니라고 합니다. 남주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주변에 갑상선암 환자가 꽤 많던데요?

<기자>

갑상선암은 2015년 암 통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위암과 대장암 다음으로 많은 암입니다. 여성만 놓고 보면 여전히 갑상선암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100.3%, 상대 생존율이 100이면 일반인과 생존율이 같은 거니까, 오히려 더 생존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갑상선암에 대한 관심이나 연구가 적어지고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제가 만난 40대 초반의 갑상선 암 환자입니다. 10여 년 전 갑상선에서 작은 혹이 발견된 뒤 정기 검사만 받아왔는데, 지난해 9월 갑자기 커졌다고 합니다.

6.8cm 크기에 임파선 등 곳곳에 암세포가 전이됐고, 조직 검사를 해보니 암세포의 변이가 심해 기존의 치료법이 전혀 듣지 않는 이른바 '미분화암'이라는 갑상선 암이었습니다.

[미분화암 환자 보호자 : 너무나 후회스러운 것이, 갑상선 암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다는 걸 우리가 들었으면 이렇게 방치하지 않았을 겁니다.]

<앵커>

미분화암, 처음 들어보는데 환자나 가족들의 충격이 상당히 컸을 것 같습니다.

<기자>

미분화암은 췌장암과 더불어 악성도가 가장 높은 암 중 하나인데, 대부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미분화암 환자가 전체 갑상선암 환자 중 1% 정도에 불과해 잘 알려지지 않은 거죠. 악성 미분화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넉 달에 불과합니다.

미분화암은 아니지만, 갑상선과 떨어져 있는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암도 치료가 어렵습니다. 역시 환자가 많지는 않지만, 전이된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대로 낮습니다. 또한, 계속 수술을 해야 하는 등 고통이 상당합니다.

[김정수/난치성 갑상선암 환자 : 계속 재발이 돼서, 올해는 폐로 전이돼서 여섯 번째 수술을 했습니다.]

<앵커>

갑산선암이 수술 안 받아도 될 사람들까지 수술을 받는다 해서 과잉진료 논란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환자분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앞으로 갑상선암 진단을 받으면 참 고민스럽겠다.

<기자>

갑상선암 진단도 많이 하고, 수술도 많이 했던 것은 많습니다. 2009년 이후 5년 동안 갑상선암이 전체 암 중 부동의 1위였고 한때 20% 이상 환자가 급증한 시기도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난 2014년 불필요하게 과잉 수술하는 사례가 많다는 논란이 있었고, 결국 갑상선 암 수술이 2013년 이후 2년 만에 43% 줄었습니다.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자, 서둘러 수술해라, 이런 뜻이 아니고 갑상선 암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암에 따라, 환자에 따라 병의 진행 속도나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겁니다.

[장항석/강남세브란스 갑상선암센터장 : 갑상선암 전체를 뭉뚱그려서 '괜찮은 암'이라고 해버리는 순간, 죽어가는 사람의 숫자가 적다고 해서 이걸 무시할 수 있느냐, 아니거든요.]

갑상선에 혹이 있는데 1cm 미만이고 갑상선을 싸고 있는 피막 안에 있고, 임파선 전이가 없으면 6개월 주기로 추적 관찰하면 되는데요, 이 중 하나라도 위험 인자가 생기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갑상선암이라면 다 괜찮은 줄 알고 방치했던 환자들만 답답하겠어요.

<기자>

갑상선암 중 어떤 암이 난치성 암으로 악화하는지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고 생존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 한 대학병원에 '난치성 갑상선암 연구소'가 설립됐습니다.

이 연구소 설립을 위해 의료진뿐 아니라 난치성 갑상선암 환자와 그 가족들, 유족들이 힘을 보탰습니다. 연구소 설립을 위해 168명이 뜻을 같이해서 1년 만에 1억3천만 원을 모았습니다.

미분화암의 경우 국내외에서 조금씩 진전된 치료법이 나오고는 있지만, 예방보다 더 나은 치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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