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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30만→1만…사라진 보금자리, 떠나는 '겨울 철새'

<앵커>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에 올해는 새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해마다 20~30만 마리의 겨울 철새들이 북적였지만 현재는 1만 마리도 안 될 정도입니다.

조상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겨울철이면 철새들로 하늘을 뒤덮던 천수만에 올해는 아무리 둘러봐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현재 천수만에서 볼 수 있는 겨울 철새는 고니와 민물가마우지, 오리류 일부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지난해 20마리가 넘던 황새는 아예 보이지 않고 700마리 이상 월동하던 흑두루미도 순천만 쪽으로 옮겨가 버렸습니다. 철새들의 서식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한성우/서산 버드랜드 조류전문가 : 철새들이 쉴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해주던 간월호 내 의 모래갯벌이 사라지면서 철새들이 이곳을 떠나있는 상태고요. 매년 겨울에 20만 이상 관찰되던 개체들이 현재는 만 개체 이하로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간월호의 모래톱이 사라진 것은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농민들과 물 부족 원인을 놓고 갈등을 빚은 농어촌공사가 올해 겨울에도 물을 가득 가두어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간월호의 저수율은 103%로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서 수위가 1미터 이상 높아지면서 철새들의 쉼터인 모래톱이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낮에 인근 농경지에서 먹이활동을 한 뒤 저녁에 잠을 자러 수만 마리씩 몰려오던 보금자리들이 사라지자 철새들이 어쩔 수 없이 떠난 것입니다.

[민흥기/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장 : 금년에 이런 현상을 봤으니까, 환경단체하고 지혜를 모아서 대안을 만들어서 (겨울 철새들의 쉼터가) 실현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최대의 겨울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의 서식환경이 사람들 때문에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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