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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이면계약 없다더니 양해각서는 비밀…UAE 의혹, 진실 밝혀질까?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18.01.06 10:00 수정 2018.01.06 18:07 조회 재생수3,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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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이면계약 없다더니 양해각서는 비밀…UAE 의혹, 진실 밝혀질까?
지난해 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으로 촉발된 논란이 해가 바뀌어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 이면계약 여부와 한-UAE 군사협정, 임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목적 등을 두고 여야 정치권의 공방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UAE '아크부대' 왜 방문했나?

임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10일, 이명박 정부 때 아랍에미리트에 파병한 군사훈련협력단 이른바 '아크부대'를 방문했습니다. 청와대는 임 비서실장의 아크부대 방문 목적에 대해 처음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중동에서 평화유지 활동과 재외국민 보호 현장을 점검하고 장병을 격려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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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이어 19일에는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가 하루 뒤인 20일에는 "박근혜 정부 들어 양국 관계가 소원해져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방문 목적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이 바뀐 데다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이미 아크부대에 위문을 다녀온 것이 알려지면서 임 비서실장의 방문 목적이 다른 데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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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中]
"이런 유례가 없었습니다.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해외 파병 부대를 방문하는 것은 유럽이 됐든, 아프리카가 됐든 거기에 일이 있어서 출장 갔다가 가까우니 격려차 들리는 차원이었거든요. 이렇게 아크부대를 꼭 집어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가는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습니다." //■ 2009년 이명박 정부는 어떻게 원전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나…

의혹들을 짚어보려면 우선 아랍에미리트와 우리나라의 관계에 대해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09년 12월 이명박 정부 시절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와 원전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원전 사업에는 프랑스가 먼저 뛰어들어 아랍에미리트에 핵우산 제공 등을 약속해 선두에 있는 상태였고 우리나라는 뒤늦게 참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프랑스를 제치고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 막판 역전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면계약 의혹아랍에미리트가 우리나라의 원전을 사주는 대가로 이명박 정부가 군사 지원과 핵폐기물 국내 처리 등을 약속하는 이면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원전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는 겁니다. SBS의 취재결과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국정원이 이명박 정부 때 수출했던 원전과 관련해 이면계약이 있었는지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조사 대상에는 핵폐기물과 폐연료봉 국내 처리 문제, 거액의 리베이트 진위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 3월 이명박 정부가 2012년 중반부터 추진했던 아랍에미리트 비행훈련센터 설립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원전 수출에 대한 의혹을 들여다보면서 원전 수출의 대가로 보이는 군사협력에도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 "이면계약 없었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 양해각서 왜 비밀인가?

그렇다면 이면계약은 정말 있었던 걸까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자택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당시 김태영 국방장관은 원전 수출 계약 체결 직전 아랍에미리트를 두 차례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아랍에미리트군의 현대화 지원과 아크부대 파병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장관과 국방부는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약속 내용을 묻는 각계의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일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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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당시 김태영 국방부 장관]
"군사교육훈련, 방산이나 군수지원, 고위급의 상호 방문을 통한 군사 교류협력, 더 나아가 기술에 대한 분야도 서로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그래픽
[SBS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中]
"이면계약이라고 하면 불법적인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직접 체결한 사람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겠죠. 그런데 군사 관련 협정과 군사 관련 양해각서는 체결됐고요. 다만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을 뿐이지 양국 간에 맺어진 계약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 내용이 명확하게 밝혀지고 있지 않으니까 이면계약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 계속된 양해각서 불법성 논란…아크부대 파견의 법적 근거는?

원전 수출 뒤, 아랍에미리트와 약속한 대로 2010년 약정 1건과 양해각서 3건이 체결됐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협정 1건을 체결한 뒤 2급 비밀로 봉인됐습니다. 과거 정부는 약정과 양해각서, 협정은 조약이 아니라서 국회 동의나 비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양해각서를 두고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고, 군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약정과 양해각서 내용 자체의 불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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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0년 국회 국방위)]
"국가와 국가 간의 권리와 의무를 발생시키고 나중에 구속력이 있는 그런 합의가 들어 있으면 무조건 조약이거든요, 그 명칭이 어떠하든 간에. 그런데 이거는 조약이 아닙니까?" //또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아크부대 파견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파병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제5조 1항에 근거하는데 아크부대는 국제 평화 유지 아니라 원전 수출 대가로 파병됐다는 겁니다. 아크부대 파병 목적 중 하나인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도 아랍에미리트 전쟁 발발 시 아크부대가 자동 개입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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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당시 민주통합당 의원 (2012년 11월 국회 국방위)]
"아랍에미리트 아크부대만 헌법 5조 1항이 빠져 있습니다. 그만큼 법적 근거가 미약하고 자신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비공개 협정을 맺은 두 정권에 앞서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에도 아랍에미리트와 군사협력협정이 체결됐는데, 이는 국산 훈련기 T-50 수출을 위한 것으로 결이 다른 공개된 협정입니다.

■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 둘러싼 의혹, 진실 밝혀질까?

그렇다면 임 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에 간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지난해 11월, 송 국방장관의 아랍에미리트 방문은 이 협정의 수정을 위한 것이었고, 한 달 뒤 임 비서실장의 방문은 아랍에미리트 반발을 수습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현 정부는 불법성 논란이 제기된 협정들을 적폐로 판단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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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관계자]
"이전 두 정부가 국내법을 명백하게 위반하며 아랍에미리트와 5가지의 협정과 양해각서를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군 관계자]
"지난 11월, 정부가 송영무 국방장관을 보내 협정과 양해각서를 바로 잡으려 했지만 아랍에미리트 측의 반발만 샀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측은 "지금 정부가 돌고 돌아 원위치할 일을 괜히 벌집만 쑤셔 신뢰와 국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이 사안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며 일부 야당 측에서는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지만 현 정부는 아랍에미리트 반발에 파병안을 연장하고 협정과 양해각서도 봉합하기로 결론을 내린 상황입니다.

(취재: 김태훈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