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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신용카드 쓴 곳 보면 3개월 후 경기 안다? "신통하네"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요새는 모든 사람들이 돈 쓸 때 카드를 쓰기 때문에 양이 많아서 그렇지 데이터를 분석을 해보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초기 단계의 그런 데이터들이 나왔다고요?

<기자>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사인들 보통 경기선행지수라고 하는데요, 나라에서 이런 사인들을 모아서 정책적으로 대응도 하고 하죠.

실제로 말씀하신 대로 국민 소비생활의 상당 부분을 파악할 수 있는 신용카드 데이터로 빅데이터 분석을 해봤더니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지수로서의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국내 최대 카드사가 가입자 중에서 1천200만 명이 지난해까지 10년 동아 카드 긁은 내역을 분석해 봤습니다.

월평균으로 보면 한 달에 6조 원 정도의 돈이 왔다 갔다 한 소비내역들을 본 건데요, 그랬더니 나이나 성별, 소득에 따라서 경기가 변하기 전에 돈을 주로 쓰는 곳이 달라지는 게 보였습니다.

일단 가족을 부양하고 일을 많이 하는 40대가 건강을 챙기는 데 쓴 돈을 보면요. 수영을 배운다든지 이렇게 운동을 하는 데 돈을 쓴 비중이 늘어나면 3개월 뒤에는 경기가 좋아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40대가 쓴 카드값 중에 건강제품, 약값 이런 데 쓴 돈의 비중이 늘면 3개월 뒤에는 경기가 하락했습니다.

경기가 좋아질 때는 40대가 적극적으로 시간을 갖고 안 하던 운동도 할 여유가 생기는데 힘들어질 때는 그냥 비타민 정도 사는 걸로 건강 챙기고 아니면 아파야지 그때 가서야 약국을 가고 그렇게 살게 된다. 그런 추측도 하게 되는 지표입니다.

<앵커>

제가 요즘 비타민 열심히 먹고 있는데 와닿는 얘기네요. 그런데 이게 돈을 쓰는 입장에서 얘기를 하는 거고 반대로 돈을 쓰는 사람에게 받아야 되는, 손님을 받아야 되는 업종도 역시 경기를 타는 분석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경기에 굉장히 민감한 업종이 있었는데 일식집입니다. 일식집들이 못 버티고 폐업을 하면 경기가 나빠지는 중이었고요. 반대로 경기가 회복 중이면 일식집들이 새로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나빠질 때 우리 소비자들이 딱 발길을 줄이는 곳이 호텔과 커피전문점이었습니다. 또 차 몰다가 주유소 들렀을 때 자신 있게 "가득 채워주세요." 이런 말 안 나오기 쉽지 않잖아요.

이게 실제 패턴으로 보였습니다. 소비자들이 한 번에 기름 넣을 때 쓴 돈이 5만 원 이하인 비중이 늘면 경기가 곧 나빠졌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생길수록 한낮에 하는 운동경기도 직접 가서 보나 봅니다. 한낮 운동경기에 가서 쓴 돈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도 앞으로 다가올 경기를 예측하는 신호가 됐습니다.

그러고 저 이거 정말 공감되는데 저도 절약해야겠다 싶으면 딱 출근할 때 입을 옷만, 필요할 때만 사거든요. 남녀 모두 호황을 앞둬야지만 비로소 캐주얼에 쓰는 돈의 비중을 높였습니다.

그 외에도 "아 정말 그렇겠다." 싶은 패턴들이 여럿 있었는데요, 20대가 학원에 등록해서 뭘 배우고 놀러 다니면 경기가 좋아질 때고 그냥 책으로 공부하고 끼니를 편의점에서 때우는 경우가 늘면 안 좋아질 때입니다.

30대가 여행을 많이 하면 경기 회복 중이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전보다 많이 타면 침체 전이었습니다. 50대가 백화점까지 나가서 뭘 사면 경기가 좋아지고 있었고요. 그냥 동네 식당이나 동네 소매점에 주로 해결하면 그 반대였습니다.

60대는 호황 전엔 손자 손녀들에게 장난감을 많이 사줍니다. 그런데 침체기에는 그런 여유가 없고요, 한의원과 병원부터 찾는 패턴이 보였습니다.

<앵커>

초기 단계이니까 이걸 잘 가다듬으면 정부도 그렇고 일반 기업들도 예측을 해서 물건을 더 만들거나 덜 만들거나 여러 가지로 활용을 할 수가 있겠어요.

<기자>

네, 지금까지 말씀드린 그 지표를 가지고 종합지수를 만들었습니다. 원래 금융당국이 경기 전망하려고 만드는 지표 중에서 소비자심리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이건 일부 샘플 가구들에 주기적으로 설문을 해서 만드는 건데 이렇게 데이터가 광범위하고 산출이 빠르게 나올 수 있는 카드 정보로 본 소비 패턴이 유의미하게 경기선행지수로 나타나서 금융당국도 앞으로 이 지수를 참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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