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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 그 후…찍어내 보복한 새마을금고 이사장

<앵커>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우수 고객들을 접대한다면서 직원들한테 개고기를 삶게 했던 일, 기억하십니까? SBS 보도를 전후해서 이사장의 강요 혐의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됐고 새마을금고 중앙회도 감사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감사의 초점이 이사장의 잘못이 아니라 내부 고발자를 향했고, 그 동안 이사장은 해당 직원들에게 보복성 인사 조치를 했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 그릇에 담긴 게 개고기입니다. 그런데 이 개고기를 요리한 곳이 식당이 아니라 바로 새마을금고였습니다.

[내부 고발 직원 A씨 : 이사장이 직접 구입했고요. 머리부터 꼬리까지 다 있는 그런 개를 사 가지고….]

지난해 10월 취재 때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이사장. 뒤로는 측근을 동원해 내부 고발자로 의심되는 직원들을 압박했습니다.

[이사장 측근 금고 직원 : 이사장님은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이상 같이 근무할 거야. 어떤 직원이 어떻게 진술했고, 어떻게 경찰 조사받았는지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다 알아.]

이사장이 위축되기는커녕 고발자 색출과 압박에 나선 건 새마을금고중앙회 감사에서 별다른 지적 사항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외려 감사팀은 내부 고발자가 대출 등 업무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찾는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고발을 주도했던 금고 퇴직 직원에 관해 현직 직원이 쓰던 진술서입니다.

아래쪽에 연필로 쓴 부분이 있는데 퇴직 직원의 근무 당시 대출 기록을 확인한 감사팀이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진술서에 쓰라고 적은 내용이라고 합니다.

시키는 대로 썼던 직원이 이건 아니다 싶어 진술서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새마을금고 직원 : 어제 연필로 이렇게 수정해주시고 문제점을 적어 주셨잖아요. 그걸 적어주셔서 제가 그걸 보고 거의 작성한 건데.]

[새마을금고중앙회 감사팀원 : 야 이 사람아. 내가 다 적어주진 않았어.]

보복성 인사 조치도 있었습니다.

이 새마을금고에는 20여 명이 근무하는데, SBS 보도 직후 갑자기 10명이 새로 채용됐습니다.

이 중 9명은 6개월 한시적인 시간제 직원인데, 고발자로 의심받은 직원들의 일이 이들에게 맡겨졌습니다. 원래 직원들은 시간제 직원 옆, 보조 의자에 앉아 업무를 알려주는 일을 한 달 넘게 하고 있습니다.

[내부 고발 직원 B 씨 : (시간제 직원) 뒤에 서서 업무를 계속 가르치는 거예요, 자리 없이. (내부 고발한) 직원들은 컴퓨터 없는 사람도 있고요.]

임시 직원들에게 통장 개설이나 해지·입출금 같은 창구 업무를 맡겼는데, 자산 관리 업무를 시키지 못하게 한 금고 규정을 어긴 겁니다.

이사장은 업무를 가르쳐주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 책상 없이 옆에 앉아서 가르쳐야지 둘이 어떻게 함께 책상에 앉습니까. (직원들) 자르기는, 요새 누가 마음대로 잘라요? 아참.]

새마을금고 감독 기관인 행정안전부가 금고의 부조리와 갑질을 막겠다면서 지난해 10월 신고센터를 만들었지만 표적 감사와 보복성 조치는 막지 못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홍명, VJ : 김준호·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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