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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담아…난생처음 써본 '손편지'

엄학순 할머니는 마흔 살에 남편을 먼저 보내고 청소일을 하며 자식 다섯을 키웠습니다. 그렇게 30년 전에 막내딸을 시집보내고 홀로 적적하게 지내게 됐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사람들과 모여 손편지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할머니의 삶은 즐거워졌습니다.

글 쓰는 법도 배우고 난생처음 자식들에게 손편지도 썼습니다. 딸이 감동했다며 전화가 왔을 때는 더없이 감격스러웠다고 하는데요, 엄 할머니는 2년째 동네에서 열리는 손편지 교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편지쓰기를 통해 외로움을 잊고 마음을 치유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함께 편지를 쓰는 동안 서로 대화도 많아졌고 어르신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곳은 예비 사회적 기업인 손편지 제작소입니다. 대표 조아름 씨가 이 사업을 하게 된 건 그녀가 방황하던 시기에 힘이 된 친언니의 손편지 때문이었습니다.

진심 어린 편지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는데요, 이때부터 그녀는 편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세월호 추모 메시지를 편지로 엮어 유족들에게 책들 만들어주고 일본 위안부 피해 역사를 다룬 영화 귀향의 제작진들을 위해 감사 메시지를 모은 손편지도 전했습니다.

또 군부대나 지역 커뮤니티를 방문하며 편지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전국 곳곳을 다닌다는데 쉬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한 대기업의 청년창업 지원 캠페인에 선정돼 전국적으로 프로젝트를 알릴 기회가 마련됐고 사람들과 함께 쓴 편지가 어느새 1만 통을 넘었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손편지의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더없는 힘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 "내 딸, 사랑해 엄마가"…80년 만에 보낸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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