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플랜 다스의 계' 150억…다스 주식 최적의 매수 타이밍은?

[취재파일] '플랜 다스의 계' 150억…다스 주식 최적의 매수 타이밍은?
작품 '플란다스의 개'에서 이름을 따온 모금 운동 '플랜(Plan) 다스(DAS)의 계'가 목표 금액 15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시민들로부터 모은 돈으로 다스 주식을 사들여 주주가 되고, 다스의 실소유주를 밝혀내겠다는 운동입니다.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금을 시작한 지 불과 1달도 안 돼서 150억이라는 큰돈이 모였습니다. 연필에 비유해, '한 다스' 15만 원 보냈다, '두 다스' 30만 원 보냈다는 글이 홈페이지에 끊임없이 올라왔습니다.

● 다스 주식, 비상장 회사인데 매수할 수 있나?

다스는 비상장 회사입니다. 거래가 가능하긴 하지만, 일반인이 쉽게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됐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라고 있습니다. 2010년에 숨졌는데 다스 대주주였습니다. 아내 권영미 씨가 다스 주식을 상속받았는데, 상속세를 낼 돈이 부족했는지, 돈 대신 다스 주식으로 상속세를 냈습니다. 이걸 '물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스의 3대 주주는 국가(기획재정부)가 됐습니다. 지분율 20% 정도 됩니다.

기획재정부는 다스 주식을 국고에 귀속해야 하니까, 이걸 팔려고 2011년부터 시도했습니다. 매각은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맡았습니다. 한 주씩 팔지는 않고 세 덩어리로 나눠서 매각 공고를 냈습니다. 1만 주, 1만 주, 3만8,800주 이렇게요. 2011년 처음 판다고 했을 때는 총 843억 원에 내놨습니다. 안 팔려서 여러 번 유찰이 됐고, 나중에는 505억 원까지 떨어졌는데, 그래도 안 팔렸습니다. 그렇게 6년이 흘렀습니다.

다스 주식은 6년 사이 가치가 훌쩍 뛰었습니다. 올해 초 매각 공고가 나왔을 때는 세 덩어리 합쳐서 1,426억 원이었습니다. 올해도 산다는 사람이 없어서 6번 유찰이 됐고, 가격이 유찰될 때마다 계속 떨어졌습니다. 지금은 1만 주짜리 가격이 145억 원 정도 됩니다. '플랜 다스의 계'가 150억을 목표로 한 것은 바로 1만 주짜리를 구입하겠다는 뜻입니다. 3만8,800주는 564억 원 정도 됩니다.
플랜 다스의 계
● '플랜 다스의 계'의 향후 전략은?

다스 주식 1만 주를 구입하면 지분율이 3.39%가 됩니다. 자산관리공사가 매각 최소 단위를 1만 주로 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상법상 지분율 3% 이상이면 주주로서 여러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액주주로서 다스에 주주총회를 소집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을 추궁할 수 있는 것이죠. 회계장부 열람권도 있는데, 현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연구위원은 그래서 이번 모금 운동을 '트로이의 목마'에 비유했습니다. 3%의 작은 지분율로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는 취지입니다.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안원구 집행위원장,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그는 다스 주주가 된 뒤에 다른 주주는 실소유주가 아니니까 의결권을 제한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낼 거라고 했습니다. 다른 주주는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인물이거나 단체입니다.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 씨가 최대 주주(47.3%), 주식을 상속받은 권영미 씨가 2대 주주(23.6%), 3대 주주는 말씀드린 대로 국가(19.9%), 4대 주주는 청계재단(5.0%) 등입니다. 법원에 의결권 제한 소송을 내면 이 주주들은 모두 자신들이 실소유주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게 안원구 집행위원장의 설명입니다.

● 다스 주식, 최적의 매수 타이밍은 언제일까?

국민들로부터 150억 원은 모았으니, 이제 매수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최적의 타이밍은 바로 '지금'입니다. 취재진이 자산관리공사에 확인한 결과, 다스 주식은 올해 초 매각 공고가 나온 뒤 6번 유찰됐지만 현재도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태라고 답했습니다. 다스 주식 매각 공고에는 "유찰된 주식은 차기 매각 가격 결정일 전일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돼 있습니다. 지금 매수 신청서를 내고 보증금을 납부하면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 수의계약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 다스 주식의 매각 가격은 다시 껑충 뛸 게 틀림없습니다.

기획재정부는 현재 다스 주식의 가격을 재평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만 주짜리가 올해 초 처음 나왔을 때 가격이 242억 원이었습니다. 지금 145억이니까 연초보다 가격이 40%나 떨어진 겁니다. 기재부가 가격 평가를 다시 한 뒤에 기재부 산하 증권분과위원회에서 의결하면, 자산관리공사는 내년 초에 새 가격을 공시하게 되는데, 145억 1만 주짜리가 다시 200억을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스 주식은 그래서 지금 매수 신청을 해야 합니다.
다스, 국정감사,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
● MB 측이 다스 주식 매입에 나선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이런 모금 운동이 눈에 거슬릴 수 있습니다. '플랜 다스의 계'가 다스 주식 사는 걸 막으려고 시도할 수 있겠죠. 자산관리공사가 내놓은 다스 주식을 이 전 대통령과 관련 있는 누군가 갑자기 사겠다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다만, 자산관리공사 매각 공고를 보면 당초 이 주식을 세금으로 냈던 권영미 씨는 매수에 참여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또 권영미 씨의 '연대납세의무자'도 매수에 참여할 수 없는데, 자산관리공사는 '연대납세의무자'란 권영미 씨의 두 자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3명을 제외하고는 다스 주식을 사는 데 규정상 문제가 없습니다. 

'플랜 다스의 계'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주식을 1만 주만 사는 건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플랜 다스의 계'가 다른 1만 주를 구입해 3.39%의 지분율을 확보하면 소액주주 권리를 행사하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플랜 다스의 계'를 무력화 하려면 이 전 대통령 측이 1만 주짜리 두 덩어리를 모두 사야 합니다. 290억 원, 거액이 필요합니다. 만일 '플랜 다스의 계'가 사려고 한 1만 주를 이 전 대통령 측도 사겠다고 신청서를 낼 경우에는, 더 높은 금액을 써낸 쪽에 주식을 팔게 돼 있습니다. '트로이의 목마'가 다스의 진짜 주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