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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여성 억압' 사우디, 개방·자유 카드 꺼낸 이유는?

사우디에선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것조차 논란이 되는 나라입니다.

차 안에서 자전거를 타는 여성을 발견한 남성들이 신기한 듯 대화를 나눕니다.

[저 여자들이 사우디에서 자전거를 타려고 하네. 이 도시는 좀 특별한 곳이지. 봐봐. 지금 출발한다.]

여성의 권리를 극도로 억압해 온 사우디 정부가 지난 9월 여성에게 운전 면허증을 발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엔 오토바이와 트럭 운전까지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활기찬 사회와 진취적인 국가를 목표로 하겠다는 사우디 비전 2030 정책의 일환입니다.

사우디 정부는 수십 년 동안 금지해 왔던 콘서트와 영화 관람에 대한 금기도 풀었습니다.

한 외국 음악가의 콘서트장에선 여성과 남성 관객이 섞여 관람하는 파격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대표적인 여성 인권 침해 사례로 꼽히는 남성 보호자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우디에선 해외여행이나 취업을 할 때조차 남편이나 아버지 등 남성 가족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온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는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도 쏟아내고 있습니다.

비키니 차림까지 허용하겠다는 홍해 휴양지 건설 프로젝트와 미래 신도시 네옴 건설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사우디 정부가 경제구조 개혁과 사회 변화에 매진하는 건 정부 수입의 85%를 차지하는 석유 수입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가 하락의 여파로 대규모 재정적자를 기록하면서 사우디 정부는 세금을 인상하고 각종 복지혜택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산유국으로서의 풍요와 번영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걸 국민들도 체감하기 시작한 겁니다.

쌓여가는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고 왕가의 통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우디 정부가 개방과 자유라는 카드를 뽑아 든 건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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