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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안진걸 "고달픈 20만 대리운전 기사들의 하룻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9일 (화)
■대담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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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리운전 기사 숫자, 전국에 약 20만 명… 업체는 약 2만 개
- 대부분 소속 없는 완전 개별 자영업자… 특수고용 노동자
- 수수료 약 20%, 어플 비용, 보험료 등 내면 약 60% 남아
- 대리운전 기사 노조, 신고했지만 노동부에서 반려
- 지난해, 대리운전 기사 처우 개선법 법안 제출


▷ 김성준/진행자:

서민과 우리 청취자 편에 서서 얘기하는 코너 <안진걸의 편파방송> 코너가 돌아왔습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연말연시입니다. 이게 참 제일 요즘 힘든 것 중 하나가 망년회, 송년회 하고 나서 집에 가는 문제예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날 너무 춥고 더더욱이나 눈길이면. 이런 날은 술 드시지 말고 일찍 들어가셔야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게 쉽나요. 저도 최대 목표가 지하철 끊어지기 전에 끝나서 간다는 게 목표인데. 쉽지 않더라고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그럼요. 중요한 모임 가셔야 하니까. 지난주에 저희들이 알려드린 인사불성. ‘인간을 사랑하라는 말은 불경에도 있고 성경에도 있다.’ 이런 좋은 건배사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렇게 약주 드시고 음주운전 하면 절대 안 되니까. 우리를 대신해서 운전해주는 대리기사님들. 이 겨울에 가장 고생하시는 분들이 환경미화원 선생님들. 눈길 치우는 분들, 대리기사님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기분 좋은 건배사 해놓고 약주 드신 다음에 대리기사님들 함부로 하는 분들이 있는 거예요. 반말을 무조건 한다든지. 또는 그 고마운 분들에게, 사실 저는 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들 대신 안전하게 이동해주셨으니까. 그런데 얼마 전에 피해 사례 한 번, 아저씨 젊을 때 뭘 하고 그 나이에 대리기사 하느냐. 그러니 우리가 이런 사람들은 한 번 혼내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마 청취자 분들 중에는 그런 분들이 전혀 없을 텐데. 실제로 이런 사례가 올라오더라고요. 말 함부로 하는 사람. 운전하고 있는데 뒤에서 툭툭 치는 사람.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대리기사님들 사연 준비해 봤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건 아주 시의적절하기도 하고. 또 사실은 처우나 여러 가지 제도 자체가 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가끔 대리운전으로 집에 가다가 기사님들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참 개선되어야 될 게 많아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그러니까 일단 우리 청취자님들 궁금하실 테니까 대리기사님들 숫자가 전국에 20만 명 쯤. 그 다음에 업체는 등록된 업체만 4천 개. 무등록 업체까지 하면 1만 개에서 2만 개까지 된다. 아주 난립되어 있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게 카카오가 ‘카카오 드라이버’ 시작하면서 대리기사 업체들 다 망할 것이라고 했는데.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그런데 아직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일부 도태되는 업체는 있을 겁니다. 카카오 대리도 지금 진출해 있는 상황이고요. 그 다음 연간 매출액은 한 3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는데. 정부 어디에도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왜냐, 이 분들은 노동자도 아니고요. 자영업자로 분류는 되어 있는데 자영업자 모임이 잘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이를테면 시장연합회, 상인연합회 이런 게 있잖아요. 우리가 전통시장 등에 가보면.

▷ 김성준/진행자:

지금 말씀하시는 자영업자라는 것은 이 대리기사들이 업체에 소속이 돼서 월급을 받는 게 아니라 각자 이름만 등록하고 일종의 수수료를 내는 셈이라는 거죠.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우리는 앞뒤가 똑같은 번호라든지 이런 광고를 보내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이 분들이 거기 소속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대부분은 소속이 없는, 완전 개별 자영업자, 특수고용 노동자입니다. 그러니까 노동3권과 4대 보험이 없어요. 기본적으로. 그리고 기본 구조가 그런 상태로 대리에 뛰어들잖아요. 그러면 수수료가 20~30%. 1만원을 만약 받았다, 2천원, 3천원 정도를 수수료로 업체에 내야 합니다. 그 콜을 받은 업체 있잖아요. 그 콜을 받을 때 어떻게 받느냐면, 그냥 우리가 콜택시에 전화하듯이 받는 게 아니고. 이 분들은 어플이 있어요. 유명한 회사, 언론에도 많이 나왔으니 ‘로지’라든지, ‘콜마너’, ‘아이콘’이라고 하는 3대 어플 회사가 있거든요. 거기를 가입해야 하는데 그 어플 비용을 한 달에 1만 5천원에서 2만원까지 내야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플의 가입 비용이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우리가 보통 집에 가실 때, 아마 우리 청취자들도 2만원에서 3만원 냈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그리고 택시비보다 조금 더 싸게 나오기도 하잖아요. 어떤 때는 비싸기도 하지만. 그렇게 받으셔봐야 수수료 20% 기본으로 내고, 거기에 어플 비용 1만 5천원에서 2만원 내고, 그리고 스마트폰 다 자기들 통신비 내야 하잖아요. 우리 통신비도 비싸잖아요. 거기에 보험료, 요즘 보험 가입 안 되면 꺼림칙하니까.

▷ 김성준/진행자:

그 보험 가입 자체도 업체가 내는 게 아니라 개인이 각각 보험을 갖고 있는 것이군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내는 게 아니고 이 분들이 회사에 돈을 내면 회사가 그것을 모아 단체 보험을 가입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보험료도 한 달에 10만 원에서 15만 원씩 해요. 한 달에. 그러니까 실제로 2만 원 받으셔봐야 실제 받는 돈은 60% 정도밖에 안 됩니다. 2만 원으로 5건 해서 10만 원 받았으면 대충 먹고는 살겠거니 하지만. 실제 거기서 버는 돈은 5만 원, 6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한 달 내내 뛰어도 200만 원이 안 되는 거네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그래서 평균 150만 원에서 200만 원 받으시는 것으로. 아주 베테랑 선생님들은 조금 더 받는 분들도 계시죠. 그러니까 을 중의 을이고, 거리의 가장 취약한 을이다. 조직도 없어요. 그나마 비교적 최근에 대리기사 노동조합, 대리기사 협동조합, 대리기사 협회가 생기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데. 대리기사님들 지금이라도 그런 조직에 빨리 가입하셔서 보호를 받으셨으면 좋겠고. 못 받아도 우리 시민들, 국민들,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함부로 대하지 않고 이 분들의 권익이. 사실 우리 밤마다 이렇게, 제가 다시 말씀드리지만 상 드려야 될 분인데. 오히려 꾸중을 듣고, 모욕을 받고, 회사로부터 갑질을 당하고. 이런 상황이거든요. 관련 법률도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우선 이런 제도적인 문제점을 말씀하시자면. 대리기사 노동조합이 생겼다고 하는데 이게 법으로 인정받은 노조인가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아니요. 그런데 얼마 전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인정해야 한다. 노동권의 보장. 이런 공고를 했고 문재인 정부 공약으로 돼있습니다. 그래서 택배, 우리 집에 똑똑 하고 나가보면 안 계시는 분들이 우리 택배 노동자들이잖아요. 하나라도 빨리 날라야 하니까. 택배는 노동조합이 이번에 신고필증이 났습니다. 노동부에서. 그 분들도 대표적인 특수노동자거든요. 자영업자로 분류돼서. 그런데 대리는 대구경북 지역의 노조가 일부 인정됐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전국적으로 이번에 신고를 했는데. 노동부에서 요건이 안 맞는다고 반려가 돼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노동 존중을 표방하면서 굉장히 좋은 정책을 많이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조를 인정하는 데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요.

▷ 김성준/진행자:

일단 택배는 됐고. 택배에는 퀵서비스도 포함이 됩니까?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아직 퀵서비스는 포함 안 됐습니다. 퀵서비스, 골프장 캐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가 대표적인. 그 다음에 우리 계속 타워크레인 사고 나잖아요. 건설기계 노동자들도 다 특수고용 노동자로 돼있습니다. 보호를 못 받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문자 9371님이 보내신 것 보니까 ‘퀵서비스는 더 합니다. 수수료가 23%라고 하네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예. 우리 퀵서비스 노동자 선생님들을 위해서도 방송 한 번 준비하겠습니다. 이 수수료도 만약에 대리운전법을 만들면요. 지금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작년에 대리운전 처우개선법, 대리운전 기사들 보호하는 법을 내놨거든요. 거기에 보면 예를 들면 부당한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에. 보통 요즘 직업소개소에 직업 소개할 때 수수료 10% 이상 못 받게 돼있습니다. 그러니까 수수료는 10%만, 또는 대리기사는 업종 현황에 따라서 15% 정도라도. 지금보다 수수료를 낮추고. 그 다음에 이들이 대리기사 협회든, 대리기사 노동조합이든 만들 수 있게 법적으로 보장해 주면. 지금보다는 처우가 많이 개선되지 않겠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이 노조 신청이 반려된 이유는 뭔가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대구경북 지역 노조인데 전국 노조로 신고하려면 노조가 전국 노조로 바뀌어야 하는데. 지역 노조에서 크게 바뀐 게 없다. 변경사항을 불인정해준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약간 절차적 문제네요.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약간 절차상의 문제인데 조금 궁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죠. 대구경북 지역 노조뿐만 아니라 서울 수도권에도 지금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으로 소속해서 노조원들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요즘. 그러면 일부 흠결에도 불구하고 빨리 보정해서 신고필증 내주면 되는 겁니다. 이 분들이 지금 아무 조직이 없어서 고통 받고 있는데 빨리 인정해주면 되는 것이거든요. 기본적으로 자주적으로 모이는 곳이니까. 노조라는 게. 그래서 이 분들이 국회 앞에서 30일 동안 농성도 하셨어요. 단식도 하시고. 지금도 저희가 빨리 노동부에게 인정해 달라. 이렇게 저희도 호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원혜영 의원이 발제하셨다는 법안은 지금 진행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지금 법은 제출되어 있고, 19대 때도 몇 개 제출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다시 원혜영 의원님이 제출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아직 논의가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야가 싸우는 것, 흔히들 국민들께서 꼴 보기 싫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싸우는 부분도 있다고 보는데. 이런 법들은 빨리 통과를 시켜주고 싸워야 되지 않을까. 싸우더라도. 전월세 상한제라든지, 상가 임차인들 보호하는 법이라든지, 대리기사 보호법이라든지, 통신비 인하법. 이런 것은 다투는 것과 별개로 그냥 하면 되잖아요? 민생 입법이니까. 빨리 이 법이 처리가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리기사님들은 어떤 정부의 보호도, 법적 조치도, 통계도 없다고 제가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그냥 밤에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 또는 피곤하고 힘들어서 교통사고를 예방해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이 분들이 해주시잖아요. 그런데 아무 보호가 없는 거예요. 심지어 이 분들이 음주운전, 피곤하신 분 대신 운전뿐만 아니라. 차를 샀는데 받으러 가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잖아요. 공장이나 대리점에. 탁송이라고 해서 탁송도 이 분들이 해주세요. 그러니까 굉장히 고마운 일을 많이 해주시는 분들이거든요. 그런데 정말 우리 사회가 이 분들만큼은 특별히 보호해 드릴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아까 처음에도 말씀하셨지만. 그 대리운전 가면서 폭언을 하거나 폭행을 하거나. 자기 마음대로 여러 군데 대리 콜 불렀다가 빨리 오는 곳만 받고 나머지는 다 취소해 버리고.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그 콜이 취소되면 이 분들이 헛걸음 하게 되잖아요. 시간 싸움이잖아요. 밤새 하나라도 더 해야 하거든요. 그 다음에 벌금을 또 물리는 업체가 있어요. 콜 취소가 이 분들 책임도 아닌데. 그 다음 모욕은 하지 말자고요. 이 분들이 고생하면 고맙다고 하고. 저 같은 경우는 잔돈 2천원이라도 있으면 그거라도 더 드리면서 차비에 보태 쓰라고 하거든요. 모자라지만. 저도 부자는 아니지만. 수수료 한 15%, 10%로 내리고. 처우 우리 모욕하지 말고. 오히려 고맙습니다 하면, 이 분들 때문에 우리가 안전해지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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