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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4명 사망' 이대목동병원 총체적 관리부실 의혹


그제(16일)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미숙아 4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이 환자 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대목동병원이 어제(17일) 공개한 사망사건 경위서를 보면 A 환아에게 1차 심폐소생술이 이뤄진 시간은 오후 5시 44분∼오후 6시 4분입니다.

이 환아는 오후 8시 12분에 2차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오후 10시 10분에 끝내 사망했습니다.

심폐소생술은 B 환아는 오후 7시 23분∼오후 9시 32분, C 환아는 오후 9시∼오후 10시 31분, D 환아는 1차 오후 9시 8분∼오후 9시 10분, 2차 오후 9시 11분∼오후 10시 53분에 각각 진행됐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들 환아는 모두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족들은 병원 측이 대처에 소홀했고, 환아 보호자들에게도 제대로 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신생아들이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며 의료진 과실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신생아중환자실 실장을 맡은 조수진 교수는 사고 당일 오전 11시, 오후 4시쯤 회진을 했으나 사망 사고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병원 측 대응과 환자 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보건소 신고도 늦었습니다.

환아 보호자 측은 동시 다발적 사망 사고가 발생한 후 약 14분 뒤인 그제 오후 11시 7분쯤 경찰 신고를 했지만, 양천구보건소에 신고 접수가 들어간 시점은 약 2시간 이상 지난 시점인 어제 오전 1시쯤이었습니다.

미숙아들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을 의료진이 유족보다도 '늑장대응'을 한 셈입니다.

특히 숨진 미숙아들의 치료와 긴급 조처를 담당한 의사와 간호사들은 1차 경찰 조사에서 "왜 숨졌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답했습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환아 몸 상태는 당연히 중환자실에 근무하고 있는 의료진에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당시 상황이 급박했다 하더라도 사고 발생 후 하루가 지나도록 병원 측이 사망 원인을 전혀 추측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라고 전했습니다.

유족과의 소통 문제도 이대목동병원이 이번 사망 사고에서 미흡한 부분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대목동병원은 유족과 전혀 상의하지 않고 어제 기자브리핑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욱이 유족 대상 정식 브리핑은 아직 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기자브리핑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급하게 현장을 찾은 한 유족은 "병원에서 우선순위로 챙기는 대상이 언론사인지 유가족인지 묻고 싶다"며 "왜 유가족한테는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언론 브리핑을 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정혜원 원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들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유족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유족은 "유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브리핑을 먼저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병원 측은 사과 말만 내놓으면 다냐"라며 "추후에 유가족을 우선순위에서 밀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대목동병원 홍보실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유족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보건소·경찰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이른 시일 내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출입 통제 상태입니다.

병원 측은 1층 로비에 있던 '임산부의 날' 대통령 표창 현수막을 철거하는 등 자성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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