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민섭을 찾습니다'…모두가 조건 없이 도와줬다

민섭이가 민섭이 여행 보내줌
“왜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인천공항에 도착해 김민섭 작가님을 만났을 때
제일 먼저 물어본 질문이었습니다.
“김민섭 씨가 잘 되면 좋겠어요.
그게 우리가 잘 되고 있다는 어떤 증거가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전 아무 조건 없이
일주일 동안 일본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후쿠오카에 갈 김민섭을 찾습니다.’
2주 전쯤인가, 신기한 글에 태그가 됐어요.
태어나 그렇게 많은 김민섭은
처음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저보다 딱 열 살 많은
김민섭이라는 작가님이 또 다른 김민섭을 찾고 계시더라고요.
아이가 아파 여행을 못 가게 됐는데 티켓을 취소하는 대신

누군가 다른 김민섭에게 티켓을 선물하고 싶다는 글이었어요.

그 수많은 김민섭 중에도 특별한 김민섭이 필요한 이유가 있었죠.
비행기 티켓은 영문표기까지 똑같아야 양도가 된대요.

바로 MIN SEOP
“안녕하세요 김민섭 작가님 김민섭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을 했고 제가 행운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더 신기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못 쓴 후쿠오카 교통패스가 있어요!”

“혹시 숙박권은 안 필요하신가요?”

모두가 아무 조건 없이 도움을 주시더라고요.
심지어 제 여행을 응원하는 프로젝트까지 생겼고요.
쏟아지는 관심과 도움들...
행운으로만 느껴질 줄 알았는데 막상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스물다섯 휴학생,작품도 나오지 않은 디자인 전공생.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인데...
내가 이런 도움을 받아도 되나?
자신이 없었어요.
무거운 마음을 안고 공항에 도착했을 때 김민섭 씨가 제게 말했습니다.

“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조건 없는 도움을 받은 적이 있어요.”
“지방대 시간강사를 그만두고 글만 쓰던 시절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제 책이 출판되도록 도움을 줬거든요.”
“작가님이 잘되면 좋겠어요. 그뿐이에요.”
 “왜 이렇게 잘해주시나요?”
이렇게 물어보면 늘 같은 대답이 돌아왔죠.

“작가님이 잘되면 좋겠어요. 그뿐이에요.”
마음의 짐을 덜고 떠난 후쿠오카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놓친 버스를 기다리며 김민섭 작가님께 편지를 쓰고
자기 전엔 후원해 주신 분들께 보답할 그림을 그렸어요.
사실 갑작스레 떠나 실수도 빈틈도 많았지만
그 어떤 여행보다 완벽했습니다.
여행 내내 김민섭 작가님이 말씀하신
‘믿을 수 없는 연대’가 생각나더라고요.

“민섭 씨의 삶 어느 순간에 
이 여행처럼 ‘믿을 수 없는 연대’가 일어났음을 기억하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제가 경험한 ‘믿을 수 없는 연대’를 마음속에 담고 
저 또한 대단할 것 없는, 소중한 보통의 삶들을 응원하며 살겠습니다.
저,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후쿠오카를 갈 김민섭을 찾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아이가 아파 여행을 취소하게 된 김민섭 작가가 비행기 티켓을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 양도하겠다고 한 겁니다. 그런데 비행기 티켓을 시작으로 교통패스, 숙박권 등 '김민섭 후쿠오카 보내기'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났습니다. 조건 없이 도와준 사람들 덕분에 후쿠오카를 다녀온 김민섭 씨의 여행 후기를 전합니다.

기획 하현종 권재경 권예진 인턴 / 그래픽 김민정

(SBS 스브스뉴스)    
* SBS '보이스 (VOICE)'로 들어보세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