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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우병우 기습 압수수색 촬영 원본 공개

우병우 전 수석 기습 압수수색의 모든 과정을 담은 촬영원본을 공개합니다.
 
계단을 내려오는 우병우 전 수석의 모습은 평소처럼 무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빠른 걸음으로 취재진을 통과했던 오전과는 달리 지친 듯 무거운 걸음이었습니다. 저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때 우 전 수석 뒤에서 따라 내려오는 사람들 중에는 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의 모습도 보입니다. 아마도 우 전 수석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법정에서부터 따라온 것으로 이해됩니다.

우 전 수석이 4번 법정 출입구를 나와 중앙지검 서문으로 향할 때쯤 카메라든 저와 맞닥뜨렸습니다. 처음에는 고개를 돌려 노려보듯이 쏘아보다가는 관심 없다는 듯 시선을 돌리며 다시 앞만 보고 걸어갔습니다. 서문 밖으로 나와서 차로 향하는 우 전 수석을 촬영하고 있는데 뒤에 남성 한 명이 우 전 수석을 향해 빠르게 다가와서 저도 모르게 카메라 줌인을 했습니다. (카메라기자는 화면에서 중요한 것을 강조하고 싶을 때 줌인 사용합니다.) 우 전 수석도 발걸음 소리에 놀랐는지 뒤를 둘러봅니다. 법정에서부터 따라온 그 수사관이었습니다.

우 전 수석이 차에 탑승하려고 다가오는 순간 차량 앞에는 이미 수사팀 중 한 명이 미리 기다리고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저의 뒤에서 갑자기 등장해 우 전 수석의 오른팔을 잡으며 그를 멈춰 세웠습니다. 우 전 수석은 고개를 돌려 수사팀 일원을 바라봤지만 다시 신경 쓰지 않고 차량번호를 확인한 후 차량에 탑승하려 했습니다. 다급해진 수사팀은 우 전 수석의 차량 문을 막고 검찰청에서 왔다고 다시 힘주어 말합니다. 이에 눈이 휘둥그레진 우 전 수석이 차 문 손잡이를 잡은 채 말합니다. “뭔 소리야 이게 지금?”

저도 이때까지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잡음이 많았고 소리도 너무 작아서 대화가 들리지 않는 상황이라 그 무리의 소속이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이라는 확신은 있었고, 저는 당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오디오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고, 저와 한 팀으로 취재하는 오디오맨을 통해 마이크를 취재기자에게 전달했습니다. 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소리에 집중하며 현장을 촬영했습니다.

갑자기 수사팀 중 한 명이 촬영을 못 하게 저를 막아섰고 다른 수사팀 일원들도 집행이 이루어지는 주변을 둘러쌌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떤 상황인지 포착하기 위해 차량 쪽 빈틈으로 빠르게 이동해 저를 막는 수사관의 어깨를 잡은 채 촬영했습니다. 그때 주변 잡음 사이로 ‘휴대전화와 차량에 대해 영장집행을 한다’는 작은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순간 저도 놀랐지만 우 전 수석의 표정은 더욱 크게 놀란 듯했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생각하듯 잠시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수사팀을 보고 되물었습니다. “휴대폰과 차량이요?”

또 우 전 수석은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는지 입을 힘주어 한 번 꽉 물고는 고개를 돌려 손가락질을 하면서 저와 수사관을 번갈아 노려보며 말했습니다. “근데 지금 카메라 대놓고 지금…”이후 국정원 수사팀이 저의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막으며 취재를 막았고, 저도 근접촬영으로 핵심적인 내용은 충분히 담았기 때문에 영장집행에 방해되지 않는 장소로 옮겼습니다. 급하게 눈이 쌓여 있는 어느 상자 위로 올려가서 전체 상황을 볼 수 있는 와이드 촬영으로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이동 중 어떤 내용이 나올지 몰라 녹화를 끊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수사팀이 여러 이야기들을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 잡음이 많았고, 작은 목소리로 동시에 말이 오가면서 오디오가 잘 수음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방법으로 소음을 제거해가며 반복해서 들었지만 모든 내용을 자막으로 풀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수사팀이 가방에서 꺼낸 영장을 보여주고, 그걸 본 우 전 수석은 차량에 탑승합니다. 보조석에 앉아 있던 우 전 수석의 측근을 내리게 해서 수사팀 두 명도 우 전 수석의 차량에 함께 탑승하고 현장을 떠납니다. 나머지 수사팀과 우 전 수석의 측근은 뒤차를 타고 우 전 수석의 차량을 따라가면서 상황이 종료됩니다. 현장의 모든 과정은 영상에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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