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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치우는 쓰레기 660t…작업 여건 그대로인 이유

<앵커>

환경미화원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연속보도, 오늘(13일)은 이들의 고용문제를 짚어봅니다. 길거리 청소와는 달리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은 지자체 소속이 아니고 민간 용역업체 직원입니다. IMF 이후 비용 절감 이유로 작업을 분리해 민간에 용역을 주고 있는 건데, 문제는 특정 업체가 장기간 수의계약으로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화원 작업 환경 개선이 어렵다는 겁니다.

장세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일반 주택은 17만 가구, 주민 38만 명에 달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쓰레기만도 250t이 넘습니다.

이 많은 쓰레기를 매일 밤마다 치워야 하는 미화원은 불과 143명. 미화원 한 명이 1,100가구를 맡은 꼴이고 혼자서 치우는 쓰레기가 연간 660t이 넘습니다.

쉴새 없이 뛰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 보니 부상이 속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미화원 : (주말에는) 하루에 16시간, 18시간씩 일을 하고 다음 날 또 3~4시간 잠자고 또 바로 나와야 하는 상황이고요.]

매일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 주 6일을 연속해서 일하지만 한 달 급여는 300만 원 정도입니다.

적은 급여에 작업여건만 갈수록 나빠지는 데는 위탁시스템이 한몫합니다.

마포구의 쓰레기 수거 미화원들도 모두 4개 위탁업체 소속입니다.

[환경미화원 : 위탁 시스템이 되면서 (업주 이윤 탓에) 책정된 임금이 (미화원들에게) 안 오니까….]

이런 과중한 격무를 막기 위해 지자체마다 연구 용역을 통해 구역별 적정 작업자 인원수를 산정해놨지만, 말뿐입니다.

수도권의 한 쓰레기 수거 업체가 지자체에 신고한 작업원 명부. 시청에서 제시한 적정인원 24명을 모두 고용한 걸로 나옵니다.

하지만 미화원 동료도 모르는 이름이 3명이나 끼어 있습니다.

[노동조합 관계자 : 회장 차 운전원이었는데 이 사람 몇 년 전에 그만뒀는데 왜 작업원으로 되어 있지?]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업체 측은 전직 회장 운전기사와 사무실 직원 이름을 실수로 올렸다고 해명하지만, 사무실 직원이란 사람은 자기 자리도 없습니다.

[청소 위탁업체 직원 : (자리가 없잖아요?) 돌아다니거나 밖에 일을 하니까, 어디 민원 생겼다 하면 가서 민원 체크 해야 하고 그러죠.]

장기 수의계약을 통한 위탁 체제가 굳어지면서 부정·비리 등이 잇달아왔고 미화원 근로 여건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세경,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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