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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묻은 늑장 수사…한샘 성폭행 사건, 그 전모는?

경찰이 순삭한 3주
국민적 공분을 샀던 
한샘 성폭행 사건.
지난 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풀리지 않는 사건의 전말을 다뤘습니다.
지난 1월 14일,
신입사원 김지영 씨(가명)는
자신에게 도움을 많이 준
상급자인 강 모 계장(가명)에게
고마움을 느껴 술자리를 권했습니다.
술자리가 마무리될 때쯤
강 씨는 김 씨에게
술을 한 잔 더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사건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김 씨는 강 씨가
편의점에서 술을 사오더니
자신의 의사는 묻지 않고
모텔로 향했다고 주장합니다.
“도움을 많이 줬던 사람이어서
이 사람이 나한테 성범죄를
저지를 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했어요.”
- 김지영 씨(가명)/성폭행 피해 주장
/
들어가기 꺼려졌지만
‘내가 널 어떻게 하겠냐’는
강 씨의 말을 믿었다는 김 씨.
하지만 모텔 방 안에 들어가자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 계장의)힘을 못 이겼어요, 제가.
피임 도구를 사용하느냐고
또 물어봐서
그러면 피임 도구라도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 김지영 씨(가명)/성폭행 피해 주장
김 씨는 이틀이 지난 뒤인
1월 16일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고
강 씨를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관이 배정된 건
그로부터 8일이나 지난 뒤였고
배정된 수사관은
퇴직을 3일 앞둔 형사였습니다.
수사는 사실상
멈춰있던 상태였습니다.
그 사이 김 씨의 신고로
해고된 강 씨가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했습니다.
/
“피임도구를 착용해달라고 얘기도 했고.
‘관계를 해도 돼?’ 이렇게
허락을 받고 하는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본능적으로
진행이 되는 거잖아요.”
-김형민 변호사/강 계장 측 대리인
심지어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김 씨의 병실까지 찾아와
합의와 고소 취하를 요구하는 모습을
본 사람도 있습니다.
“전화가 비정상적으로 좀
많이 왔었어요.
(김 씨가 입원한)병원에
찾아와 가지고, 합의해달라고.
(강 씨의 태도가)강압적이었어요,
제가 본 건. 이런 식으로 할 거냐,
협박 비슷하게 하기도 했었고.”
- 신민철 씨(가명)/함께 입원했던 교육 동기
동시에 회사 인사 팀장도
김 씨에게 연락해
진술서를 다시 수정하라고 제안했습니다.
“(강 계장 쪽이) 무고죄로 고소를 하면 
회사도 지영 씨한테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고
하는 거예요.”
- 김지영 씨(가명)/성폭행 피해 주장
겁이 난 김 씨는
인사 팀장의 제안에 따라
수정된 진술서를 냈습니다.
“1번, 강제로 성폭행 당했지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2번, 강제 수준은 아니었고
그래서 형사 처벌과 회사의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 라고 쓰래요.
이렇게 쓰면 형사상 문제도 없을 거다.
그냥 사내 연애로 치고
우발적인 사건으로 할 거다.”
- 김지영 씨(가명)/성폭행 피해 주장
결과는….
강 씨는 정직 3개월로
징계 수위가 낮아졌는데
도리어 김 씨가 ‘풍기문란’ 명목으로
연봉의 10%를 감봉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 이르기까지도
경찰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2월 6일에서야
담당 수사관이 정해졌고,
신고 후 3주가 지난
2월 10일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3주가 지난 사이
모텔 CCTV 영상은 기간 초과로
이미 삭제된 상태였습니다.
또 모텔에 출동했다는
수사팀의 말과 달리
모텔 직원은 형사를
본 적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심지어 수사팀은
강 씨와는 연락을 이어왔지만
김 씨에겐 전화도 한 통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 씨가 상황에 지쳐
고소를 취하하고 난 뒤에야
수사관은 처음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왜 이제야 연락 주셨느냐 하니까
‘가해자 측 변호사가
(김 씨가)고소 취하해줄 거 같으니까
기다려달라고 했다’,
왜 가해자 쪽 말을 들었냐 하니까
‘아, 죄송해요’ 이러는 거예요.”
- 김지영 씨(가명)/성폭행 피해 주장
이후 회사로 돌아간 김 씨는
‘꽃뱀’이 돼 있었습니다.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주간의 늑장 수사가 
아니었다면
진실은 보다 쉽게 모습을
드러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공분을 샀던 한샘 성폭행 사건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기획 하현종, 권재경, 김경희 / 그래픽 김태화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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