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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 아픈데…돌 무렵 아이들에 계속 약 강제 투약

배·머리 발로 누르고 밥 먹여…하루에 5번 투약하기도

<앵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프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억지로 감기약을 먹였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첫 돌 무렵의 아이들한테 줘서는 안 되는 약을 부모 몰래 마음대로 줬다는데, 하루 5차례나 약을 먹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의 한 가정식 어린이집, 한 아이가 자지러지게 웁니다.

어린이집 원장이 이제 갓 돌 된 아이의 배와 머리를 발로 누르고 앉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는 강제로 밥을 먹이는 겁니다.

원장이 이렇게 억지로 밥을 먹인 이유로 내세운 건 투약이었습니다.

이 어린이집 교사인 원장의 딸이 돌 무렵의 아이들을 한 명씩 불러 무언가는 숟가락으로 먹입니다.

시럽 형태의 감기약입니다. 만 2세 미만에게는 투약이 금지된 약이지만, 돌 안팎의 아이들에게 마음대로 먹였고 복용량을 늘리기까지 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 : ○○이(갓 돌 된 아이), 걔는 '기침 시럽' 좀 자주 먹이고. 걔는 덩치에 맞게, 얘랑 양이 달라. 많이 먹여야 되는 거야.]

이 어린이집 관계자는 원생 18명 가운데 10명 넘는 아이들이 아침 점심 하루에 두 번씩 이런 묻지마 투약을 당했는데, 감기 기운이 조금만 보여도 감기약을 먹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실제로 감기에 걸린 아이는 부모가 어린이집에 맡긴 약까지 포함해 하루 다섯 번이나 약을 먹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어린이집 관계자 : (어린이집에서 약을 몇 번을 먹는 거예요. 대체?) (본인이 가져온 약과 원장이 먹이는 약을 포함해서 많게는) 여섯 번에서 다섯 번 정도. 하루 종일 아이가 그날은 처져 있어요, 완전히. 이걸 원장 선생님은 극약 처방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원장 선생님 논리로는 '의사들의 약은 (너무 약해서) 믿을 수가 없다'.]

심지어 숟가락을 물컵에 담궈 헹군 뒤 돌려가며 아이들에게 약을 먹였는데, 이런 투약 사실을 아이 부모들은 전혀 몰랐습니다.

[공혜정/대한 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아이를 위험에 빠트리는 그 모든 것이 아동 학대의 일환이라는 거죠. (이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평가인증에서 고득점 했는데)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는 조사를 했는지도 의구심이 들고요.]

어린이집 측은 아이가 열이 치솟는데 부모에게 연락이 안 될 경우 그냥 약을 먹였던 거라면서 경찰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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