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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김정은은 영하 22도의 백두산에 왜 올라갔을까?"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1일 (월)
■ 대담 : 원일희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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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대북 특사 얘기에 강력 부인
- 레바논, 북한과 관계 유지… 얼마든지 접촉 가능
- 미국 CIA 등 임종석 동선 여러 나라에서 주시
- 대북 특사, 말 한마디 악수 한 번에 의사전달
- 김정은의 백두산 출몰, 분명한 메시지 있어
 

▷ 김성준/진행자: 

<원일희의 ‘왜?’> 해설의 명수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바레인과 UAE에 특사로 출국했어요. 지난 토요일 날 떠나서 2박 4일 일정인데. 일단 대통령 비서실장이 해외특사로 나가는 게 이례적인 일이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혹시 대북 특사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 청와대는 부인을 했는데, 대북 특사가 아니라는 근거가 뭐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손사레를 쳐가며 펄쩍펄쩍 뛰네요. 말이 되는 소리냐고. 일단은 2박 4일 짧은 일정인데요. 어디 중간에 들리는 곳이 없어요. 직항으로 갔다가 날아오는 일정이라고 합니다.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고. 대통령 시계 전달하고. 사진도 나오고 있잖아요? 중간에 만나는 사람도 없고 공식 일정 외에는 아무도 없는데 무슨 대북 특사냐. 손사레를 치면서 강력 부인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김성준/진행자: 

그런 것은 백날 부인해봐야 잘 안 되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러게요. 우리가 대북 특사, 대북 밀사의 역사를 갖고 있잖아요. 거꾸로 생각을 해보면 지금 이렇게 남북 관계가 꽉 막혀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가장 신뢰할만한, 또 가장 영향력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할 수 있는 복심이 누구일까. 지금 임종석 비서실장밖에 없단 말이죠. 

▷ 김성준/진행자: 

임종석 실장은 그런 것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은데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기는 해요. 

▷ 김성준/진행자:

자꾸 그 얘기 하면 보나마나 정말 오래 전 얘기들이 나올 텐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죠. 제가 워싱턴 특파원 했던 2007년에서 2010년 사이에 임종석 실장이 선거 떨어지고 워싱턴 D.C.에 연수 왔잖아요. 그 때 미국 비자가 안 나와서 엄청 고생했어요. 그래서 국회의장이 레터를 써주고 외교부장관이 써주고. 이 사람 공산주의자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 두 번이나 됐던 사람이다. 괜찮다. 미국 가도 좋다. 이런 지지해주는 레터를 쓸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옛날 얘기인 것이고. 지금 상황에서 어쨌든 문재인 정부는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를 어떻게든 호전적인 트럼프 대통령 말려가며 대화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잖아요. 묘한 시점에 하여튼 묘한 일정이기는 해요.

왜냐하면 송영무 국방장관이 갔다 왔잖아요. 이 시점에 굳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시계 들고 갔다 올 이유가 뭐가 있겠냔 말이에요. 명확하게 설명을 주지는 않는데. 어쨌든 청와대는 공식 부인을 했습니다. 뉴스는 그렇게 되면 좀 잦아들기는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불구하고를 두 번이나 말씀드린 이유는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레바논이 북한하고 거의 중동에서 유일하지 않나요.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요. 실제로 친해요. 북한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접촉이 가능한 상황인 것이고.

저희에게는 취재 경험상 아주 강력한 기억이 있잖아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그 때 복심이라고 하는 박지원 공보, 당시 대변인. 공식 라인 빼고는 북한하고 접촉 안 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그래놓고서는 2003년도에 실세 장관인 문화부장관인 박지원 장관이 조용히 중국 가서 북한 송호경 아태위원장 만나면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어느 때보다 사실은 레바논과 아랍에미리트라는 게 느낌이 확 오는 게. 만약에 무슨 중국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거나, 홍콩이나 마카오에 갔다거나. 이랬다면 정말 더 의심을 살 수 있으니까. 진짜 대북 특사 역할을 하려면 오히려 그런 나라들을 더 피했어야 될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할 것 같아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죠. 그런데 지금 명분 자체가 레바논에 파견되어 있는 국군 장병들을 위문해야 되는데. 장병들에게 대통령의 진심을 전달하려면 그래도 급이 비서실장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게 청와대 설명이거든요. 이 부분이 정말 그럴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지금 우리 국정원도 물론 경호나 이런 문제 때문에 가있겠지만. 상식적으로 봤을 때 이럴 때는 미국 CIA도 임종석 실장의 동선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다 따라붙고, 동선 체크하고, 일정 체크하고. 그래서 임종석 비서실장의 레바논과 UAE 동선이 굉장히 여러 나라에서 예의주시하고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좀 골치 아플 것 같아요. 그러니까 대북 특사로 가서 북한의 고위 당국자를 만난다 하더라도 그게 대낮에 호텔 식당에서 예약해서 만날 것은 아니니까. 아무리 다른 일정으로 빡빡하다, 2박 4일이라 하더라도 대북 특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는 분명히 있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관심을 받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움직이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하필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 얘기하는 바람에 중동이 발칵 뒤집혔는데 한가하게 장병들 격려하러 간다는 것도 느낌이 그렇고 말이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러니까 한가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청와대는 뭐가 한가하냐,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얘기다. 그 다음에 그 얘기가 질문에 나오니까 답변이 나오기는 나왔어요. 간 김에 중동 정세도 보고 직접 얘기도 들어보고, 정말 어느 정도인지 대통령에게 보고도 할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백브리핑에서 나오기는 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예루살렘을 갔어야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러게요. 이게 2박 4일의 짧은 일정 동안 대북 특사로서 만약에 한다면 무슨 일을 했었을까. 너무 짧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그래서 제가 과거 사례를 쭉 복기를 해보면요. 대북 특사 역할은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딱 만나서 의사 전달하는 순간, 한 마디 하고 악수 한 번 하면 그것으로 의사 전달이 되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믿을 수 있냐, 믿어도 된다. 그 한 마디면.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럼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렸던 DJ 때는 우리가 다 아는 얘기고요. 그 다음에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2007년도 남북정상회담 추진할 때 있잖아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그런 식으로 접촉한 거예요. 옛날에는 없었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무시무시한 5공화국 때 장세동 안기부장 갔다 왔죠. 그 전에 더 무시무시했던 김일성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위해서 이후락 정보부장이 청산가리 손에 들고 갔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자기 말인데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 양반도 참 말의 쇼를 잘 했던 분이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어찌 됐든 그런 특사들의 역할을 거쳐서 박정희 때는 7.4남북공동성명이 이뤄졌고. 김대중 대통령 때는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이뤄졌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뤄졌죠. 그래서 이번에도 만약에 청와대가 이런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찾는다면. 이런 것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런 얘기들이 지금 정치권에서 나돌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아까도 잠시 언급이 됐습니다만. 임종석 비서실장의 과거 이력을 감안하면. 그러니까 대북 특사로 가장 적격이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가, 청와대가 임종석 실장을 대북 특사로 보내는 것은 굉장히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죠. 특히 미국에서 그럴 수 있어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임종석 실장이 만약에 움직였다, 접촉했다. 이러한 분석 자체도 미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의심의 눈초리가 클 수는 있죠. 그런데 역으로 정치권에서는 반대로 해석을 해보면. 지금은 미국의 의심보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이 김정은의 속마음. 북한을 어떻게 하면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리느냐. 북한 입장에서 가장 그나마 대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 이렇게 찾는 역발상도 가능하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과 북한이 저러고 있는 상황에서. 화성-15호를 날리고 북한이 가만히 보는 것 아닙니까.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그야말로 미국과 북한 간의 어떻게 보면 치킨 게임이 시작된 건데. 그 상황에서 우리가 대북 특사를 보내서 김정은과 대화를 한다. 그게 쉬울까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어렵죠. 상식적으로 봤을 때 지금 상황으로 보면 굉장히 어렵기는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의지만큼은 분명하다고 봐야 된다는 거죠. 그리고 주목하는 또 한 가지 사진이 한 컷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북한의 백두산이 영하 22도랍니다. 매우 춥죠. 그런데 그 눈 덮인 백두산 천지에 김정은이 나타났어요.

김정은이 백두산 천지를 방문할 때마다 한반도 정세에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이 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김정은의 백두산 출몰은 그냥 우연히 일어나는 게 아니고 구경하러 가는 게 아니거든요. 무언가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건데. 김정은이 지금 핵무장 완성을 선언하고 있어요.

실제로.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 이견이 있습니다만 북한 입장에서 보면 선언한 거예요. 이 상황에서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이냐. 가장 어려워보이는 시점이 가장 대화의 적격의 시대라는 외교가의 얘기처럼. 북한이 지금 미국과의 막후 접촉설도 나오고 있고. 실제로 1.5 트랙의 접촉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고. 우리만 지금 패싱돼서 우리만 소외됐다는 비난에 봉착한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한 번은 시도해볼만한 가치 있는 일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 건데. 그러면 이게 맞느냐, 틀리느냐.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 가지고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것은 몇 달 지나면 바로 답은 나와요. 지금까지 남북 간 밀사 교환, 밀사 접촉의 역사를 쭉 복기해보면 오래 가지 않습니다. 무언가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몇 달 안에 바로 나온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비밀은 오래 지키기도 쉽지 않겠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럼요.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데 있어서는, 특히 요즘과 같은 세상에는 비밀이 지켜지기 어렵죠. 

▷ 김성준/진행자: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몇 달까지 안 가고 아마도 정월 초하루를 지나고부터는 뭐든지 급물살을 타지 않겠나 싶은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첫 번째로 저는 개인적으로 북한 신년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신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김정은이 내놓느냐에 따라서 이러한 단초가 될 만한, 긴가민가 싶은 움직임들이 실질적인 움직임들인지. 그것을 예측 가능한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임종석 실장 돌아오면 물어봐서 정확한 얘기 좀 알려주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한 번 우리 전망대에서 임종석 실장 전화 연결이라도 해서 뭐 하고 왔는지 물어보자고요.

▷ 김성준/진행자: 

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SBS 원일희 논설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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