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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급식체' 열풍…세대 문화? 한글 파괴?

<앵커>

요즘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쓴다는 일명 '급식체' 문장입니다. 한국말과 외래어가 섞인 것 같은데, 풀이하자면 이런 뜻이라고 합니다. 이런 게 한때 유행하는 10대들의 문화냐 아니면 한글 파괴냐, 여러 생각을 열린마이크에서 들어봤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학교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사용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 '급식체'. 10대들은 이 급식체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합니다.

[급식체 대화 : (내일 코엑스 각?) 앵간. (열두 시 각?) 이응이응.] 

[표준어 대화 : (내일 코엑스 갈래?) 괜찮지. (열두 시 어때?) 좋아.]

[이수민/중학교 3학년 : 친구들끼리 화목한 느낌도 유지하고 좀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때 급식체를 쓰는 거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하나의 놀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닭꼬치 먹을 각? (오늘 닭꼬치 먹을래?) 동의, 어 보감~ (응, 좋아.)]

[김정대/고등학교 3학년 : 어른들이 쓰던 '캡숑'이나 '킹왕짱'같은 단어나 지금 저희가 쓰는 급식체나 별반 다른 게 없으니까….]

동음이의어나 '각운'을 이용한 언어유희로도 볼 수 있는 급식체는 SNS를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성세대들은 이 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40대 이상 20여 명에게 급식체 문제를 내봤는데 100점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1번 문제 풀어보시겠어요?) …….]

[(전혀 모르시겠어요?) 전혀 모르겠어요.]

[소숙경/경기 성남시 : 전철 같은데 타다 보면 애들한테 진짜 저게 무슨 말일까, 한번 물어볼 때도 있고 하는데. 너무 지나친 거는 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족들 안에서 급식체는 언어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어머니 : (3번 문제 풀어보시겠어요?) 모르는 건데요.]

[아들 : (아드님은요?) 1번은 평타치(평균), 2번은 상타치(상급), 3번은 하타치(하급)인 것 같아요.]

[이진희·김민수/서울 서초구 : 아이들의 말을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저희가 그걸 언어로 받아들이긴 힘들어서.
사실 올바른 말로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김형배/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 인간은 누구나 언어를 (멋)부려 쓰려고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언어문화 현상도 그런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는데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급식체'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일종의 세대 문화라며 한글 파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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