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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 벗고 술판…낚싯배 사고 후에도 안전불감 여전

끈도 없는 구명조끼…술판에도 모른 척…나아진 건 없다

<앵커>

낚싯배를 타면 반드시 지켜야 할 규정이 있습니다. 선장과 선원은 탑승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안전수칙도 알려줘야 합니다. 탑승자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어야 하고 배 안에서 술을 마셔서는 안됩니다. 영흥도에서 낚싯배 사고가 난 뒤 첫 주말인데, 이런 안전 수칙들 과연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박찬근 기자가 직접 낚싯배를 타고 살펴봤습니다.

<기자>

이른 새벽 항구에 30여 대의 낚싯배가 출항 준비에 한창입니다. 탑승 전 신원확인은 일행 중 한 명만 하면 끝입니다.

[바다낚시업체 관계자 : (신분증 원래 두 명 다 드리는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한 분만 받아요.]

오전 7시 반 낚싯배가 25명의 승객을 싣고 이른바 명당자리를 찾아 인천 무의도 쪽으로 향합니다. 출항까지 해경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실에 마련된 구명조끼는 몸에 맞게 조여주는 끈조차 없는 게 많습니다. 선장과 선원은 물론, 어린아이도 아예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선내 방송 : (지금 미끼) 내리는 거야. 왜 낚시들을 안 해?]

낚시하며 맥주는 기본, 돌아가는 길엔 너도나도 구명조끼를 벗고 술판을 벌입니다. 페트병에 담아온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지만 선원은 모른 척입니다.

바다에 있던 5시간 동안 낚싯배의 안전 수칙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걸어서 채 1분도 되지 않는 거리에 해경 출장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9일) 아침 낚싯배가 출항할 때 해경은 현장에서 아무런 검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천해경 관계자 : 유선(놀잇배)에 대해서는 임검을 해야 된다는 게 없습니다. 어선도 반드시 하라는 규정은 없습니다.]

해경은 2년 전 18명의 사망, 실종자를 낸 돌고래호 사고 이후 출항 전 임검이라는 현장 조사를 통해 낚싯배 안전조치를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늘 보니 말뿐이었습니다.

해경은 물론이고 낚시꾼들의 안전불감증은 거듭되는 참사에도 불구하고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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