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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다리 앗아간 '청소차 발판'…사지 내몰리는 미화원들

<앵커>

환경미화원들은 여기 보시는 것처럼 이동하는 청소차 후미 발판에 올라탔다 내렸다 하며 작업합니다. 사고가 끊이지 않고, 그래서 법으로는 분명히 금지돼있지만 10년 넘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환경미화원들을 죽음과 부상으로 내모는 실태와 해법을 모색하는 연속 기획, 오늘(8일)은 꼼수와 묵인의 합작품인 후미 발판의 문제점을 장세만 기자가 들여다봅니다.

<기자>

환경미화원으로 함께 일했던 이 두 사람은 2년 전 작업하다가 다리를 잃었습니다.

4차선 도로변에서 쓰레기를 거둬 차량에 실은 뒤 차량 후미 발판에 올라서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음주 차량이 달려들면서 끔찍한 변을 당한 겁니다.

[박교흥/전직 환경미화원 : 음주 차량이 와서 그냥 그 상태에서 밀어 갖고 부딪혀 가지고 사고가 발생한 것이더라고요.]

하지만 가해 차량 보험사는 소송에서 피해자들이 불법 발판에 탑승했으니 50%의 과실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유선용 전직 환경미화원 : 업무 특성상 그렇게 업무를 하지 않고서는 일 진행이 안 되는 상황이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죠.]

사고 이후에도 발판 사용 실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깊은 밤, 서울 도심 도로를 달리는 청소차. 미화원 세 명이 후미 발판에 매달려 갑니다. 가운데 미화원은 발판조차 없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환경미화원 : 매번 문을 열고 내리고 이렇게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발판을 타지 않고서는 일을 끝낼 수 없는 실정입니다.]

이 발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특장차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수거 트럭을 소개하는 카탈로그를 보면 후미 발판이 없습니다. 하지만 청소 업체와 실제 계약 때는 달라집니다.

[청소차 제작업체 직원 : (뒷발 판이) 원래는 없어요. 없는데 청소업체에서 발판을 요구하면 안 해줄 수는 없잖아요. 그런 경우에 장착을 해주고 있다.]

수거 트럭을 받은 청소업체는 또 다른 꼼수를 부립니다. 불법인 발판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게 만들어 자동차 정기검사 때만 발판을 떼어놓는 겁니다.

[지자체 공무원 : 정기검사를 받으러 갈 때는 (발판을) 떼고, 검사를 받고 나와서 다시 붙이고….]

불법 발판이 10년 넘게 해결되지 않는 데는 무리한 작업량도 한몫합니다. 조수석에 탔다 내렸다 하기 번거로운 데다 작업을 제시간에 마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높이를 낮춘 저상차량을 도입해 손쉽게 타고내릴 수 있게 함으로써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챙깁니다.

꼼수와 묵인 속에 10년 넘게 미화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발판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리한 작업부담을 덜어주는 수거 시스템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조창현,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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