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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돌진해 아이 치였는데…"아파트 단지라 처벌 안 돼"

<앵커>

여섯 살 아이가 운전 미숙 때문에 달려든 차에 치여서 평생 후유증을 겪을지도 모르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운전자는 전혀 처벌을 안 받았습니다. 사고가 아파트 단지 안쪽 길에서 났는데 여기는 법상 도로가 아니란 이유에서입니다.

김기태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아파트 입구에서 킥보드를 타고 있는 아이, 갑자기 승용차가 돌진해 아이를 치고 경비실까지 들이받습니다. 원인은 운전 미숙이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습니다. 이곳 현장에는 차가 빠르게 지나간 바퀴 자국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차에 치인 6살 아이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을 정도로 크게 다쳤습니다. 퇴원 후에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원재성/피해자 아버지 : 의식이 없고 눈도 못 뜨고 콧줄로 영양분을 먹을 정도로….]

이런데도 운전자는 전혀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인도에서 사람을 치면 12대 중과실인 '보도침범'이 적용돼 처벌을 받지만, 검찰은 사고 지점이 인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원재성/피해자 아버지 : 여기서부터가 보도 인도라고 보고요. 이쪽부터 사유지라고 보는 거죠. (이 흰색 선을 기준으로?) 네네. 타격지점이 사유지, 이쪽은 보도라고 판단하는 거죠.]

지적도상 아이가 치인 지점이 인도에서 1.5m 떨어진 아파트 땅입니다.

인도와 같이 붙어 있어도 땅이 아파트 소유라면 인도로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한문철/변호사 : 보도 침범을 해서 더 안전한 곳인 아파트까지 밀고 들어왔는데. 보도 침범 때문에 일어난 사고죠. 그런데도 보도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보도 침범이 아니다? 너무나 형식적인 논립니다.]

우리 법은 심지어 차단기가 설치된 경우 아파트 단지 내 도로는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주거 지역이 안전 관리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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