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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고생했어! 6년간 함께했던 천둥아, 퇴사를 축하해

퇴사하는 
동료에개
나 버리고
퇴사하니까 좋냐…?
너 나가니까
회사 밥도 맛없더라.

시간은 또 왜 이렇게 안 가던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부조차 물을 필요 없는 사이였는데

그렇지, 천둥아?
우리 만난 지 벌써 6년이나 됐더라.

2011년 10월 28일부터
쭉 같이 일했으니까 말이야.
그날 늠름했던 네 모습이
요즘 눈앞에 계속 아른거리네.
그동안 같이 출동한 사건만
180건이더라.

사람도 12명이나 구한 거 있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어.
아홉산에서 등산하시던 
50대 아주머니가
조난 당했던 날,
아무리 찾아도 아주머니는 안 보이고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우리 모두 포기할 때쯤
네가 극적으로
아주머니를 찾아냈잖아.
그분이 고맙다고
사무실에 찾아오기까지 했을 때
얼마나 뿌듯했는지….
밤낮없는 구조 활동이
힘들 때도 많았지만

너와 함께라면
언제나 힘이 솟았어.
이렇게 함께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네가 은퇴할 때가 됐다니….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아.
사람 나이로 63세,

산에 조금만 올라도
힘들어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더라.
표현은 못 했지만,
그동안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했어.
쉬는 날에도 너는
힘든 훈련을 반복해야 했고
식단 관리한다고 
먹을 것도 맘대로 못 먹었잖아.
그런데도 훈련한다고 
일부러 차갑게 굴고
다른 사람들처럼 
마음껏 만져주고 안아주지도 못한 게
마음에 짐으로 남더라.
지난 5일에 너 은퇴식 할 때도
웃고는 있었지만

사실은 눈물 참느라고 힘들었다!
하루라도 빨리 너를 보내주는 게
좋은 일이라는 건 알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봐.
그래도 다행이야,
좋은 가족을 만나서.
강아지 시절부터 
너를 구조견으로 양성한 분이
끝까지 책임지신다고 하니 

이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는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사랑도 듬뿍 받으면서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함께해서 고마웠다.

사랑한다, 천둥아.
6년간 사람들을 구해온 인명 구조견 천둥이. 천둥이는 핸들러 서태호 씨와 함께 위험한 사고현장을 누볐습니다. 올해 9살(사람 나이  63살)로 은퇴하게 된 천둥이에게 서태호 씨가 남기는 이별 이야기를 스브스뉴스가 담아봤습니다.

기획 하대석, 김여진 인턴 / 그래픽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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