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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도핑 사실 폭로하고 평생 숨어 살아야 하는 내부고발자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 산하 모스크바시험실 소장을 지낸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박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5일(현지시간) 국가 주도의 도핑(금지약물복용) 조작 스캔들로 세계를 농락한 러시아에 대해 선수단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것과 관련, "IOC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드첸코프는 2014년 소치올림픽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친선훈장을 받았으나 2015년 말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도핑 파문이 벌어지면서 해임됐습니다.

소치올림픽에서 러시아는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내 종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로드첸코프는 소치올림픽 당시 러시아 출신 메달리스트들이 약물을 복용했다고 폭로한 인물로,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가 그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의 변호사 짐 월든은 로드첸코프가 상황을 어깨너머로 보아가면서 나머지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월든은 그가 러시아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보복을 당할까봐 무척 걱정하고 있다며 "외부와 대화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은 매우, 매우 제한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월든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금부터 상황이 개선되기를 희망한다"면서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그리고리에게는 여전히 단호하고 다루기 어려운 상대라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습니다.

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러시아 관리들에게 로드첸코프나 그의 가족을 상대로 한 보복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월든은 "IOC와 WADA의 이런 경고는 러시아가 로드첸코프를 상대로 조사에 나서거나 추방을 이끌어 내려 하는 등 보복을 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게 전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선수들의 광범한 도핑 파문에 연루됐던 RUSADA 전 집행이사 니키타 카마예프와 RUSADA의 집행위원장을 지낸 뱌체슬라프 시녜프가 지난해 2월 몇 주 간격으로 갑작스럽게 숨졌습니다.

캐나다 변호사 리처드 맥라렌은 지난해 뉴욕타임스(NYT)에 보도된 로드첸코프의 주장을 토대로 WADA에 러시아가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는 보고서를 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IOC는 자체 조사를 통해 러시아의 반도핑 조작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IOC의 발표로 로드첸코프의 주장이 정당성을 입증받기는 했지만 그는 미국에서 숨어지내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지난달 미국 정부에 로드첸코프를 추방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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