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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금지…NHL 불참 이어 흥행 '직격탄'

러시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금지…NHL 불참 이어 흥행 '직격탄'
개막을 65일 앞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형 악재가 터졌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 스캔들로 세계 질서를 문란케 한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했습니다.

다만,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독립도핑검사기구(ITA) 등 약물 검사 전문가들로 이뤄진 패널의 엄격한 심사를 거치면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개인 자격으로 온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라는 국가명과 러시아 국기가 박힌 유니폼 대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 소속으로 경기에 출전해야 합니다.

이들의 유니폼엔 러시아 국기 대신 올림픽 오륜기가 새겨지며 금메달을 따더라도 러시아 국가가 아닌 올림픽 찬가가 울려 퍼집니다.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되 마치 '나라 없는 선수들'로 대우하겠다는 IOC의 결정에 러시아는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가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장은 IOC 결정에 앞서 자국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기를 달지 못하는 상황을 '모욕'이라고 규정했기에 러시아가 평창올림픽을 전면 보이콧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AP 통신과 타스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매우 고통스러운 결정"이라면서도 "우리는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날 IOC로부터 평창올림픽 참가 금지, 러시아 체육부 고위 인사들의 올림픽 영구 추방, 벌금 1,500만 달러, 약 163억 원의 중징계를 한꺼번에 받은 러시아는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 CAS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보이콧 결정을 내리기 전 외교 수단을 총동원해 CAS에 징계 경감을 읍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의 불참 가능성까지 현실화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의 흥행 차질은 불가피해졌습니다.

먼저 동계스포츠의 꽃인 아이스하키의 세계 최고 선수들이 평창에 오지 않아 평창동계올림픽은 흥행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 NHL은 표면적으로 리그 일정 중단에 따른 금전 손해와 선수들의 부상을 이유로 평창동계올림픽 불참을 택했다고 밝혔지만, NHL이 IOC로부터 톱 스폰서 수준의 대우를 못 받게 되자 '평창 패싱'으로 맞섰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 1998년 일본 나가노 대회부터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까지 5개 동계올림픽 연속 출전한 NHL이 평창을 건너뛰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에는 관심이 있다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이런 견해를 뒷받침합니다.

세계 최고 무대를 누비는 아이스하키 스타들이 평창에 오지 못함에 따라 평창조직위는 입장권 판매와 중계권 수익에서 손해를 보게 됐습니다.

여기에 도핑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 KHL을 볼모로 내세운 것도 평창에 악영향을 줍니다.

NHL에 이어 세계 2위 리그인 KHL은 IOC의 러시아 선수 표적 약물 검사를 문제 삼고 평창동계올림픽에 불참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이에 캐나다, 스웨덴, 핀란드, 체코 등 아이스하키 강국은 KHL에 자국 선수들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허용해달라며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NHL에서 이어 KHL마저 리그 소속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불허한다면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대회 수준은 기존 대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처집니다.

러시아는 노르웨이, 미국, 오스트리아, 독일과 더불어 동계스포츠 5강을 형성하는 나라로, 러시아 선수들이 모두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다면 대회 위상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평창의 흥행은 CAS의 결정과 러시아의 용단에 달렸습니다.

러시아가 도핑 조작과 관련한 국제 사회의 비판을 수용하고 개인 자격으로라도 간판 선수를 평창에 보낸다면 평창은 최악의 사태를 피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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