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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 탓 13년 병상 생활…이틀 만에 두 발로 서다

<앵커>

어릴 때 병원에서 뇌성마비 판정을 받아 13년이나 병상 신세를 지던 20대 여성이 어느 날 기적같이 일어나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어처구니없는 병원 오진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긴 고통을 겪은 것이었습니다. 가족들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5년 만에 배상 결정을 받았습니다.

보도에 TBC 박영훈 기자입니다.

<기자>

스무 살 지수 씨에게 두 발로 걷는다는 건 아직도 큰 기쁨이자 가슴 벅찬 행복입니다.

3살 때인 지난 2001년,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 찾은 대구지역 한 대학병원은 뇌성마비라는 판정을 내렸고, 가족들은 국내외 병원을 전전했습니다.

목조차 가눌 수 없는 지경이 된 지난 2012년, 지수 양 가족은 뇌성마비가 아닐 것이라는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됩니다.

[서지수 (가명) : (물리) 치료실을 찾아갔는데, 물리치료사가 저보고 뇌성마비는 아닌 것 같다고.]

가족들이 새로 찾아간 대학병원에서는 지수 양이 도파 반응성 근육 긴장, 흔히 '세가와 병'으로 불리는 질환이라고 판정했습니다.

지수 양은 치료제를 복용한 지 이틀 만에 기적같이 일어나 걸었지만 부모들은 기쁨과 13년간 고통받은 회한 섞인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인석/지수 양 아버지 : 약을 이틀 먹더니 걷지도 못하던 애가 방에서 걸어 나오는 거예요. '아빠 나 걷는다'라고 말하면서.]

고통과 아픔의 13년을 겪은 지금, 지수 씨의 꿈은 사회복지사입니다.

[서지수 (가명) : 그런 고생을 안 했으면 지금 삶의 감사함을 못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힘든 것들이 있었으니까 지금 감사하면서 사는 것이고.]

지수 씨 가족은 뇌성마비 진단을 내린 대학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병원 측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1억 원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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