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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비용 아끼려"…위험에도 좁은 수로 다니는 큰 배들

큰 배가 조금만 가까이 와도 '흔들'…"위압감 느낄 정도"

<앵커>

사고가 발생한 뱃길은 좁았습니다. 당시 급유선은 시간을 아끼려고 좁은 뱃길을 택했다가 낚싯배를 들이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흥도 인근 어민들은 평소에도 이런 큰 배들 때문에 위협을 느낀다고 호소합니다.

이성훈 기자가 직접 어선을 타고 나가봤습니다.

<기자>

전복된 낚싯배와 비슷한 크기의 어선을 진두항에서 타고 사고 지점인 영흥수도로 향했습니다.

마침 영흥도와 선재도를 잇는 영흥대교 밑으로 낚싯배와 충돌한 급유선 크기의 선박이 등장합니다. 다리 아래서 큰 배와 작은 어선이 교차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폭이 좁고 유속이 빠른 곳이라 큰 배가 조금만 가까이 와도 어선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안광업/어선 선장 : 당연히 위협을 느끼죠. 옆으로 지나만 가도 진짜 몸이 움츠러들고….]

저는 지금 7t급 어선을 타고 이곳 영흥수도를 지나는 300t급 선박을 따라가고 있는데요, 배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위압감을 느낄 정도입니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큰 배들이 이 좁은 뱃길을 택하는 이유는 시간과 비용 때문입니다.

[안광업/어선 선장 : (영흥수도로) 가면 2시간 반이면 갈 길을 저곳으로 돌게 되면 10시간 가까운 시간을 낭비해야 해요. 그러니까 경비 문제죠.]

사실 영흥도 서쪽으로는 큰 배가 다닐 수 있는 넓은 뱃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흥수도로 가면 인천에서 평택항까지 40분을 더 빨리 갈 수 있습니다.

영흥수도는 썰물 때는 뱃길 폭이 370m에 불과합니다. 좁은 골목길을 트럭이 다니는 셈인데 어떤 규제나 제한도 없습니다.

[김명자/인천 영흥도 어민 : 배들이 밤이고 낮이고 불 환하게 켜놓고 직선으로 가요. (큰 배들이요?) 네. 유조선들 큰 거. (작은 배들은 위험하겠네요?) 위험하죠.]

해양수산부는 사고 이후 영흥수도 같은 좁은 뱃길에서 통행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박정삼,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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