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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전례 없는 '3중 특혜'…시늉만 낸 종교인 과세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작성 2017.12.04 20:57 수정 2017.12.04 22:23 조회 재생수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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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말 많았던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만든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조세 정의를 훼손하는 종교인 특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은> 코너에서 따져보겠습니다.

박세용 기자, 종교인 특혜라고 하면 소득은 같은데 종교인이 세금을 덜 낸다는 얘기잖아요. 사실인가요?

<기자>

종교인 과세가 시행될 경우 같은 연봉을 받는 종교인과 직장인이 내년부터 각각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한국납세자연맹에 의뢰해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연봉 5천만 원 종교인은 직장인에 비해 57%의 세금을 내는 걸로 나왔고요, 연봉 1억과 1억 5천만 원의 경우에는 종교인이 직장인의 72%를 내는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둘 중 하나를 골라서 신고할 수 있는 건 종교인만 가능한데, 이것부터 1차적인 특혜죠.

기타소득은 작가처럼 수입이 비정기적인 경우만 가능한 건데, 종교인한테 적용하면 수입의 20~30%가 경비로 잡혀서 같은 연봉이라도 결과적으로 종교인이 세금을 덜 내는 겁니다.

종교인 수입이 2천만 원 이하일 경우 최대 80%까지 비용 처리가 가능합니다.

(조금 복잡한 이야기입니다만, 직장인은 연말정산 받으면 세금을 돌려받잖아요? 그건 어떻습니까?) 이건 연말정산 반영한 수치입니다.

<앵커>

사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유리지갑 봉급쟁이들은 속이 상할 수도 있거든요. 종교인 특혜라고 볼 만한 부분이 더 있나요?

<기자>

종교단체 마음대로 종교인의 세금을 더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 이게 2차적인 특혜입니다.

예를 들면, 봉급·상여금 같은 건 과세 대상이고, 목회활동비·승려 수행지원비 등은 '종교활동비'라고 해서 비과세입니다.

그러면 종교인한테 주는 총액은 유지하면서도 과세 쪽 항목은 줄이고 비과세 쪽 항목은 늘려서 지급한 걸로 하면 세금을 직장인의 절반 이하까지 대폭 줄일 수 있게 되거든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되면 이렇게 됩니다.

그럼 탈세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보통 얼마까지만 비과세해준다는 상한선을 두기 마련인데, 종교인만 유일하게 상한선을 없애준 겁니다.

<앵커>

일반 회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 같은데, 일반 회사에서 이렇게 하면 당연히 세무조사를 받게 되지 않나요?

<기자>

탈세인지 확인하려면 비과세 항목으로 돈을 얼마나 줬는지 들여다봐야 하잖아요. 그런데 기재부는 비과세 항목 장부만 콕 찍어서 세무조사 못 한다고 시행령을 만들어놨습니다. 3차 특혜죠.

그래서 특혜 위에 특혜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1·2·3차 특혜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전례 없는 일입니다.

한국세무학회장을 지낸 홍기용 교수는 "이번 개정안은 종교인에 대한 특혜고 조세 형평성을 위반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조세 정의 훼손은 물론이고 종교인 과세의 실효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 같은데요, 정부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기재부는 "소득세법에 종교인을 이미 다른 직종과 차별화돼 있기 때문에 시행령에서 다른 직종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긴 어렵다. 그래서 특혜는 아니다."라는 입장입니다.

직종 간 과세의 차별을 인정하면서부터 조세의 최우선 가치인 형평성이 무너지기 시작한 셈인데, 앞으로 시행령에서 최소한 종교인에 대한 비과세 혜택에 상한선을 두는 등의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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