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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물 들어와"…'에어 포켓'서 버틴 생존자들

<앵커>

전복된 낚싯배 안에서 두 시간 반 동안 버티다 구조된 생존자 3명이 있습니다. 선체 내부에 남아 있던 공기층 즉 '에어 포켓'에 있었기 때문에 살아날 수 있었던 겁니다.

생존자들이 기억하는 급박한 상황을 이현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동갑내기 친구 32살 이 모 씨와 정 모 씨에게 어제(3일) 사고는 떠올리는 것조차 힘겹습니다. 친구 셋이서 선창 1호에 올랐지만 바로 사고가 난 겁니다.

[이 씨/'선창 1호' 탑승객 : 갑자기 '쾅' 소리가 나더니 그냥 완전히 뒤집어지고 그때 물 바로 들어오더라고요.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물은 1~2분 사이에 어깨 높이까지 차올라왔습니다.

의식을 잃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정 씨/'선창 1호' 탑승객 : 처음에 불빛 정도로만 이용을 하려고 했었는데 전화가 되니까 이제 112에 다급하게… (친구에게) 너 GPS 켜서 빨리 위성사진 찍어가지고 (해경에) 보내줘라. (라고 했습니다.)]

일분일초가 생사를 가르는 순간. 시간이 갈수록 숨쉬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이 씨/'선창 1호' 탑승객 : 한 한 시간 반 정도 되니까 이제 셋 다 숨을 제대로 못 쉬어가지고 말을 안 하고 있었어요. 숨 쉬는 것도 힘들어서.]

조타실 아래 좁은 선실에 남아 있던 에어 포켓의 산소가 점점 떨어진 것입니다.

차가운 바닷물 수온도 문제였습니다.

[정 씨/'선창 1호' 탑승객 : 물속에 있는 다리가 이제 많이 떨리고 추워서 조그만 선반같이 보이는 곳이 있어서 여기 올라가 자고. 겨우 물은 안 묻게끔 하고 있어서 그래서 버틴 것 같아요, 그때 당시.]

두 시간쯤 뒤인 8시쯤 구조대가 이들을 발견했습니다.

[정 씨/'선창 1호' 탑승객 : 주먹으로 배를 쳐서 소리를 냈죠.]

[이 씨/'선창 1호' 탑승객 : 소리도 지르고 '사람 살려달라'고. '여기 사람 있어요' 하니까 들었어요.]

8시 40분쯤 세 명 모두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마음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못 갈 것 같아요, 낚시. 배는 못 타죠.]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김준희,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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