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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760개 개인정보…공무원 불법접근 '솜방망이 처벌'

장선이 기자 sun@sbs.co.kr

작성 2017.11.30 14:31 수정 2017.11.30 14:56 조회 재생수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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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760개 개인정보…공무원 불법접근 솜방망이 처벌
● ‘사회보장시스템’에 당신의 어떤 정보가 담겨 있는지 아십니까?

구청이나 주민 센터에서 민원 업무를 볼 때, 공무원들이 민원인의 이름을 검색하죠? 그 안에 나의 어떤 정보가 담겨 있는지 아십니까? 저도 취재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방대한 정보가 담겨있는 줄 몰랐거든요. 국가 사회정보 보장망 ‘행복e음’에는 기본 인적사항은 물론 질병이나 급여까지 광범한 개인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공무원 개인정보 조회, 장선이 취재파일공무원 개인정보 조회, 장선이 취재파일공무원 개인정보 조회, 장선이 취재파일주민번호와 주소, 가족관계는 물론이고 학력과 직장명,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가 검색됩니다. 계좌번호와 통장 잔액, 부동산과 금융재산은 기본이고 월 소득까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질병 종류나 장애 여부, 임신·출산 여부 같은 건강 상태까지, 많게는 760여 가지의 개인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 공무원 5명 중 1명에 접근 권한 있어

사회 보장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통합 관리하면서 전국 4,760만 명의 이런 세세한 정보가 한데 모여 있는 겁니다. 이런 정보는 구청이나 동사무소 등 행정기관 어디서나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제가 취재했던 양천구청과 영등포구청 등 서울시의 상황을 보면, 구청소속 공무원 2천여 명 가운데 약 200여 명이 에게 접근 권한이 있었습니다. 복지 관련 업무를 하는 공무원들입니다. 보안은 매우 엄격했습니다. 혹시 제 정보를 검색해 볼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안된다고 합니다. 공무원은 “하지 말라고 내려왔어요. 개인정보라. 본인 것도 조회하지 말라고 교육받습니다.”

● 보안 까다롭다면서…불법 열람 5년 새 4.3배
공무원 개인정보 조회, 장선이 취재파일보안이 까다롭다는 말과 달리, 지난해 공무원들이 불법으로 남의 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만도 6천7백여 건에 달합니다. 건수도 해마다 증가해 2012년 1557건이었던 의심사례는 2013년 2580건, 2014년 2316건, 2015년 4694건, 지난해 671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2012년 대비 4.3배 증가했습니다. 불법이 의심되는 열람을 하게 되면 해당 공무원은 소명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소명서를 보니 변명도 황당합니다.
'남자친구 부모 생일 확인하려고퇴근길 카풀할 사람을 찾으려고, 남의 주소를 검색하는가 하면, 사이가 안 좋은 누군가의 흠을 찾기 위해, 뒤지기도 했고, 연예인들의 개인정보를 들여다본 사례도 있습니다.

● 처벌은 솜방망이…공무원 ‘제 식구 감싸기’(?)

개인정보 오남용 의심사례 중에서 업무 목적으로 확인된 경우는 ‘적정’으로 판단됩니다. 예를 들어, 동명이인 조회, 출장지 접속 등 업무 목적으로 확인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되죠. 최근 5년간 1만7858건의 의심사례 중 '적정'으로 판정된 사례는 1만5645건(87.6%)이었습니다. 부적정으로 판정돼 서면·구두 경고 및 각종 징계로 이어진 사례는 2213건(12.4%)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복지부가 오남용이라고 판단해 지자체에 사회보장시스템 개인정보 오남용에 따른 징계요구를 한 사례는 545건이었습니다. 연도별로는 2012년 7건에 그쳤던 복지부 징계요구 건수는 2013년 21건, 2014년 59건, 2015년 220건, 지난해 238건으로 매년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2012년 대비 34배 증가했습니다.
공무원 개인정보 조회, 장선이 취재파일그러나 545건 중 실제 징계가 이뤄진 것은 단 9건(감봉 2건·견책 7건)에 불과했습니다.

● 촘촘해진 복지정책에 맞는 안전장치 필요

일선에서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촘촘해진 복지정책만큼 집약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처벌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 장치가 필요하고, 개인정보의 중대성에 대한 의무 교육화하는 것도 법에 명시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겠습니다.

▶ [SBS 보도 기사링크] 760개 개인정보 '쫙'…공무원 불법접근 '솜방망이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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