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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휴가갔다가 인터뷰 대상까지…"저…SBS 기자인데요"

김경희 에디터, 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

작성 2017.11.27 21:58 조회 재생수116,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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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SBS…
기자인데여…네. 제가 바로
휴가 갔다가 고립된
외교부 출입 기자
SBS 김.수.영. 입니다.현재 제가 있는
'롬복'이라는 섬의 공항에선
비행기가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발리' 섬의 화산 폭발때문이에요.
롬복은
발리의 바로 동쪽 옆에
위치한 섬입니다.

저는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떠나온 참이었죠.롬복에서 바다를 실컷 보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낸 다음

자카르타로 가려고 했는데…
그랬는데…그랬는데…심상치 않던
발리섬의 화산이
폭발해버렸습니다.저는 각국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현지 외교부와 연락하고,
현지에 있는 한국인을 인터뷰해
많은 사람들에게 그 상황을
빠르게 알려왔습니다."어떤 상황인가요?"
"현재, 몇 명이나 고립됐나요?"

그게 저의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수영아, 괜찮아?
너 말고 몇 명이나 더 있어?
어떤 상황이야?"

그런데, 이제 그 인터뷰를
제가 받고 있어요. ㅎㅎㅎ

외교부 기자가 아닌
‘현지에 고립된 한국인’으로서요.늘 이런 혼란스러운 현지 상황을
취재하는 입장이었는데
제가 그 상황에 놓이니
매우 당황스럽긴 해요.아, 물론 저를 비롯해
한국인이 총 20여명 정도
고립돼 있는데

화산 폭발이나
화산재를 본 건 아니고,
직접적인 피해는 없습니다.'다행이다.
그냥 기다리면 되겠네.'

아마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꽤 있을 겁니다.

이렇게 직접 겪기 전까진,
저도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환불이 안 된다고요?"
"언제까지 이렇게
대기해야 하나요?"

망쳐버린 휴가와 일상,
돌려받을 수 없는 돈 등

‘직접적 피해는 없다’
라는 사실 뒤에 가려진
많은 것들이 있더라고요."수능 끝난 아이들
수업 마저 해야하는데…
기말고사도 준비해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모고등학교 선생님/함께 고립된 일행 중

개개인에게 막심한 피해들.

취재만 하는 입장이었다면
미처 보지 못했던 현장이
또 보이더라고요. 

제게는 큰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외교부에서 보내주는
안내 문자와
현지 방송만 쳐다본 지

벌써 이틀쨉니다. "아빠, 우리 언제가?"
"그러게, 언제쯤 갈까?"

아들의 물음에 언제쯤
‘이제 갈 수 있대!’라고
답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롬복에서
(휴가 갔다 고립된 외교부 출입기자ㅠㅠ)
SBS 김수영이었습니다.발리섬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이 대피하는 가운데, 화산재 때문에 항공기도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그런데, 이 순간 발리 근처 휴양지로 취재가 아닌 '휴가'를 간 SBS 외교부 출입 기자가 있습니다. 평소 이런 상황이 생겼을 때 마이크를 들고 보도를 하던 그가 졸지에 고립된 한국인으로서 인터뷰 대상자가 됐습니다.

기획 최재영, 김경희 / 그래픽 김태화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