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연초보다 떨어진 '환율'…우리 경제 영향은?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새 환율이 엄청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 쉽게 말씀드리면 달러가 싸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테크 차원에서 지금 달러를 사두는 게 낫냐, 나중에 오르면 팔게요. 이런 질문도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한 번 설명을 드려보면 올해 초에는 1달러를 살려면 우리 돈으로는 1천200원 넘게 줬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여름 휴가철부터 추석 연휴 때 이때도 달러에 1천150원 이쪽저쪽 이었어요.

그때 해외여행 갔다 온 분들은 "맞아, 그 정도에 내가 달러 바꿔갔었어." 기억들 하실 겁니다. 한 달 전에도 1천130원이었거든요. 그런데 11월 들어서 달러값이 정말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1천86원까지 떨어졌거든요. 그러니까 한 달 사이에 45원, 연초에 비하면 한 120원 정도나 떨어졌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씀드려서 연초에 달러를 100만 원어치를 사뒀다면 지금 10%, 10만 원 정도를 번 셈입니다.

환율이 이렇게 떨어지는 이유는 나라에 달러가 넘쳐서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수출이 잘되고 있죠. 그래서 회사들이 외국에서 달러를 많이 벌어 왔고요.

두 번째는 이 수출회사들이 장사가 잘 되다 보니까 외국에서 주식을 사야겠다고 투자자들이 달러를 많이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추석 전에도 있던 일인데, 마지막으로 보통 이렇게 막 환율이 급하게 움직이면 당국이 나서서 브레이크를 거는데 최근에 우리나라 금융 당국이 가만히 있습니다.

브레이크를 안 걸기 때문에 외국 투자자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보다가 "한국 정부가 달러 떨어지는 걸 봐주네. 그냥 사라고 하네." 이래서 더 떨어지는 걸로 분석이 됩니다.

달러가 이렇게 떨어지는 게 우리한테 그래서 어떤 영향이 있나 이런 생각이 드실 텐데, 실전편으로 설명을 드리면 물가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수출입 회사는 어렵겠지만, 우리가 수입을 해서 쓰는 물건은 전보다 싼 값에 사 올 수가 있게 되니까요. 대표적으로 기름 같은 경우가 되겠죠. 지금 휘발윳값이 2년 하고도 3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국제 기름값이 올라가는 바람에 덩달아서 여름 이후로 한 주도 안 쉬고 계속 오르고 있어요. 9월, 10월, 11월 지금 보시는 것처럼 꾸준히 올라서 지난 금요일에 전국 평균 1천530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여름보다 한 다섯 달 사이에 100원이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환율이 그대로였다면 휘발윳값은 아마 더 올랐을 겁니다.

그나마 환율이 떨어지면서 어느 정도 제동을 기름값 올라가는 것에 제동을 거는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다른 수입품들도 비슷합니다.

물론 수입업자들이 환율로 이득을 본 만큼 바로 물건값을 내려주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사실 더 많지만, 반대로 "원룟값이 올라서 값을 올려야겠습니다." 이런 소리는 못 하니까요. 물가가 안정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물가가 안정되는 건 서민들뿐만 아니라 정부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습니다. 그래서 환율을 놔두나 이런 생각도 들지만, 정부가 웃을 만한 이유가 사실 하나 더 있습니다.

환율이 이 상태로 유지되거나 혹은 더 떨어지면 올해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2년 전에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에 3만 달러까지 아직 가본 적이 없습니다.

작년에도 2만 7천500달러였는데 올해 성장률이 괜찮죠. 여기다 환율까지 계속 이렇게 떨어져서 유지가 된다면 사상 처음으로 3만 불을 살짝 넘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굉장히 좋은 소식이죠.

그래서 당국이 환율에 개입을 안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시장에서 나올 정도인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내년 초까지는 달러가 약간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 SBS뉴스 오디오콘텐츠 'VOICE'로 들어보세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