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지 마세요"…어른·아이 함께하는 '웰컴키즈존'

유아·양육자 고립시키지 않는 환경 구축 선행돼야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7.11.26 20:48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최근 국가 인권위원회가 식당에 아동 출입을 금지하는 건 차별행위라고 판단했죠. 물론 논란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다른 손님 신경 쓰지 않는 부모들이 문제다, 아니다 출입금지가 지나친 거다. 양쪽 다 할 말이 있는데, 이런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낸 곳이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예쁜 인테리어로 SNS에 오르내리는 부산의 한 카페입니다.

그냥 보통 커피집이지만, 화장실 옆에 눈에 띄는 공간이 있습니다.

테이블 2개를 포기하고 만든 수유실입니다.

[유성현/수유실 구비 카페 점주 : (테이블 2개 정도 면적의) 절반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아기들이) 수유실 들어가면 안 뛰어요.]

점주인 유성현 씨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아이들을 고려한 공간이 많지 않다고 느끼고 자신의 가게부터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유모차와 휠체어가 들어올 수 있도록 입구엔 경사로를 댔습니다.

[소아과를 가도 수유실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 병실에 가서 기저귀를 갈면 뭐라고 하고. 그러면 엄마는 어디서 기저귀를 갈아야 할까요? 아기들만 데리고 다니면 죄인이 되는 게 너무 안타까워서….]

[김현욱/'수유실 카페 인테리어' 업체 대표 : '기저귀 교환대'도 평소에는 벽에 딱 붙어 있다 필요할 때 내리면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요.)]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구 대학가의 또 다른 카페는 아이 데리고 온 어머니들이 눈치를 볼까 봐 오히려 아이들에게 아이스티 한 잔씩 무료로 제공한다고 써 붙였습니다.

[김창준/'유아 아이스티 무료 제공' 카페 점주 : 몇몇 부모님이나 아기가 영업에 방해된다고 해서 '그 집단은 금지' 이런 방식으로 길을 찾고 싶지는 않아요. 웰컴키즈존·노키즈존 이런 단어 자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출입금지가 아니라, 특정 행동을 적시해 자제해 달라고 안내하는 식당들도 있습니다.

[김도균/경기연구원 연구위원 : 특정 집단이 아니라 특정 행위를 금지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흡연이 문제라고 흡연자들의 출입을 제한하지 않는 것처럼요.]

불특정 다수와 접촉이 잦은 도시에서, 유아와 양육자를 고립시키지 않으려는 환경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더불어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맞아요. 같이 살아야죠. '아기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 정말 공감하거든요.]

(영상편집 : 황지영, VJ : 오세관·정영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