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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예배 중 신도들 향해 총탄 세례…235명 사망 참사

윤영현 기자 yoon@sbs.co.kr

작성 2017.11.25 11:26 수정 2017.11.25 12:43 조회 재생수1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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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겨냥한 테러로 230여 명이 숨지는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연합뉴스가 외신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감행한 세력에게 "보복하겠다"며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예고했습니다.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에 따르면 이집트 검찰청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성명을 내고 이날 시나이반도 북부의 모스크를 노린 무장 세력의 폭탄, 총기 공격으로 최소 235명이 사망하고 10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상자들은 대부분 인근 소금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시나이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가 최소 15명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이집트에서 발생한 단일 테러 사건 중에 최악의 인명 피해로 꼽힙니다.

또 올 한해 전세계에서 발생한 테러 가운데 인명피해 규모로는 358명이 숨진 지난달 14일 소말리아 모가디슈 폭탄테러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이날 시나이반도 북부 비르 알아베드 지역의 알라우다 모스크에서 무슬림들의 금요 합동 예배가 진행 중일 때 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으로 예배가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알라우다는 시나이북부 주도 엘아리시에서 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입니다.

폭발 직후 모스크 바깥에서 대기하던 무장 괴한 무리가 폭발에 놀라 황급히 달아나는 신도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목격자들은 당시 무장괴한 약 40명이 지프 차량 최소 4대에 나눠 타고 나타나 모스크를 포위했으며, 일부 괴한은 급조 사제 폭탄을 모스크 밖에서 터뜨리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사상자들을 이송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와 의료대원들을 향해서도 총격을 가했습니다.

괴한들은 차량에 불을 낸 뒤 모스크와 연결된 도로를 막고 도주했습니다.

이들 괴한의 정체와 이번 공격의 배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일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이집트지부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시나이반도는 IS 이집트지부의 주요 거점으로 경찰, 군인 등을 겨냥한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9월에는 시나이반도 북부 도시 엘아리시로부터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도로에서 경찰 차량 행렬에 대한 공격으로 18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특히 이번 공격의 대상이 된 알라우다 모스크는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Sufism) 신도가 주로 찾는 모스크라는 점에서 IS의 소행이 유력하다는 분석입니다.

쿠란이나 교리보다 신과 합일하는 체험을 추구하는 '수피'파는 IS를 비롯한 극단주의 조직과 보수 수니파로부터 이단으로 배척을 받아왔으며, 실제 수피파 성지와 사원은 중동과 서남아시아 각지에서 여러차례 IS의 목표물이 돼 왔습니다.

CNN방송은 알라우다 모스크가 시나이반도의 수피파 창시자로 알려진 셰이크 이드 알자리리의 출생지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사건이 발생한 뒤 사흘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습니다.

엘시시 대통령은 긴급 안보 내각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 국영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악랄한 세력에 대응하겠다"며 "우리 군과 경찰이 희생자를 위해 복수할 것이며 이른 시일 내에 치안과 안정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러가 발생한 지 몇 시간 후 이집트군은 비르 알아베드 주변의 산악지대를 공습했습니다.

이집트군 관계자는 이 공습으로 테러와 관련된 무장세력의 차량과 은신처를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테러 발생 직후 세계 각국에서는 애도 성명이 잇따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엄청난 사상자를 낸 이집트 폭탄·총기 테러를 두고 "무고하고 무방비한 상태의 사람들에 대한 끔찍하고 비열한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집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며 "끔찍한 공격"이라고 밝혔습니다.

파리시(市)는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이날 밤 에펠탑을 소등하기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테러를 "악의적이고 잔인한 행위"라고 규탄했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끔찍한 공격을 저지른 자들을 단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