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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한국산 세탁기 미국 수출 빨간불…왜?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1월 24일 (금)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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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C, 3년 동안 한국산 세탁기 120만 대 판매 권고
- 품질?가성비 좋은 한국 세탁기에 美 가전제품 혁신 못 해
- 한국, 지난해만 1조 1천억 원 정도 세탁기 미국에 수출
- 압박 이유, 미국에 수출 원하면 미국에 공장 짓고 판매하라
- 트럼프, 무역 적자 줄이기 위해 권고안 받아들일 가능성 높아


▷ 김성준/진행자:

한 주 간의 경제 소식을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경제 포커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과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한국산 세탁기 수출 큰일 났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지금 일단은 ITC가 권고안을 마련했는데. 대통령 테이블로 옮겨가기 전에 과연 어떤 일이 남았을까.

▷ 김성준/진행자:
ITC라는 것은 미국의 국제무역위원회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앞으로 3년 동안은 한국산 세탁기는 연간 120만대만 팔아라. 이 물량 초과한 곳에 대해서는 1.5배, 추가로 50% 더 관세 더 매길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몇 대 파는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지금 한 250만 대에서 300만 대까지 팔리는데. 절반가량은 익스큐즈가 가능하지만.

▷ 김성준/진행자:

절반 훨씬 못 미치네요. 설명만 들으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여기에 세탁기뿐만 아니라 세탁기에 들어가는 부품까지도. 부품은 쿼터가 5만에서 9만까지만 허용하겠다. 그 외에는 안 된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니 300만대를 팔고서 부품을 5만대만 공급하면 고장 나는 게 그것밖에 없을 리가 없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죠. 그러니까 거의 대부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서는 굉장히 강도 높은 방어벽을 쳤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된 데에는 사실 한국의 세탁기가 굉장히 품질도 좋고요. 그리고 굉장히 가성비가 좋습니다. 가성비가 좋다보니까 사실 미국의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혁신을 좀 못했고요. 그리고 일부는 팔렸어요. 제너럴 일렉트릭(GE)도 굉장히 굵직한 가전업체인데. 이 가전사가 중국의 하이얼에게 팔린 겁니다.

미국의 남은 자존심이 월풀인데. 월풀이 현재 세탁기 부분 38% 시장 점유율로 1위인데. LG와 삼성 합치니까 차츰차츰 따라오더니 30%. 그러니까 턱 밑까지 쫓아오니까 자존심이 굉장히 상한 겁니다. 그러니까 월풀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고 내가 혁신을 못해서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얘기할 수도 없고. 소비자 탓할 수도 없고.

그러니까 지난 6월에 정부에 SOS를 한 것이고. ITC는 당연히, 지금 월풀이 주장하는 것을 보니까 한국이 노동력이 값싼 베트남이나 태국 같은 곳에서 만들어 미국 시장에 판다. 그래서 저가에 파는 바람에 월풀이나 미국산 세탁기 산업이 굉장히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한 건데. 가재는 게 편이라고 ITC가. 지난 10월에도 1차 예비 판정에서도 만장일치로 월풀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번에 월풀의 입장을 대부분 많이 반영한 것이고요. 사실 우리는 이런 분위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분위기나 ITC의 분위기를 감지하면. 145만 대 정도만 그대로 팔게 해 달라. 그 이후의 물량은 우리가 알아서 물량 줄일게 하는 제안을 한 건데. 그 중재안이 바로 120만 대. 커트라인을 좀 자른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관세 50%라는 것은 말이죠. 물건 가격의 50%라는 거잖아요. 100만 원 짜리면 150만원이 되어야 한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제까지는 이게 어차피 FTA니까 관세가 없이 들어갔던 건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세탁기 물량에서 삼성의 경우에는 전량 베트남과 태국 같은 곳에서 만들어서 팔고 있고요. 그리고 LG전자는 창원 공장에서 20%, 나머지가 베트남, 태국에서 80%. 그런데 한국에서 만든 것은 다행히 FTA가 체결되어 있기 때문에 무관세로 판매가 가능한데. 그러다보면 한국은 인건비가 비싸고 또 하다보니까 현지에 가서 팔면 조금 더 비싸게 팔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 김성준/진행자:

이렇게 규제가 확장이 되면 어쨌든 타격이 만만치가 않을 것 같은데요. 지금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지난해에만 우리나라가 약 10억 달러 정도. 1조 1천억원 정도 세탁기를 수출했습니다. 이렇게 권고안이 확정되면 절반 정도는 괜찮은데. 지금 세탁기 판매 단가를 봤더니 LG가 미국에서 한 730달러대, 80만원 조금 남짓. 그리고 삼성전자가 670달러대, 그런데 월풀은 540달러대예요. 저가에 판매하는 게 아니에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권위 있는 소비자 잡지들은 한국산 세탁기 품질 최고다. 소비자들은 굉장히 원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난 10월에 예비 판정 월풀 손을 들어주면서 어떤 과정이 있냐면. 그 사이에 너희 패널들 와서 판정내리기 전에 당사자들 해명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삼성전자, LG전자, 미국의 소비자, 그리고 주지사들. 왜냐하면 삼성과 LG가 미국 현지에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으니까. 주지사들이 나서서 한국산 세탁기에 관세 더 붙이면 안 된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결론이 나온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대단하네요. 이건 사실 정말 명분이 없는 조치로 보이는데. 예를 들어서 저가로 들어와서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저가 공세를 편다면 관세를 물릴 수도 있는 것이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건 이유도 없이 이렇게 간다는 것은 참. 이렇게 되면 ITC, 결국 미국 정부죠. 미국 정부가 이렇게 세금을 들어오라는 것보다는 무언가 숨겨진 의도가 있지 않겠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이렇게 비상식적인 통상 압박을 가하는 이면에 뭐가 있느냐. 한 마디로 미국에 수출하고 싶으면 해외에서 만들지 말고 미국에 공장 옮겨서 공장 새로 짓고 판매하라는 겁니다. 세탁기뿐만 아니라 부품까지도 동반으로 진출하라는 건데요. 지금 그래서 삼성과 LG는 이 방안도,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하소연할 수 있는 게. 지금 3억 8천만 달러를 투자해서 삼성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내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고요. LG전자도 테네시 주에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는데.

삼성은 일단 가능한 한 완공 시점을 앞당겨서 내년 1분기부터. LG도 2019년 1분기부터 가동을 해보자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런데 1, 2년 정도 시간이 있다 보니까. 이 텀이 있다 보니까 가동 정상화 하는 데에는 적잖은 시일이 걸리고요. 초기에는 물량을 많이 낼 수도 없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겠죠. 불량 같은 것도 잡아야 하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리고 숙련된 인력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까 사실상 1, 2년은 굉장히 타격이 심할 수밖에 없고요.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는 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많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특히나 부품이라는 게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5만, 9만 대까지만 정상적으로 팔고 나머지는 50%의 관세를 물게 되면. 굉장히 값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오늘부터 미국이 블랙 프라이데이 시작이 됐는데. LG, 삼성의 가전제품이 인기일 수밖에 없어요.

▷ 김성준/진행자:

앞으로 값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굉장히 품질 좋은데 가격이 세탁기의 경우 1.5배 뛴다고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반값에 팔고 있거든요. TV 같은 경우에는. 그러다 보니까 삼성, LG의 가전제품이 오히려 이런 시기에는 잘 팔리겠지만. 내년하고 내후년, 공장 짓기 전까지가 걱정이라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쨌든 기업들이 그냥 그렇게 비싸게 팔수는 없는 것이고. 공장은 짓고 있지만 아직 시간은 필요한 것이고. 다른 대책이 뭐가 있습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지금 엊그저께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이 만났습니다. 이게 만일 최종 결정권자는 트럼프 대통령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 다음 달 초에 ITC가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올리게 되면 60일 간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무역 적자 줄이기 위해서 갖은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의 그대로 ITC 권고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 우리는 그나마 사우스캐롤라이나나 테네시 주에, 우리 공장 짓고 있으니까 너희 인력 뽑아다 우리가 고용해줄 것이고, 좋은 물건 만들어서 팔면 너희 지역 경제에도 좋다고 홍보하는 방법. 또 하나는 미 의회 내에서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꽤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을 우회적으로 동원하는 방법.

▷ 김성준/진행자:

로비를 해야 되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어야 되는 그런 작전인데. 그게 단기간 내에. 지금 2월 초면 결론이 나오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는 것이고요.

▷ 김성준/진행자:

공장을 이왕이면 정치적 영향력도 크고 인구도 많은 곳에 지었으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굉장히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에요.

▷ 김성준/진행자:

글쎄 말입니다. 참 걱정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가라는 게 기본적으로 혁신을 생각해야 하는 사람인데. 이 양반은 부동산만 해서 그런지 혁신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경제 포커스, 지금까지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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