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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포항, 지열이 높게 측정되는 지역…"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1월 24일 (금)
■대담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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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열발전, 지각으로부터 올라오는 열 활용해 발전하는 원리
- 포항, 한국에서 지열이 가장 높게 측정되는 지역 중 하나
- 경주 지진 전까지는 지진 발생 없어서 안전 지역으로 평가
- 지열발전소 물 주입 시기와 일치하는 시기에 지진 발생
- 물 주입 후 두 달여 만에 규모 5.4 포항 지진 발생
- 지열발전소 가동하면 지진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
- 앞뒤가 안 맞는 부분들 존재…아직 증거 충분하지 않아


▷ 김성준/진행자: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전체 사업비 433억원을 들여서 포항에 지열발전소를 건설했습니다. 그런데 이 포항 지열발전소가 최근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 지진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 이런 놀라운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포항시는 실제로 지열발전소가 이번 지진에 영향을 줬다면 소송까지 제기하겠다고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포항 지진 긴급 포럼에 참여한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지열발전소라고 하면 느낌은 무엇인지 알 것 같지만 생소한데요. 한 번 발전 원리를 설명해주시죠.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역마다 지각이나 맨틀로부터 뜨거운 열이 올라오는 곳이 있습니다. 포항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 중에서 열이 많이 올라오는 지역 중 하나이고요. 그래서 이 열을 활용해서 발전을 하겠다는 겁니다. 이 방식은 무엇이냐면 거대한 파이프를 지하에 뚫게 되고요. 그리고 피압대수층이라고 물만 통과할 수 있는 층에 물을 밀어 넣게 됩니다. 밀어 넣은 물은 반대쪽에 또 다른 관을 뚫어서 그 관으로 나오게 만드는데요. 이 때 지층을 통과하면서 지구 내부가 뜨겁기 때문에 물이 달궈지게 되고. 증기가 나오게 되면 그 증기를 활용해서 터빈을 돌리고 발전하게 되는 원리가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뜨거운 돌 같은 곳에 물 부으면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그 열을 이용하는 것이군요. 그러니까 포항에는 그런 열을 낼 수 있는 지열 상태 지질 구조가 있기 때문에 이게 건설이 가능한 것이군요.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이 포항 지역은 우리나라 중에서도 지열이 가장 높게 측정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그런데 처음에 지열발전소를 2011년부터 지을 때. 좀 지질 조사를 해서 열기는 있기는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지진이 날 수도 있다. 이런 것을 미리 점검해볼 수는 없었나요?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이 지열 발전을 할 때 일반적으로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당연히 피하는 게 상례겠죠. 이번 지열발전소 일대는 이번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러니까 경주 지진 전까지는 해당 지역에 지진이 발생한 기록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표에서 확인되는 단층도 없고, 지진도 발생하지 않으니까 지질학적으로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가 됐던 지역인데요. 그런데 작년도 경주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12월, 그 다음 올해 4월에 규모 2점대 지진과 3.1 지진이 발생한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규모 5.4 지진이 포항에서 발생하게 된 건데요. 그러면서 이게 하필이면 지열발전소를 짓기 위해서 물을 주입하게 되는데. 그 주입 시기와 일치하는 시기라는 데에서 혹시 지열발전소가 원인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주입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은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넣으니까 지진이 나고, 또 물을 넣으니까 지진이 나고. 이랬다는 말씀이신 거죠?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예. 이 지열발전소가 건설이 되고 2016년 1월경부터 물 주입이 시작되는데. 총 4차례 혹은 5차례에 걸쳐서 물 주입이 있게 됩니다. 그 때 첫 번째 물 주입 때는 전혀 아무런 반응이 없고요. 두 번째 물 주입이 있게 되고 그 때가 경주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다음인데요. 그 때 규모 2점대 지진이 두 차례 발생하게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저희 같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 입장에서는 그것은 느낌이 마치 영화 보는 것 같은데요.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네. 작년도에 규모 2점대가 12월이었고 그 다음 올해 4월 때에 또 다시 주입이 있게 되는데. 그 때 규모 2점대와 3.1 지진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네 번째 주입할 때는 사실 없었는데요. 그리고 물 주입을 멈추고 나서 두 달여 만에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시기적으로는 판단이 되고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이번에는 물 주입이 없었던 거네요.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마지막 주입이 있고 나서 두 달이나 흐른 시점인데요. 그런데 이 주입이 있고나면 주입된 물이 그냥 있는 게 아니고. 물이 주입이 되면 반대쪽 관을 통해서 물이 계속 배수가 됩니다. 들어간 물이 일부가 나오게 되는데요. 지금까지 12,000㎥ 정도 되는 물이 주입됐다고 알려져 있고요. 그 다음에 도로 배수된 게 한 7,000㎥ 정도 되는 게 도로 나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지중에 남아있는 게 5,000㎥가 남아있는 실정이거든요. 그 와중에 지금 큰 지진이 발생한 건데. 이게 과연 물 주입에 의한 효과냐, 아니느냐가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말씀하시는 것 들어보니까 걱정이 많이 되는 문제인 것 같은데요. 해외에서도 이런 지열발전소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보고 같은 게 있습니까?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본래 지열발전소를 가동하면 지진이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큰 지진이 발생하는 게 아니고요. 규모 1, 혹은 규모 1보다 작은 지진들이 발생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일으키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규모 3점대까지 발생한 기록들은 분명히 남아있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규모 1 이하의 아주 작은 지진들입니다.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는 규모 2와 규모 3 다음에 규모 5.4 지진이 갑자기 발생하게 되니까. 이게 그 사이에 규모 4라든가 규모 3점대 후반 지진도 없이 갑자기 큰 지진이 발생하는 게 가능한가. 그런 지진학적인 특성에서 그런 일이 가능한 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게 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저는 상식적으로 발전소를 지어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지진이 아무리 규모가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감수하면서 발전소를 짓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되는데요. 심지어는 그러다가 규모 3 짜리 지진까지 났다고 하는데.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물론 그런 부분들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게 아주 좋겠지만요. 규모 3점대 지진까지 난 예도 실은 그 지역에 단층이 있다고 알려진 지역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이번에 포항 지역 같은 경우에는 지질조사에 의해서는 단층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었거든요. 그런 와중에서 발생한 것이라 조금 더 우려가 되는 부분이었고요. 사람들에게. 그런데 그러면 지진이 났다손 치더라도 과연 지열발전소와 관련이 돼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위치와 시기는 어느 정도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지진학적인 물리량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이게 과연 정말 지열발전소와 관련이 돼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고 있는데요.

▷ 김성준/진행자:

물리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말씀이시죠?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예를 들어서 지열발전소로 인해 큰 규모의 지진이 났다. 규모 5.6 지진이 났다고 하는. 물을 주입하게 되면 큰 지진이 난다고 하는 과거 기록이 있는데. 그것은 이 지열발전소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고 오클라호마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우리가 오일 셰일이라고 해서 지중에 강력한 물을 넣게 되면 오일과 함께 물이 다시 배출이 되게 되거든요. 오일만 꺼내게 되고 오일이 함유된 약간의 물은 못 쓰는 물이어서 아무 데나 버릴 수 없고 다시 지중에 저장하는 방식을 택하는데요. 이 오클라호마는 그래서 지중에 저장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주입공을 뚫고 거기에 물을 밀어 넣게 되는데요. 그래서 규모 5.6이 되는 지진도 발생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지열발전소 같은 경우에는 오클라호마 같이 일방적으로 물을 밀어 넣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물을 밀어 넣고 다른 한 쪽으로 물이 배수될 수 있는 구간이 있거든요. 그래서 지중 내에 압력이 무조건 증가하지 않는 상황이고요. 두 번째는 오클라호마 같은 경우에는 10?㎥에 해당되는 엄청난 양의 물이 들어갔을 때 규모 5.6에 해당하는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배수된 양이 7,000㎥이고 배수된 것까지 다 포함하더라도 12,000㎥를 넣었으니까. 10⁴㎥ 정도 되는 물을 넣었을 뿐이거든요.

앞선 경우에는 10?㎥ 정도 되는 물을 넣었는데. 그러니까 한 1,000배 차이 정도 되는 물의 양이 이미 벌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이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거죠. 그래서 일단 물 양이 그렇게 많이 들어갈 수도 없고 물이 배출되기까지 하기 때문에 훨씬 적은 물이 들어갔는데 규모 5점대가 발생했다. 두 번째는 규모 5점대가 정말 이것으로 해서 유도가 되려고 하면 규모 4점대나 3점대 지진은 사전에 무수히 많이 발생해야 합니다. 이게 일반적인 물리량을 만족하려면요. b값이라는 게 있는데, 지진학적으로 규모 5가 한 번 발생하면 규모 4는 10번, 규모 3은 100번, 규모 2는 1,000번을 발생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규모 2대가 서너 번 발생하고 갑자기 규모 5.4가 발생했는데 그 중간에 해당하는 규모 지진은 전혀 없고 규모 2도 많지도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규모 5.4가 발생하니까 지열발전소와 바로 연결이 되다 보니까. 이게 과연 물리량이 맞냐는 거죠. 그리고 지진 5.4를 유발하기 위해서 지중 내의 압력을 충분히 증가시켜야 하는데. 지금 투입된 물 양이 그렇게 압력량을 증가시키기에 충분한 물량이냐 하면. 또 여전히 계산해보면 그런 값이 안 나오거든요. 여러 항목들을 조사해보면 약간 앞뒤가 안 맞는 부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래서 아직까지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교수님 말씀 들어보니까 앞에서는 굉장히 걱정되다가 뒤에서는 좀 안심이 되기도 하고. 제가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당국에서도 그렇고 철저하게 조사를 해서 실제로 그런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서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국민이 다 안심할 수 있도록 설명이 되어야 할 것 같네요.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이게 충분한 확인이 되어야 할 것 같고요. 국민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조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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