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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내 휴대폰 위치 정보가 나도 모르게 전송되고 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1월 24일 (금)
■대담 : 김수형 S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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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 아이디, 개인의 동선까지 파악 가능한 정보
- 구글, 셀 아이디를 본사로 전송…"푸시 메시지 개선 위해"
- 업계 내에서는 광고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 있어
- 약관에 '기지국' 포함…광범위한 동의에 대한 논란 있어
- 구글 타임 라인, 위치는 물론 머문 시간까지 기록


▷ 김성준/진행자: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80% 이상이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죠. 그런데 구글이 올해 초부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지국 정보를 몰래 본사 서버로 전송받아온 것으로 드러나서 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현행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구글코리아 관계자들을 불러서 사실관계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문제를 취재한 SBS 보도국 문화과학부 김수형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수형 기자 어서 오십시오.

▶ SBS 김수형 기자: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보면 구글이 셀 아이디(Cell ID)라고 하는 기지국 정보를 본사 서버에 전송받았다. 이게 좀 어려운 이야기인데. 쉽게 말하면 개인의 위치정보가 나도 모르게 전송됐다. 이렇게 해석해도 됩니까?

▶ SBS 김수형 기자:

이게 정확히 셀 아이디라고 하면 그 자체는 위치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휴대전화가 통신을 하고 있는 기지국의 고유 ID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기지국의 고유 번호를 받았기 때문에 이 기지국 번호만 알면 사실 이 기지국이 어디 있는지 그 위치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인터넷에 기지국 번호를 가지고 쳐보면 이 기지국이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이게 도심지 같이 기지국이 빽빽이 모여 있는 곳은 그 정확도가 굉장히 촘촘합니다. 이게 넓은 곳에서는 100m 이상 벌어지기도 하는데 도심지에서는 아주 수십 미터 단위로 범위가 좁혀지기 때문에. 조금의 노력만 하면 바로 위치정보로 전환할 수 있는 정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쉽게 말해서 누가 원하면 내 개인의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전송됐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신호의 강도나 이런 것까지 전송을 받기 때문예요. 이게 기지국을 한 군데만 잡는 게 아니라 개인이 움직이다 보면 여러 기지국을 잡지 않습니까? 그러면 개인의 사실상 동선까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그런 의미가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럴 수 있겠네요. 그런데 스마트폰의 GPS 기능이 있잖아요. 그 기능을 끈다든지, 아니면 유심칩을 빼도 기록이 전송됐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입니까?

▶ SBS 김수형 기자:

이게 스마트폰의 고유한 기능 중 하나가 전화기 기능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 기지국과 통신을 한다는 의미인데요. GPS 위치 기능을 끄면 이 GPS 위치, 아주 정확한 정밀도가 높은 위치 기록은 꺼지게 됩니다. 하지만 기지국과 통신을 하기 때문에 그 기록은 남게 되는데요. 이게 유심칩을 뺀다 하더라도 유심칩은 개인에 대한 식별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유심칩을 빼도 긴급통화는 되지 않습니까. 기지국하고 교신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셀 아이디는 전송받는 게 가능했던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랬군요.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런 정보를 본사로 전송한 거죠?

▶ SBS 김수형 기자:

이 문제가 굉장히 논란이 뜨겁기 때문에 구글코리아에 확인을 해봤는데요. 일단은 구글이 이 셀 아이디를 본사로 전송받은 이유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푸시 메시지를 개선하기 위해서 이런 정보를 전송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푸시 메시지라는 것은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한다거나 홍보를 한다거나. 이런 메시지를 잘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렇다. 이런 건가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다보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하십시오. 어떤 게 필요합니다, 다운받으십시오. 이런 메시지가 자동적으로 날아오는데요. 이게 그동안 구글은 컨트리 코드라고 하는 국가별 식별 번호와 네트워크 코드라고 하는 통신사별 식별 번호를 가지고 이 운영체제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셀 아이디라고 하는 조금 더 촘촘한 범위의 정보를 갖고 있으면 개개인에게 푸시 메시지를 정확하고 빠르게 전송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 정보를 수집 받았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렇게 해명했으면 문제가 폭로되자마자 전송을 중단하겠다. 이렇게 선언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좀 예민한 문제인데요. 사실 이 문제는 외신에 의해서 처음 폭로되었습니다. 쿼츠라고 하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터넷 매체가 이 문제를 폭로했는데요. 구글 본사에서 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우리가 셀 아이디 전송받은 것 맞다. 그리고 이게 올해 초부터 시작했는데 이제 안 하겠다.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물론 구글 본사에서도 해명은 우리가 안드로이드 푸시 메시지 개선을 위해서 했다고 했는데요. 당장 이걸 전송 중단하겠다고 하니까. 그러면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 했다면서 갑작스럽게 중단을 선언한 것 자체는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게 아니냐고 업계에서는 바라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아무래도 안드로이드는 주된 수입이 맞춤형 광고입니다. 이 광고는 위치를 기반으로 하거든요. 개인이 어떤 지역을 지나가고 있는데 맞춤형 쿠폰을 보내준다든지, 그 지역 일대의 맞춤형 광고를 보여준다든지. 이것이 구글의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셀 아이디를 바탕으로 무언가 광고를 하기 위해서 했던 것 아니냐고 업계에서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충분히 의심할 만 하겠네요. 그런데 우리가 그런 목적이었다면 보통 핸드폰 쓰다보면 위치 정보 전송을 동의하십니까, 이런 버튼 누르는 메시지가 뜨잖아요. 그런 식으로 원하는 사람만 하겠다고 동의를 받아서 하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왜 이랬을까요?

▶ SBS 김수형 기자:

사실 이 문제의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개개인에게 푸시 메시지를 또 보내서 우리가 이런 일을 하려고 하는데 동의를 하시겠냐는 메시지를 보냈다면 사실 문제될 게 전혀 없습니다. 개인이 동의했느냐, 동의하지 않았느냐는 사실 하늘과 땅 차이거든요. 나도 모르게 정보를 전송했다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되는데. 이 안드로이드의 위치 정보 수집과 관련한 약관이 있습니다.

이 약관에 보면 내용이 상당히 포괄적이거든요. 내용을 잠시 읽어드리면요. ‘사용자가 구글 서비스를 사용할 때 구글에서 사용자의 실제 위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IP 주소, GPS뿐만 아니라 주변기기, 와이파이 액세스 포인트, 기지국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타 센서를 포함하여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여 위치를 파악합니다’라고 돼있습니다. 여기 내용에 기지국이 들어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과연 이 기지국이 내가 내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 GPS를 끄거나 유심을 뽑은 사람까지도 기지국 정보를 전송하는 것까지 포함하느냐. 굉장히 논란이 많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이건 진짜 논란거리네요. 우리가 그냥 구글만 탓할 수도 없게 약관에 그런 조항이 있으면 참 애매해지네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수 년 전부터 이런 위치정보를 수집하면서 이런 포괄약관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국회에서도 지적이 있었고요. 몇 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인데. 하지만 이렇게 너무 광범위한 동의를 처음에 받아놓고 이렇게 나도 모르게 전송받았다. 상당히 불쾌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논란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비슷한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구글 들어가 보면 이번 달에 사용자가 돌아다닌 위치정보들 지도에 점 다 찍어서 나오고 그러잖아요. 그거 보고서 화들짝 놀라고. 사실은 작년에 국정농단 수사 때도 특검이 구글의 타임라인을 수사에 활용하기까지 했잖아요. 이것은 정확도가 어느 정도 되는 건가요?

▶ SBS 김수형 기자:

구글 타임라인을 꾸준히 보시는 분이라면 이 정확도에 굉장히 놀라실 겁니다. 어느 정도냐면요. 제가 전에 국회를 출입할 때 국회의사당 건물이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실내에서 제가 어디를 취재하러 다녔는지도 이 내용을 보면 이건 어느 방이었구나 하고 짐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정확도가 높았거든요. 이게 위치만 나오는 게 아니라 머문 시간까지도 나옵니다. 이 지역에 몇 분, 저 지역에 몇 분.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시간과 공간의 타임라인을 펼쳐놓고 이 사람은 눈뜨고 잠잘 때까지 어디를 돌아다녔고 누구를 만났고. 이것을 아주 낱낱이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구글은 이미 주변의 데이터를 통해서 이 사람이 머문 곳이 어느 상점인지, 어느 식당인지. 이런 것들을 다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심지어 제가 지난달 통계를 이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너는 감나무집이라는 식당에 갔다고 해서 상호를 보내줍니다. 네가 많이 갔던 식당들. 그걸 보면서 저도 놀라거든요. 제가 단 한 번도 그 식당에 갔다고 구글에 체크인을 하거나 그런 적이 없는데. 이미 구글은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어디를 돌아다니는지.

▷ 김성준/진행자:

방통위가 이번 사안에 대해서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는데. 조사는 어떻게 진행될 계획입니까?

▶ SBS 김수형 기자:

일단 구글코리아 관계자들을 불러서 셀 아이디를 수집한 경위가 무엇인지 물어봤다고 하고요. 일단 구글의 해명을 과연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 업계에서도 논란이 많은데. 이 정부도 과연 이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가 좀 논란거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더군다나 본사로 전송된 이후부터는 방통위도 조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 아니에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통위에서도 자료를 낸 게 미국, 일본, EU의 동향을 잘 살펴보고 공조할 게 있으면 공조하겠다는 취지로 발표를 했는데요. 당장 국내 업체들은 볼멘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국내 업체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겠느냐. 이런 데에 있어서는 너무나 역차별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빅브라더 구글이네요.

▶ SBS 김수형 기자:

네.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SBS 보도국 문화과학부 김수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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