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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진실 감추려…"언론사·현상소 덮쳐 5·18 필름 압수"

<앵커>

SBS가 입수해 전해 드린 기무사의 5·18 사진첩에는 37년 만에 처음 공개된 장면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왜 그렇게 5·18 사진이 사라지고 숨겨졌는지 SBS가 취재해보니, 당시 보안부대가 곳곳을 돌며 사진과 필름을 압수한 게 확인됐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기무사의 전신인 보안사는 80년 5·18 민주화운동 기간과 직후 광주의 참상을 보여줄 사진을 이 잡듯이 뒤졌다고 합니다.

언론사와 필름 현상소가 수색 대상이었다고 당시 신문기자는 증언합니다.

[나의갑/5·18 기록관장 (前 전남일보 기자) : 두 개의 신문사를 505 보안대에서 와서 필름을 (강제로 압수를 해 갑니다.) 현상소 그것이 두 개가 있었는데 거기도 덮쳐 가지고 전체를 다 가져가 버렸어요.]

계엄군의 과잉 진압이나 집단 발포 장면 등이 유포되거나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진과 필름 압수는 전두환 씨가 사령관으로 있었던 보안사가 주도했다고 당시 사진기자는 증언합니다.

[나경택/5·18 당시 전남매일신문 사진기자 : 보안대 중령이 와 가지고 내일 아침에 전두환 장군한테 보고를 하니까 사진을 다 빼주라는 거예요. 내가 미쳤다고 사진을 다 빼주겠습니까? 우리 집 천장에다가 숨겨놓은 건 놔두고 줬죠.]

보안대는 닥치는 대로 5·18 사진을 모은 뒤 불리하다 싶은 건 파기하고 입맛에 맞는 사진을 중심으로 사진첩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첩 내용도 그런 의도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계엄군은 거리를 정비하고 시민에게 과일을 건네받으며 어린아이도 스스럼없이 다가갔던 존재로, 반면 시위대와 시민군은 광란의 폭도로 묘사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연속 기획]

▶ [단독] 기무사 '5·18 군사재판 사진' 37년 만에 공개
▶ [단독] 사복 입고 위장 투입까지…사진 속 '폭동 왜곡'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이승열, 자료제공 : 이철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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