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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도왔다, '홀가분·안도'…포항 수능 무사히 끝나

하늘이 도왔다, '홀가분·안도'…포항 수능 무사히 끝나
▲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23일 오후 포항 세명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여진 불안이 고조됐던 경북 포항에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끝났습니다.

수험생과 학부모, 교육 당국자 등의 간절한 바람대로 수능을 치르는 동안 큰 여진이 발생하지 않았고 수능도 차질없이 끝날 수 있었습니다.

2교시인 오전 11시 35분 51초쯤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규모 1.7의 지진이 났지만 규모가 작아 수능시험 진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경북도 수능 상황본부는 긴급하게 대처해야 할 상황이 아니어서 시험을 정상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오후 4시 32분에 시험이 끝난 포항제철중과 포항제철고, 오천고, 유성여고, 이동중 주변에는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부터 수험생을 태우려고 나온 학부모 차가 줄을 이었습니다.

제2외국어와 한문 시험이 치러진 나머지 시험장도 수능이 끝난 오후 5시 40분에 맞춰 수험생 아들과 딸을 태워가려는 차가 몰렸습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긴장이 풀려 홀가분한 모습으로 일제히 시험장 밖을 빠져나왔습니다.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수험생 등을 두드려주거나 안으며 연신 "수고했다"고 격려했습니다.

교사들도 아무 말 없이 뺨을 쓰다듬거나 하이파이브로 손뼉을 마주치며 고생한 제자 마음을 위로했습니다.

수험생 자녀를 둔 심혜경 씨는 "올해는 유독 다사다난함 속에서 수능을 치러 힘들었지만 무사하게 끝나 가장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동중학교에서 만난 한 수험생 어머니는 "아침에 데려다주고 직장에서 온종일 지진이 올까 봐 마음을 졸였다"며 "마치면 소고기 사달라고 해서 가족들과 모처럼 소고기로 외식할 생각이다"고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포항여자전자고에서 시험을 친 두호고 학생 이태선양은 "2교시에 지진을 느끼지 못했다"며 "일단 집에 가서 쉬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동중학교에서 시험을 친 동지여고 학생 최유리양은 "여진을 약간 느꼈는데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고 2교시 때 전등이 몇 번 깜빡거린 것도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며 "우리도 힘들었으니 다른 지역 친구들이 우리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포항 12개 시험장은 수능이 시작된 이후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포항고와 포항 장성고, 대동고, 포항여고 등 4개 시험장에 배정된 수험생 2천45명은 계획대로 포항 남구 포항제철중과 오천고, 포항포은중, 포항이동 중으로 고사장을 옮겨 시험에 들어갔습니다.

기존 시험장은 지난 15일 5.4 규모 지진 진앙과 가까워 수험생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대다수 학부모나 후배들은 입실이 끝나면서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일부 학부모는 자녀가 시험을 치르는 학교에 남아서 조용히 기도하거나 서성이면서 무사히 시험을 치르기를 바라는 모습이었습니다.

울진고와 영덕고를 포함한 포항지구 14개 시험장 결시율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높았습니다.

포항 각 시험장에는 소방·경찰 등 안전요원 13명씩 배치돼 근무했습니다.

강한 여진 발생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오늘 포항교육지원청에 비상 대기했습니다.

경북도 수능 상황본부 관계자는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아 수험생이 수능을 무사히 치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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