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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꼴찌를 최강팀으로…아프리카 태권도계의 히딩크


아프리카 
태권도계의 
히딩크

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며
국민적 영웅으로 사랑받은 히딩크 감독.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히딩크처럼 추앙받는
한국인 태권도 감독이 있습니다.
그는 바로 
알제리 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최고 권위의 국립 체육대 교수인 정우민 씨.

아프리카 대륙 태권도인 가운데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시작했던 정우민 씨는 
용인대를 거쳐 국내 실업팀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27살 되던 해 우연히
코이카 국제개발협력요원 프로그램을 
알게 됐습니다.

세계에 태권도를 알릴 수 있다는 
사명감에 이끌려 쓰고 있던 논문도 
제쳐놓고 지원했습니다.
밤낮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면접을 준비해 
코이카 국제개발협력요원으로 
발탁됐습니다.

첫 행선지는 카메룬.

“아프리카의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속으로 파이팅을 외쳤어요.”
- 정우민 감독 
야심 차게 찾은 아프리카는 
모든 것이 낯설고 
적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는 카메룬 정부 요청으로
태권도 국가대표팀 사범을 맡았습니다.

첫 훈련 날, 
우민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국가대표팀인데 공식 경기에서 
꼭 필요한 ‘전자호구’조차 없었습니다.

곧장 협회로 달려가 이유를 물었습니다.
“태권도는 비인기 종목이라 
지원금을 더 배정할 수 없습니다.”
-카메룬 태권도 협회-

협회 관계자는 단호했습니다.

고민 끝에 우민 씨는 코이카를 찾아가
2천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구했습니다.

그 돈으로 
전자 호구 등 태권도용품을 구매하고
훈련장 매트도 새로 깔았습니다.

선수들은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장비 문제를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들 실력이
생각보다 형편없었습니다.

대표팀에서 탈락한 선수들이 
더 뛰어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선발 과정이 상식 밖이었습니다.
감독이 마음대로 선수를 
차출하고 있었습니다.
우민 씨는 또다시
카메룬 태권도 협회에 찾아가
공식 항의했습니다.
처음엔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던
현지인들도 우민 씨의 끈질긴 설득에
서서히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결국 협회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도입했습니다.

공정하게 뽑힌 선수들은 달랐습니다.

국제 대회에서 
늘 꼴찌였던 카메룬 대표팀은
대회에서 차례로 강호들을 꺾었습니다.

2013년 
프랑코폰 월드컵 태권도 대회에서
금 1개, 은 1개, 동 4개를 
획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다음 해,
2014년 중앙 아프리카 선수권 대회에선
종합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모두 기적이라고 했습니다.
2년 2개월,
코이카 활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던 날.

제자들은 모두 도복을 입고
공항으로 나왔습니다.


“차렷! 경례!”
우민 씨는 제자들을 안아주며
뜨거운 작별인사를 나눴습니다.
“우연히 하게 된 해외 봉사가
 제 인생 궤도를 아예 바꿨어요.

제 아내도 해외 봉사하면서 만났으니 
저에게 가족도 선물해줬네요."
정우민 씨는 
카메룬에 이어
알제리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제2의 태권도 기적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20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벡스코(20일), 전북대(22일), 인천대(27일)
코이카 버스가 찾아갑니다.

더 넓은 세상에서 뜻깊은 
도전에 나서고 싶은 청년들을 찾습니다.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서 태권도계의 히딩크로 불리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만년 꼴찌였던 카메룬을 단숨에 아프리카 최강팀으로 만든 장본인은 코이카 국제봉사단원이었던 정우민 씨. 아프리카에서 역사를 쓰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스브스뉴스에서 취재했습니다.

기획 하대석, 전상원 / 그래픽 김태화 / 제작지원 코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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