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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나면 계단으로 가세요?'…장애인 지진 대피 요령은 어디에

지진 대피,
할 수 없었습니다.
벽장에 있던 거고 뭐고
다 쏟아지더라고요.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신발장이 넘어지는데
이러다 현관문이
안 열리면 어쩌나 싶었어요.
근데 방법이 없었죠.

제가 사는 데가 5층이거든요.
집에 혼자 있었는데 
어떻게 대피를 하겠어요.

- 이성희 / 하지절단 장애인
이성희 씨는
지진이 멈추고
아들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애인으로서 
지진에 어떻게 대처하고
어디에 연락을 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진이 나면 계단으로 대피하라고 하니
황당할 수밖에 없죠.
그 말 속에 
장애인은 배제돼 있으니까요.”

- 조한진 / 사회복지학과 교수
행정안전부에
지진 발생시 장애인용 대피 요령은 없는지 문의해봤습니다.

“안전한TV 들어가보시면 됩니다.”

행안부가 운영하는 별도 사이트의
동영상을 참고하면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방석, 쿠션으로 머리를 보호”

“청각 장애인의 경우
얼굴을 똑바로 들어
입을 크게 움직여 상황을 전달”

하지만 
비 장애인의 대피 요령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현실성이 떨어져 실제 도움이 될 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지진국가연합의

 
‘장애인을 위한 지진 대비 가이드’를 보면
장애 유형별 대피 자세까지
그림으로 상세하게 소개돼 있습니다.
“휠체어에 있는 경우,
그 자리에서 휠체어 브레이크를 잠그고 
머리와 목을 보호하십시오.”

“시각장애인의 경우,
바닥의 잔해물로 인해 다치지 않도록
발을 끌면서 걸으십시오.”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장애 유형별’로 나뉜 ‘구체적’인 대피 요령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아직
장애인에 적합한
지진 대응 매뉴얼이 없습니다.


“1년 전 경주 지진 이후에
매뉴얼을 만들어달라고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제가 알기로는 아직도 없어요.”

- 안규환 사무국장 / 경남장애인자립생활협의회
피난 요령조차 없는 상황,
장애인을 고려한 재난 대피 환경은
더더욱 요원합니다.
“거동도 못하는 장애인들한테는
지진 피난 시설 뿐 아니라  
해당 시설로의 대피를 돕는
대응체계가 시급해요.

- 조한진 /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대로면 장애인은
위험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장애인까지 안전해야
모두가 안전한 사회일 겁니다.


혹시 모를 여진에 대비해 지진 대피 요령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은 지진 상황에서 대피할 방법을 알 수 없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구체적대피 요령이 없기 때문입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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