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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김태리 이을 오하늬…'미옥'이 남긴 보석

김고은·김태리 이을 오하늬…'미옥'이 남긴 보석
영화 '미옥'(감독 이안규)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큰 작품이지만, 모두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영화의 빛나는 수확 하나가 있다. 신예 오하늬다.

오하늬는 영화에서 비밀의 공간 '라떼뜨'의 에이스 '웨이'로 분했다. 개성 강한 외모와 톡톡 튀는 캐릭터로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웨이'는 라떼뜨의 수장 '김여사'(안소영)와 조직의 언더보스 '현정'(김혜수)의 충직한 수하로 정·재계 인물과 육체관계를 맺으며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다.

'미옥'은 초반부터 상당한 수위의 섹스신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라떼뜨의 각 룸에 설치된 CCTV는 그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중계하다시피 한다. 웨이는 영화 초반 최대식(이희준) 검사를 유혹하는데 성공해 그를 궁지에 몰 자료를 현정에게 제공한다. 

웨이는 조직의 중간 보스인 상훈(이선균)에 대한 순애보도 보여준다. 그러나 상훈에게는 오랫동안 연정을 품은 여인이 있다. 웨이는 상훈의 가슴에 새겨진 미옥이라는 문신을 본 뒤 그녀의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영화 후반부 웨이는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지만, 자신을 희생하며 보스에 대한 의리를 지킨다.

오하늬는 이번 영화에서 신인으로서는 쉽지 않을 파격 노출을 감행했다. 가슴 노출은 물론이고, 격렬한 성행위 연기까지 수행했다. 

단순히 '벗었다'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톡톡튀는 개성을 발휘하며 영화 내내 뜨거운 에너지를 뽐냈다.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이라는 존재감 확실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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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늬는 1990년생으로 올해 28살이다. 연기 전공자가 아니라 24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성장 속도는 빠른 편이다.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개성 넘치는 외모는 한번 보면 잊히지 않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데뷔 초반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있다. 오하늬는 2015년 하정우가 연출한 영화 '허삼관'에 출연할 뻔 했다. 당시 오디션에 합격해 간호사 역할로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최종 각색 단계에서 역할이 없어지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오디션 때 오하늬의 재능을 남다르게 봤던 하정우가 자신의 전 매니저이자 현 HB 엔터테인먼트 이상훈 이사에게 소개를 시켜줬다.

이상훈 이사는 대학로 연극무대와 독립영화에서 원석을 발굴해 키우는데 탁월할 역량을 가진 인물이다. 이상훈 이사는 오하늬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영화 '순수의 시대'로 데뷔한 오하늬는 '스물', '쎄시봉', '밀정' 등의 흥행작에서 조,단역으로 활약하며 바닥부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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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은 데뷔 이래 가장 큰 역할이었다. 오하늬는 3차까지 이어진 오디션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발휘하며 김혜수와 이선균의 상대역할인 웨이를 따냈다.

데뷔 이래 가장 비중 있는 역할이었던 만큼 캐릭터 분석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영화에서 웨이는 상훈에 대한 순애보도 보여주지만 현정과의 워맨스도 펼친다.

영화에서 웨이의 전사(前史)가 드러나지 않는 만큼 행동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입체적 연기가 필요했다. 영화에서 충분히 표현되지 않았지만 웨이와 현정, 김여사와의 유대관계를 머릿속에 그려가며 연기해나갔다. 그 결과 시종일관 에너지를 뿜어내는 활어같은 인물이면서 동시에 애틋한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소녀같은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오하늬와 많은 장면 호흡을 맞춘 김혜수는 "웨이는 현정에게 자신의 과거와 같은 인물이다. 그 역할이 쉽지 않은데 (오)하늬가 참 잘해줬다"면서 "완성된 영화에선 편집된 신도 있는데 모든 장면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해줬다"고 칭찬했다.

영화계에는 '노출로 주목받은 배우는 생명력이 짧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김고은, 김태리는 매 작품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오하늬는 두 배우를 이을 '괴물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비록 '미옥'이 평단과 관객의 혹평 속에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 영화는 오하늬라는 빛나는 재목을 남겼다. 

차기작은 범죄 스릴러 영화 '마리오네트'다. 김희원, 이유영 등과 호흡을 맞춘 이 작품에서도 남다른 매력을 발산했다는 후문이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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