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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공사 이란 vs 공습 대비 견고 이라크…지진피해 큰 차이

날림공사 이란 vs 공습 대비 견고 이라크…지진피해 큰 차이
지난 12일 발생한 이란·이라크 국경지대 강진에 따른 양국의 건물피해에 큰 차이가 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피해가 컸던 이란에서는 정부가 지은 건물이 거의 대부분 무너져 날림공사 의혹이 불거진 반면 이라크는 후세인 정부군의 공습에 대비해 건물을 튼튼하게 지은 덕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이란에서 최소한 240명이 사망, 피해가 가장 컸던 북서부 케르만샤 주의 사르폴레-자하브의 경우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에 내진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날림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사히 신문 르포에 따르면 샤르폴레-자하브 중심부에는 7층짜리 서민아파트가 24개 동 있으나 14일 현재 24개 동 모두 외벽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습니다.

아파트 주변에서는 주민들이 무너진 잔해를 헤치며 가재도구를 파내고 있었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은 지진의 충격으로 무너진 건물 파편에 머리 등을 맞아 사망했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24개 동에서 55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한 주민은 "벽체가 훌렁 떨어져 나간 건 날림공사의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시절인 2007년 서민용 주택건설을 계획했으나 이 계획이 국가재정을 악화시켜 인플레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높아지는 바람에 수도 테헤란 외곽 등에는 짓다가 만 아파트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샤르폴레-자하브에는 2012년 서민아파트가 준공돼 700여 가구가 입주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서민아파트를 "애정주택"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경찰관 출신의 한 주민은"사람이 많이 죽어 이제 아무도 애정주택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면서 "공동묘지 주택"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14일 현지를 찾은 자리에서 "대체 누가 애정주택을 지었느냐. 지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애정주택 주민이었다"며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반면 진원에서 북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이라크 북동부 할랍자 시내 중심가에서는 눈에 띨 정도의 피해를 입은 건물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 곳은 소수민족 쿠르드인이 주도하는 쿠르디스탄 지역정부(KRG) 자치지역으로 이란 국경에서 가까운 곳입니다.

할랍자를 주도로 하는 할랍자주의 카와 알리 칼림 부지사에 따르면 무너진 건물은 시 전체를 통틀어 2동에 그쳤습니다.

시 외곽에서는 여진으로 무너질 우려가 있는 주택 70가구에 피난명령을 내려 야외천막에 일시 피난토록 했습니다.

건물에 금이 간 것으로 확인된 현지 대학 기숙사와 공립병원 건물 일부는 사용금지 조치했습니다.

전기도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공급되고 있으며 휴대전화도 잘 터졌습니다.

다만 정수시설이 일부 피해를 입어 급수량이 지진 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할랍자 종합병원 후넬 자팔 원장은 가벼운 부상을 입은 100여 명이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대피 중 넘어지거나 깨진 유리 파편에 찔린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칼림 부지사는 "지진피해가 이란 쪽 보다 적었던 건 이란 측의 건물이 벽돌로 지어진데 비해 할랍자는 대부분의 건물이 미국제 콘크리트로 지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라크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쿠르드인이 많은 할랍자는 이라크 정부군의 공습 등 자주 공격을 받습니다.

그래서 1970년대부터 건물을 신축할 때는 반드시 견고하게 짓도록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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